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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부모 교육이 있다면 엄마들은 달려가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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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이하 참학) 김포지회 설립 후 첫 학부모 미디어 교육이 있었다. 다른 지회에서 이미 시행되었던 내용들을 보며 부러움에 ‘언제 우리 차례가 될까’ 싶었는데 예상보다 빨리 우리 차례가 되었다. 학부모 미디어 교육은 방송문화진흥원의 시청자지원 사업으로 참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육이다.
내용은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 필요하고 너무나 유익하다. 하지만 이 좋은 교육이 갑작스레 잡힌 탓에 홍보를 어찌해야할지 걱정이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의 교육이라 할지라도 많은 학부모가 참여해야 그 교육의 의미가 전달된다. 궁여지책으로 교육 전 날엔 원마트 앞 사거리에서 홍보지를 돌렸다. 엄마들에게 좀 강한 유혹이 되게 하려고 ‘게임보다 공부가 더 재밌는 아이로 키우기’라는 말을 앞에 내세웠다.
당연히 홍보지를 받은 엄마들은 관심은 가졌다. 하지만 그 후의 말은 ‘우리 아인 중독은 아니야, 괜찮아’였다. 뭐 교육까지 받을 일이 있나하는 표정으로…. 길거리에서 많은 것을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아이 둘을 특히 게임에 더욱 빠져들기 쉬운 남자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나는 엄마들의 무심함에 정말 놀랐다.
아니 나도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아이는 아니지, 아닐 거야, 조절을 잘 해주면 게임도 지능발달에 도움이 될 거 아니겠어? 엄마들이 거의 다 빠지는 착각을 나도 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연히 아이에게 뒤통수 크게 맞았고 그 때 인터넷 게임의 중독과 중독 아닌 것의 차이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쓰라리게 깨달았었다.
더욱 답답했던 것은 아이의 문제점을 알고 나서도 내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할지, 어떻게 게임으로부터 아이를 벗어나게 해야 할지 도통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야단치는 것만 가지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아이는 스스로 게임에 중독되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는다. 다른 애들이나 마찬가지라는 항변까지 한다. 집에서 못하게 하면 PC방이나 친구 집을 전전할 수 있다는 우려에 몇 날 며칠 머리가 아팠다.
그 어려운 날을 잘 이겨내고 수능을 하루 앞둔 아이는 ‘중독과 중독 아닌 것의 차이는 종이 한 장’이라는 내 이야기에 ‘천만에요, 게임은 일단 한 번 시작했다 하면 중독이에요. 중독 아닐 방법이 없어요’라고 단언한다.
자신이 겪은 일이기에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일이라는 것이다. 엄마들은 이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과 게임에서 자유로울 방법이 없는 내 아이들의 현실을 깨닫고 현실을 바탕으로 해결점을 모색해 가야한다. 상황을 바로 판단하고 해결점을 찾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들도 전문가들의 교육을 받는 것이다.
엄마가 슈퍼우먼은 아니다.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엄마조차도 이미 따라갈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이다. 아이들과의 괴리감은 점점 커지는데 엄마는 자신의 어린 날과 과거에 머물러 아이들에게 하지마라, 하지마라만 하고 있다. 이래선 엄마와 아이는 점점 날이 서는 사이가 되고 멀어지는 사이가 된다.
엄마들이 모든 것을 스스로 알 수는 없지만 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곳에 있다. 이미 현실의 문제점을 알아차린 전문가들이 엄마들에게 내 아이란 틀에 갇혀서 알 수 없는 현실을 진단해주고 진단에 따른 처방을 준다. 엄마들은 가서 듣기만 해도 몇 년간 쌓여진 노하우를 얻어올 수 있다.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순서도 알려준다. 이러한 교육을 엄마들은 열심히 찾아다녀야만 한다는 것이 남자아이 둘 키우느라 별의별 일 다 겪은 나의 충고이다.
만약 그 때 이러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면 난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현명하게 컴퓨터와 게임과 내 아이의 삼각구도에서 자유로워졌을 것이다. 참학을 하면서 이러한 학부모 교육에 중점을 두고 앞으로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자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이는 엄마가 따라오지 못할 만큼 빠르게 나아가는데 엄마는 아이를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엄마들은 직시해야 한다. 이미 인터넷 게임으로 교우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아이들에게 게임은 해서 안 될 일이라는 강압이 통하지 않는다. 학원으로, 과외로 아무리 아이를 돌려도 아이는 게임에서 벗어나지지 않는다.
학원 갔다 온 아이가 가방을 집어던지고 대성통곡을 하고 운다. 엄마는 놀라 이유를 묻는다. 아이는 ‘다 엄마 때문이야, 엄마가 하루에 한 시간밖에 게임을 못하게 하니까 그렇잖아’ 이유인즉슨 친한 친구들은 모두 같은 게임에서 함께 사냥하는 일명 ‘파티’에 참석을 한다.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일정 레벨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 아이는 매일 한 시간 정도밖에 게임을 못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동급 레벨이 될 방법이 없다. 아이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돌려지기 시작한다. 엄마는 어이가 없지만 아이가 따돌림 당한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니 아이디 뭐야’ 아이가 학원 간 사이 엄마가 게임을 시작한다.
소설이 아니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공부도 시켜야겠고 왕따도 만들 수 없는 부모들이 아이대신 게임을 해주는 것이다. 실제 모게임에서 1위를 고수하는 아이는 24시간 내 게임에 접속하고 있다고 한다. 엄마, 아빠, 누나가 모두 동원되어 아이의 게임을 함께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넌 공부 열심히 해 하면서…….
아이들에게 컴퓨터하면 연상되는 것을 그려보라 했다. 가장 많이 그린 그림이 자신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고 뒤에서 엄마가 몽둥이를 들고 화난 표정을 지으며 들어오는 그림이란다. 엄마는 늘 잔소리에 악역인 것이다. 아이들은 그 순간 ‘제발, 제발 조금만 더 하게 해 줘’하면서 바삐 손을 움직이고 귀를 닫는단다.
아이가 어려서부터 게임에 관심을 보이면 엄마들은 우리 아이가 머리가 좋은가 봐라는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손을 많이 움직이면 머리가 좋아진다니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아이의 고사리손이 오히려 기특해 보이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그건 정말 큰 착각이란다. 컴퓨터 게임을 하는 순간 촬영된 뇌의 사진은 충격이었다.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특히 앞쪽 뇌, 전두엽이라 불리는 부분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반면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는 순간 촬영된 뇌의 사진은 정반대였다.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게임은 그저 반사작용 같은 것이란다. 손가락을 아무리 움직여도 그저 상황에 반응하는 것뿐이란다. 앞쪽뇌가 성장하지 않으면 아이는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지지 않는다.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기지 않는다.
특히, 폭력이 난무하는 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더더욱 충동적이고 단순한 아이가 된다는 것이다. 내 아이는 아직도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내 아이는 건전한 게임만 즐긴다고 생각하는가. 호주에서는 해당 게임 CD만 들고 다녀도 범법자로 체포된다는 게임이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총 쏘는 게임이다. 내용이 너무 잔인하여서 우리나라에서도 등급이 나오지 않아 수입을 하지 않는 게임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 게임을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게임이 성인용 게임이란 사실도 모른 채…….
함께 교육을 들은 둘째 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 ‘저도 그런 종류 게임을 한 번 해봤는데 내 캐릭터가 내 눈앞에서 목이 날아가고 죽어가니까 자꾸 욕이 나오더라구요, 게임하는 내내 입에서 욕이 나와서 다시는 이 게임을 하지 말아야겠다 싶더라구요’ 이 말을 들은 큰 아이는 ‘나는 시뻘건 피가 자꾸 나오니까 머리가 너무 아프고 속이 미식거려서 안했는데…….’
그래도 이건 아이들이 스스로 좋지 않은 점을 간파한 경우다. 우리 아이들보다 더 어린 아이들은 그런 것을 간파할 수 없다. 게임하는 내내 사냥대상을 두고 험한 욕을 하는 초등학생 아이의 동영상은 정말 충격이었다.
이러한 아이들이 내 아이가 아니라고 엄마들은 정말 자신하는가. 나는 절대 자신하지 말라고 아니 자신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엄마들에게 내 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지, 내 아이가 어떤 게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게임의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어떤 거짓말과 어떤 희생(?)을 치루고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무작정 못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와 소통하고 아이와 함께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이다. 컴퓨터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세대이다. 컴퓨터를 즐기면서도 컴퓨터의 노예가 되지 않게끔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서이다.
그 역할은 아이와 함께 성장해가는 부모만이 할 수 있다. 성장해가지 않는 부모는 고인 물이 되어 스스로를 썩힐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달아나게 한다. 이제 부모들은 특히 엄마들은 눈을 크게 뜨고 내가 무엇을 알아야하는지, 내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고민하고 나를 성장시켜 줄 수 있는 방안을 열심히 찾아야한다. 주변에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이 널려있음에도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그 것들을 이제는 내 눈에 들어오게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 아이는 아닐 거야, 딸이니까 게임은 안 해, 공부만 잘 하면 게임정도야, 난 그냥 우리 아이를 믿어. 컴퓨터, 핸드폰, 인터넷, PC방, 쏟아지는 게임들 속에 포위당해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는 여전히 이 말만을 되풀이하고 있을 것인가, 내 아이와 나를 위해 필요한 교육을 찾아 부지런히 주위를 둘러볼 것인가. (참학 김포지회 http://cafe.daum.net/real-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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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