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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주원은 오늘 일을 나가지 않고 설희와 집에서 함께 있었다. 거실에 앉아서 뒹굴거리던 주원은 설희의 부탁에
이기지 못하고 동네에 있는 산책로에 나와있었다. 편한 옷차림의 주원이 하품을 하며 설희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며
두 팔을 얹었다.
" 놀러가자니까 정말. "
" 놀러왔잖아, 여기 봐봐! 얼마나 좋아. "
" 좋네요,참 "
설희가 자신의 어깨에 기대고 있던 주원을 옆으로 밀치며 앞서 걸었다. 어느새 달려왔는지 두 팔로 설희의 허리를
잡았다.
" 더워요. "
" 붙어있으면 또 시원해져. "
" 덥다니까요. "
" 벌써 권태기야? "
주원이 떨어져서 새침한 표정으로 설희를 쏘아보았다.
" 무슨 연인도 아이고 권태기는. "
" 그럼 지금 삐진거야?~ "
" 당연하죠. 날씨도 이렇게 좋고 놀러갈 곳도 많은데. "
" 차도 막히고 햇볕이 너무 강해서 건강에도 안좋아. "
" 말은 정말. "
설희가 결국 웃어넘기고 말았다. 조금 더 걷다가 설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 도련님한테 연락 안 왔죠? "
" 응, 아직. "
" 스페인이 너무 멀어서 쉬시느라 연락이 늦나보네요. "
" 그런가? 많이 멀긴하지. "
" 가서 잘 지내셔야할텐데. "
" 혼자가 아니니까 옆에서 챙겨줄 사람이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
" 끄덕끄덕. "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왜 걱정이 되지 않을까, 앞을 보고 있던 시선을 옆으로 돌리니 삼삼오오 떼를 지어서 뛰어
다니는 아이들,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노부부 그리고 운동을 나온 아줌마들까지 여러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 질투 안할게. "
" 네? "
설희가 돌렸던 시선을 다시 주원에게로 보냈다. 그는 예쁘게 입꼬리를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열었다.
" 당신이 한결이 걱정하는거, 생각하는 거. "
" ……. "
" 내가 없던 시간에 그 자식이 당신을 챙겨줬으니까 두 사람한테도 나랑 당신이 느끼는 감정말고
다른 것도 있을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내 눈치 보지말고 한결이 걱정해도되. "
" …주원씨. "
" 오늘까지 연락없으면 시간봐서 연락해봐. "
" 끄덕끄덕. "
" 바람이 시원하네. 밤에는 도시락싸서 나와 먹을까? "
주원의 말에 설희는 대답없이 그의 품 속으로 파고 들었다. 왠만해선 아직까지도 먼저 하지 않는 설희의 애정표현
이었음으로 갑작스런 설희의 애정공세에 주원은 바보처럼 베시시 웃으며 받아들였다.
" 김주원 오늘 계탔네. "
주원의 말에 설희는 방긋 웃으며 좀 더 깊숙히 그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콩닥거리며 뛰는 그의 심장 소리가 설희에게
들렸다. 두 사람에게 이젠 굴곡진 일은 없을것 같았다. 지금의 따스한 햇살처럼 평온하고 행복한 나날만이 펼쳐지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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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의 며칠이 지났다. 그러나 스페인에 온 후로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아니 신애는 한결이 때문에
나갈 수가 없었다. 거실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이후로 한결은 며칠동안 고열에 시달리며 링겔을 맞아야했고,
아프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목으로 넘기지도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고있는 신애도 야위어가고 시들어가는 그를 보며
힘겨워했다.
" 왜이렇게 먼곳까지…가져왔어요. "
신애는 한결의 이마에 올려 놓았던 물수건을 찬 물에 담그며 조용히 혼잣말을 이어갔다.
" 좋은데와서 이게 뭐에요…정말. "
반듯하게 접은 물수건을 한결의 이마 위에 얹어주었다. 며칠 사이에 한결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말기암 선고를 받고 투병중인 사람으로 볼 정도였다.
" 커텐도 사야하고, 먹을것도 사야하는데. 언제 일어날래요? "
신애의 말을 끝으로 한결이 눈살을 찌푸리며 감았던 눈을 떴다.
" 일어났어요? "
" ……. "
한결은 눈을 떠 신애를 쳐다보았다. 며칠을 고열을 앓았던 탓에 온 몸에 기운이 빠지고 힘이 없었다. 말을 할 기운
조차 없을 정도로,
" 어때요 좀? "
" …괜찮아요. "
말을 마친 한결이 한숨을 내쉬더니 자신의 이마에 있던 물수건을 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 밥먹고, 약먹어요. "
" 나 때문에 구경도 못다니고, 속상하겠네요. "
" 무지 속상해요. 그래도 혼자서 다니긴 싫어요. 스페인 여행지 공부할 때 우린 서로가 보고 싶고
가고 싶은곳에 대해서 알아놨으니까 그래서 꼭 한결씨랑 같이 갈거에요. "
한결은 신애의 말에 힘겹에, 스페인에 와서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다.
" 그러니까 이제 그만 좀 아파요. "
" 끄덕끄덕. "
" 사흘동안 열이 안내려서 의사 선생님이랑 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다구요. "
" 그랬어요? "
" 네, 물 한모금도 안 먹으려고 들고, 고집불통. "
한결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신애는 더 심술을 부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의 미소 앞에선 더 그럴 수가 없었다.
" 햇볕이 너무 강하네요. "
" 그랬어요? 생각을 못했네요. "
신애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 밖에 나가서 기사분한테 커텐 사다달라고 할게요. 잠깐만요. "
한결의 방을 나서려던 신애는 뒤에서 자신을 껴안아버리는 한결의 팔 때문에 놀라서 멈춰버리고 말았다.
" 내일가서 우리가 사요. "
" …네?
" 오늘까지만 누워있고, 내일부턴 스페인 구경해요. "
" 괜찮겠어요? "
" 네, 이 정도 아팠으니까…이제 괜찮아요. "
" …알겠어요. "
말을 마친 한결은 신애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편히 두 눈을 감았다.
" 아직은 힘드네요, 잠깐만 이러고 있을게요. "
" 네. "
두 사람은 한참동안,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서서 시간을 보냈다. 한결은 그 자세로 잠이라도 든 것인지 신애의
허리에 두른 팔을 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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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밝았던 방 안에 어둠이 차오르자 침대위에 누워있던 한결이 몸을 일으켜 아직은 어색하고 어떨떨한 자신의
방이라 칭해지는 곳을 둘어보았다. 휴대폰을 집어 앨범메뉴로 들어가자 사진 한장이 액정을 가득 채우며 나왔다.
해맑게 웃고 서 있는 설희가 한결의 눈동자에 들어와 있었다.
" ……. "
지우려했는데 지워야 맞는거지만 이 사진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사진을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오랜만에
휴대폰이 정신없이 울렸다. [형수] 라고 액정에 뜨고 있었다.
[ 어? 받네요? ]
[ 끊을까요? ]
[ 치, 잘 도착하셨어요? 연락도 없고, 걱정되서 제가 먼저 했어요. ]
[ 잘 도착했어요, 구경하고 다니느라 그 생각을 못했네요. ]
[ 그래요? 잘 지내고 계신다니 다행이네요. ]
전화기 너머로 설희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한결의 입술이 저도 모르게 웃고있었다.
[ 형수. ]
[ 네? ]
[ 미안한대요. ]
[ 네? ]
[ 이렇게 내 걱정한다고 연락해서 내가 잘 지낸다니까 웃어주고 다행이라고 말하면 내가
여기까지 온 보람이 없어요, 여전히 한국에서 처럼 형수를 못놔요. ]
[ ……. ]
[ 사실 나 하나도 안 괜찮아서요, 형수 목소리 들으니까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어서 지금
여권들고 공항으로 가고싶어져요, 난 아직 이래요……. ]
[ ……. ]
[ 나랑 약속한 것들 잘 지키면서 잘 지내요. ]
[ 네, 도련님도 잘 지내세요. ]
[ 끊을게요. ]
[ 네……. ]
한결은 그대로 종료버튼을 눌렀다. 힘없이 떨어진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이젠 무작정 마구잡이로 아파오는 심장
때문에 힘이 겨웠다. 자신을 걱정해서 전화한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자신 하나만 믿고 이곳까지 유학을 와준 신애를 생각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설희를
밀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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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
한결과 신애가 스페인으로 유학을 온지 2년이 지나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한 지붕아래서 살면서 친구처럼 때론 가족
처럼 서로를 챙겨주고 의지하며 지냈다. 두 사람에게 어색함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서로에게 쓰던 존대도 사라져
있었다. 신애와 한결은 나란히 스페인에 대해 배우는 한인 사람들이 많은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 아직 멀었어? 이러다 정말 지각해! "
신애가 머리를 하나로 잡아 위로 묶으며 한결이 있는 방에 소리를 쳤다.
" 다 했어,금방 나갈게. "
" 금방이 벌써 30분이야! "
거실 벽에 있는 거울을 보며 심통난 얼굴로 잘 묶이지 않는 머리를 묶으려고 애쓰던 신애가 겨우 마음에 드는 위치에
모양으로 묶었는지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서 다시 한결에게 소리치려할 때 언제 나왔는지 거실로
나오고 있었다.
" 차 키는? "
신애의 물음에 한결은 부엌으로 들어가더니 달그닥거리면서 또다시 시간을 지체하고 있었다.
" 나 먼저 간다? "
" 갑니다,가요. "
한결의 거실로 다시 나오자 입에 무엇을 넣었는지 터질듯 빵빵했고, 한 손에는 신애에게 줄 것인지 빵이 들려있었다.
" 어? "
" 빵으로 밥이 부족합니까? "
입에 있던 빵을 빠르게 씹으며 한결이 입술을 요리조리 움직이더니 빵을 들지않은 남은 손으로 빠르게 신애의 머리에
있던 머리끈을 풀러버렸다. 덕분에 몇 십분동안 공을 들여서 묶은 머리가 어깨 밑으로 풀썩하고 내려와버렸다.
" 김! "
한결은 손에 있던 빵을 신애의 입에 넣으며 신애의 입을 막았다.
" 넌 머리 푸르는게 더 예뻐, 가자. "
그러더니 심통이 나 있던 신애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언제나 아침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늦잠을 자거나 늦장을
부려서 지각을 하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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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눈치를 보며 들어가서 몇 시간짜리의 수업을 다 받고 나온 한결은 한숨을 내쉬며 힘들어했다. 신애는 많이
더웠는지 자신이 들고 있던 책들을 한결에게 넘겨준뒤 가방에 있던 펜을 꺼내어 머리를 돌돌 말아 올며 펜으로 고정을
시켰다.
" 푸는게 더 이쁘다고. "
" 더워. "
" 말을 안듣지. 요즘. "
" 어? 다비드! "
신애가 한결이 하는 말을 흘려듣더니 앞에서 다른 친구들과 오고있던 훤칠하고 스페인에 어울리는 남자에게 손을
흔들었다. 다비드라 불리는 남자도 신애를 발견했는지 손을 들어 흔들었다. 키도 키고 얼굴도 잘 생겨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 그는 한걸음에 신애의 앞으로 달려왔다.
" 오늘 끝나고 약속있어? "
" 없는데, 왜? "
" 왜는 같이 점심이나 먹자고. "
" 그럴까? 한결아, "
신애가 옆에 서 있던 한결을 쳐다보았다. 어쩐지 잔뜩 심통이 났다는 표정으로 신애를 쳐다보더니,
" 난 안먹을래. "
" 그래? 그럼 먼저 가. "
" 뭐? "
" 나는 다비드랑 점심 먹고 갈게. "
" 나는? 그럼 내 밥은! "
" 네 밥은 네가 알아서 해결해. "
신애의 말에 한결은 대답도 하지 않고 들고 있던 신애의 책을 거칠게 건넨뒤 사라져버렸다.
" 한결이 화난거 아니야? "
" 아니야, 점심 먹으러 가자. "
" 그래,그럼. "
다비드와 신애가 돌아서서 다른 길로 가버리자 씩씩거리며 걸어가던 한결이 멈춰서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다정한
두 사람을 보고 있다가 거칠게 돌아서서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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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만 먹고 헤어지려 했지만 다비드가 영화를 권하는 바람에 영화까지 보고 밖으로 나오지 어느새 밤이 되어있었다.
집 앞까지 함께 간 두 사람은 즐거운지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고 있었다.
" 오늘 즐거웠어. "
" 신애. "
" 응?왜? "
신애가 바람에 날리는 머리를 정돈하려다 자신을 부르는 다비드에게 대답하며 눈을 마주쳤다. 오랜만에 진지한
표정을 하고있던 그는 갑자기 신애를 껴안아버렸다.
" 다비드! "
놀란 신애가 그를 밀치려했지만 그럴수록 더 꽉 신애를 안아버렸다. 몇 초가 더 흐르자 다비드가 신애를 놓아
주었다.
" 갑자기 이래서 미안해. "
" ……. "
" 근데 나 너랑 연애하고 싶어. "
직접적인 그의 고백에 신애는 좀 전보다 더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 어느때보다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 한 집에서 살고있는 한결이 때문에 포기하려고 했는데 두 사람은 친구니까 신경쓰지 않을래.
" …치,친구?…. "
" 응, 주변 친구들이 너흰 그냥 친구라던데, 아니야? "
다비드의 물음에 친구가 아니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 맞아,친구……. "
" 다행이다, 그럼 나 네 대답 기다리고 있을게. "
" …끄덕끄덕. "
" 가볼게, 들어가. "
" 으응. "
다비드가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그 자리에 서서 그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려 대문을 열려고 하는데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대문 앞에 한결이 팔짱을 낀채로 신애를 노려보고 있었다.
" 깜짝아! "
" 죄 지었냐? 왜 놀래? "
" 이 밤에 그러고 있으니까 놀라지! 있으면 있다고 말을 해야지. "
" 다비드랑 연애하냐? "
" 뭐,뭐? "
" 저 자식이 널 왜 껴안아? "
" 모,몰라. "
신애는 꼬치꼬치 캐묻는 한결을 밀치며 집 안으로 들어와버렸다. 거실로 들어서자 긴 발로 성큼성큼 걸어와 다시
신애의 앞을 가로 막는 한결.
" 연애가 아니면 저 자식이 널 이 밤에, 왜 남에 집 앞에서 널 껴안아? "
" 몰라, 갑자기 그런거야. "
" 넌 가만히 있던데? "
" 다 훔쳐보고 있었어? "
" 훔,훔쳐보다니! 산책하려고 나오다가 본거야! "
" 뭐,어쨌든 몰라. "
신애가 다시 무시하고 가려고 하자 한결이 신애의 손목을 잡으며 멈춰세웠다.
" 또 왜. "
" 연애하자고 해? "
한결이의 물음에 신애는 흠칫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 으응? "
" 다비드가 너 좋다고 하냐고. "
더 이상 발뺌해도 알 사람이고, 숨길수도 없었기에 사실대로 말했다.
" 응. "
" 네 대답은? "
" 아직. "
" 어떻게하고 싶은데? "
" 뭐? "
" 저 녀석의 고백에 넌 뭐라고 대답하고 싶은데. "
"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
" 그럼 말이 아니면 뭔데. "
점점 더 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대화, 신애는 아까와는 달리 표정이 굳어가고 있었다.
" 됐어! 나 들어갈래. "
"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
" 한 번만 더 내 앞 길 막으면 알아서해! "
말을 마친 신애는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문을 어찌나 세게 닫던지 지붕이 내려 앉을
기세였다.
" 다비드 이 녀석, 근육만 울퉁불퉁 해가지고 징그러운 놈. "
자리에 서서 입을 씰룩거리며 다비드의 욕을 한 보따리를 내놓던 한결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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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들어온 신애는 가방과 교제를 책상 위에 거칠게 내려놓으며 고개를 돌려 방 문을 째려보았다. 그러다 곧
그 눈에 힘이 풀리면서 우울한 표정이 되어선 힘 없이 침대 위에 앉았다.
" 내가 누구때문에 여기에 있는데. "
신애는 서운했던지 목소리에 서운함이 가득 서려있었다.
" 여전히 나는…아닌건가, 여전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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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한결이 급히 준비를 마치고 거실로 나오자 기다리고 있어야할 신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업이 쉬는
날이 아니곤 따로 간 적이 없었는데, 한결은 휴대폰을 꺼내 신애에게 전화를 걸었다.
[ 너 어디야? ]
[ 강의실. ]
[ 뭐? 너 혼자 갔어? ]
[ 응. ]
[ 왜? ]
[ 너 보기싫어서. ]
뚜뚜뚜- 일방적으로 신애가 자신의 말만 끝내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화가 난 한결이 다시 전화를 하려다가 수업에
늦을까 화난 표정으로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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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들어가서 신애를 찾아 옆에 앉으려 했는데 이미 양 쪽 옆에 자리가 차있었다. 그것도 다비드 녀석이 왼쪽
자리를 차고 앉아서는 한결을 보고 손을 들어 흔들기까지 했다. 신애의 뒤쪽에 자리를 잡고 앉은 한결은 볼펜을 들고
신애의 등을 쿡쿡찌르며 말을 걸려했다.
" 야,허신애. "
가만히 있던 신애가 고개를 돌려 한결을 보았다.
" 눈은 팅팅 부어서, 누가 먼저 가래. "
" 앞으로 따로 가. "
" 뭐? "
그러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다. 한결이 자리에서 일어나 뭐라고 하려고 할 때 교수님이 들어오는 바람에 다시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수업이 시작되고 다비드는 마치 한결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듯 엄청난 스킨쉽을 하며
들이대고 있었다.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한결은 교제에 다비드에 대한 욕으로 가득 채워놓았다.
" 썩을놈. "
말을 마친 한결이 자리에서 일어나 신애와 다비드의 앞을 가로막았다.
" 나랑 얘기좀 해. "
" 사귀는거야? 그런거야? "
" 나중에 말해줄게. "
" 허신애. "
신애는 한숨을 내쉬며 다비드에게 곧 나갈테니 먼저 나가있어 달라고 말했다. 어느새 강의실에 사람들이 모두 나가고
두 사람 만이 남아있었다.
" 김 한결. "
" 왜. "
" 너 질투해? 아니면 정말 그냥 심술이야? "
" 뭐? "
" 눈이 왜이렇게 퉁퉁 부었냐고? 너 때문에! "
" ……. "
" 내가 지금 누구때문에 스페인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
" ……. "
" 내가 여기서 지금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
" ……. "
" 후, 집에서 봐. "
" 어디가게. "
" 밖에서 다비드가 기다리고 있어. 먼저 갈게. "
" ……. "
신애는 가방을 들고 강의실을 나가버렸다. 홀로 남은 한결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머리를 헝클며 자리에 앉아
버렸다. 스페인에 온 이유를 누구보다 두 사람이 가장 잘 알았고, 두 사람이 서로를 의지하며 지금까지 지내온 것도
사실이었다.
" ……. "
이제 한결이 고민하는 이유는 더 이상 설희때문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옆을 지켜주고, 함께해온 여인 신애
때문이었다. 이젠 다른 여자때문에 고민할 여유도, 틈도있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느끼는 이 마음이 믿기지
않고, 신애에게 고백하기 어려운 것만은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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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온 신애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비드와 함께 근처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서서 마주 보고
앉은 두 사람은 각자 음료를 주문하고 종업원이 각자의 앞에 음료를 내려놓자 대화를 시작했다.
" 생각해봤어? "
" 응. "
" 네 대답 듣고싶어. "
" 다비드. "
" 응? "
" 한결이랑 나 친구 맞아, 그런데 걔는 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야. "
" 무슨 소리야? "
" 나한테 한결인 친구가 아니야. 내가 혼자 좋아하고있거든. "
" ……. "
" 스페인은 내가 원해서 왔지만 남아있는 시간은 한결이를 위해서거든. "
" ……. "
" 미안해. 다비드. "
다비드는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 아니야,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
" ……. "
" 그럼 우린 친구로 남자. "
" 응응. "
신애는 자신을 향해 웃는 다비드를 향해 살며시 웃어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머릿속이 온통 한결이로 가득차서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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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 준비를 하고 한결을 기다렸지만 밖에 어두워지고 집에 들어올 시간이
넘어 서고 있는데도 한결은 들어올 생각이 없는지 들어오질 않았다. 식탁에 앉아서 그를 기다리다가 한결에게
연락해보았지만 받질 않았다. 강의실서 있었던 일 때문에 마음이 상해서 속상해있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한
신애는 마당으로 나갔다.
" 가지가지로 속을 썩이네,정말. "
마당을 걷다가 걷다가 집 앞까지 나간 신애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한결을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저쪽에서
한 남자가 보였다. 체형과 생김새로 보아선 얼핏보아도 한결임을 알 수 있었다.
" 이제야 오네. "
천천히 걸어오고 있던 한결이 신애를 발견하고 자리에서 잠시 멈춰서있다가 다시 걸어와 신애의 앞에 멈춰섰다.
" 왜 이렇게 늦었어. 전화는 왜 안받아. "
" 그냥. "
술을 마신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힘이 없어보이는지 신애는 걱정이 되었다.
" 저녁은? "
" 아직. "
" 들어가자. "
신애가 열어놓은 대문의 문고리를 잡으며 들어가려고 하자 한결이 뒤에서 불러세웠다.
" 신애야. "
" 응? "
저 눈빛은, 저 말투는 한 번 본적이 있었다. 2년 전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한결의 형을 만났을 때 그의 형수에게 건넸던
말투 건네주던 눈빛이었다.
" 나 기다렸어? "
" 응, 저녁해놓고 아까부터 기다렸어. "
" 오래 기다렸어? "
이 말을 하면서 왜 그렇게 눈빛을 적시는건지, 눈동자는 달빛 아래에서 왜 그렇게 흔들리는건지 신애는 알지 못했다.
" 응, 다리아퍼. "
" 미안, 들어가자. "
" 응응. "
한결과 신애는 나란히 집으로 들어와 식탁 앞에 앉았다. 식어버린 찌개를 다시 끓이고나서 식사가 시작되었다. 국을
떠먹던 한결이 동작을 멈추고 신애를 쳐다보았다.
" 신애야. "
" 응? "
" 앞으로 그렇게 밤에 나와있지마. "
" 그럼 내 전화나 잘 받으시지요. "
" 응, 그럴테니까 위험하게 나와서 기다리지마. "
" 응,알겠어. "
신애의 대답을 들은 한결이 다시 조용히 식사에 전념했다. 밥을 떠먹던 신애는 잠시 멈춰서 한결을 쳐다보았다.
어제 일 때문일까 어쩐지 얼굴 표정이 많이 어두워보였으나 달리 뭐라고 할 말이 없기에 묻지 않고 식사를 마쳤다.
한결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늘 그랬듯 신애대신 식탁을 치우고 뒷정리를 끝냈다.
" 어? 공부 안해? "
" 응. 좀 피곤해서. "
" 어디 아파? "
신애는 아까부터 내내 웃지도 않고 장난도 치지 않는 한결이가 걱정스러웠다. 가까이 다가가 한결이의 이마를 만져
보았지만 열은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낮에 강의실에서 일 때문에 그래? "
" 응?……. "
결국은 신애가 먼저 말했다. 이렇게 터뜨리지 않으면 한결이보다 신애가 더 마음이 쓰일테니까, 먼저 말하고 말았다.
" 내가 괜한 심술 부린거야. 나 다비드랑 아무 사이도 아니고, 아무렇지도 않아. "
" ……. "
" 그러니까 그런 표정하지마, 응? "
한결이는 가만히 서서 신애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다급하게 돌아서서,
" 피곤해서 그래. 나 먼저 들어갈게. "
그러더니 급하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거실에 홀로 남겨진 신애는 한숨을 내쉬며 굳게 닫혀진 한결의 방
문을 쳐다보았다. 가만히 서 있던 신애는 문득 자신이 한결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밀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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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들어온 한결은 한 손으로 눈가를 닦아냈다. 2년 동안 따듯한 마음으로 언제나 한결이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
한국에서의 일은 묻지도 않았고, 마음을 원한다며 한결을 부담스럽게 만들지도 않았다. 문에 기대어 가만히 한숨을
내쉬던 한결이 입술을 깨물더니 다시 돌아서서 문고리를 잡았다.
" ……. "
그러나 결국엔 그 문고리를 놓았다.
" 염치도 없이…염치 없네…김한결……. "
문에 이마를 댄 한결은 혼잣말을 하며 웃어보였다. 눈을 감자 한국에서 있었던 일들이 빠른 속도로 줄을 지어서
지나갔다. 자신이 형수를 사랑해서 그 사람을 얻기 위해서 형과 대립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어쩐지 신애는 이런
자신이 손댈 수 없는 사람같았다.
신애와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온 유학이었지만 막상 자신을 기다려준 신애에게 가려니 염치가 없다는 생각과 자신
보다 더 나은 사람이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수를 얼마나 어떤식으로 사랑했었는지 알기에 다시 사랑할
용기도, 그 사랑의 주인공이 신애가 되기에도 미안하고, 겁이났다.
[ 내가 여기서 지금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
신애가 했던 말들이 귓속을 맴돌았다. 나오는 것은 한숨 뿐이었고, 생각나는 것은 미련하고 염치없는 자신의 모습
뿐이었다.
##
며칠 후,
한결은 그날 이후로 신애를 조금 멀리 대하는 것 같았다. 그것을 느낀 신애가 몇 번이고 풀려고 노력했지만 한결은
피곤하다는 말만을 남기고 신애와의 대화를 피해다녔다.
" 한결아. 우리 얘기좀 해. "
" 오늘은 좀 피곤하네. "
" 어제도, 어끄제도 피곤하다고만 하고 계속 피하기하는 이유가 뭐야. "
" 다음에 얘기하자. "
" 김 한결. "
" 미안. "
이것이 며칠 동안속상하기는 두 사람이 나눈 대화였다. 신애도 한결도 두 사람 모두 마찬가지였다. 수업을 마치고
식당으로 점심을 먹기위해 자리를 이동안 한결은 생각없이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노래를 들으며 줄을 섰다. 식판을
집으려다 문득 누군가가 눈에 잡혀서 다시 시선을 돌렸다.
" ……. "
한결의 시선이 멈춘 곳에서 신애가 보란듯이 다비드와 손을 잡고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머지 않아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한결은 이 상황이 놀랍고 믿기지 않아 얼어버렸다. 조금은 먼 곳에서 멈춰선 신애가 가만히 한결을
응시하고 있었다.
" ……. "
" ……. "
두 사람은 몇 초동안 서로를 쳐다보다가 다비드가 그 정적을 깨주었다. 손을 들어 한결에게 흔들어 보였다. 마치
승자의 미소를 보이듯.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한결이 빠른 걸음으로 두 사람 앞으로 다가가 멈춰섰다.
" 설명해. "
" 뭘. "
" 네 행동. "
화가 많이 났는지 말하는 마디마디에 냉기가 서려있었다. 신애도 2년동안 보지 못했던 한결의 모습이 조금은 놀란듯
싶었다.
" 보다시피. "
" ……. "
신애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서 다비드와 눈을 마주쳤다.
" 다비드. "
" 어? "
" 그 손 놔. "
옆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신애가 입을 열었다.
" 네가 왜 그런 말을 하는데. "
" 넌 조용히 있어. "
" 조용히 있으라고? 내가 말하고 싶을 땐 네가 힘들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말로 피하기만 했으면서
정작 네가 말하고 싶을 땐 조용히 있으라고? "
" 허 신애. "
" 다비드 신경쓰지마. 가자. "
한결은 자신을 지나쳐가려고 하는 신애를 거칠게 잡아서 다시 자리에 세웠다.
" 다비드 좋아해? "
" 뭐? "
" 좋아하냐고 묻잖아. "
신애는 한결의 물음에 기가막혔는지 헛웃음을 짓다가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한결을 노려보았다.
아무리 말하고 곁에 있어줘도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한결이 야속하고 믿기만했다. 오늘처럼 한결이 미워보인
적도 없었을 정도였다.
" 대답해. "
결국엔 눈가에 맺혀있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버렸다. 신애의 눈물을 처음보는 한결이로선 당황스럽기만 했다.
"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너만은 나한테 그런거 물어보면 안되는거 아니야? "
" ……. "
" 내 마음을 뻔히 알면서 내가 누구 때문에 스페인에 머물러있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그런 네가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하면 나는,난 뭐라고 대답해야해? "
" ……. "
" 차라리 네가 좋아할 사람이 내가 아니라고 말해. 이렇게 비꼬면서 돌려서 말하지 않아도되.
내가 선택했고, 내가 하기로 한 거니까 너 원망 안해. "
" ……. "
신애는 뺨에 난 눈물 자국을 닦으며,
" 네가 그여자 때문에 힘들어하는 걸 옆에서 지켜봤던 지난 2년보다, "
" ……. "
" 오늘, 지금 이 짧은 몇 분이 너무 힘들어……. "
" ……. "
한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여버리자 신애는 입술을 깨물며 참았던 눈물을 말을 쏟아버렸다.
" 나쁜놈. "
그러더니 한결을 두고 식당을 나가버렸다. 옆에서 두 사람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다비드가 조심히 입을 열었다.
" 나랑 신애 아무 사이도 아니야. "
" ……. "
" 네가 신애 좋아하는데 망설이는것 같아서 내가 이렇게 해보자고 한거야. "
" ……. "
" 뭐해. 신애 저렇게 둘거야? "
식당을 나온 신애는 쏟아지는 눈물을 닦으며 애써 눈물을 삼켜보려고 했지만 고집스러운 눈물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안간힘을 쓰며 참아냈던 눈물을 결국은 이런식으로 쏟아내고 말았다. 짜증도나고 화도나고 마음이 아파서
따끔거리기도 했다.
" …나쁜놈…죽일놈……. "
한결이 욕을 하며 식당을 나와서 걷고 있을 때, 너무 갑작스럽고 빨라서 무슨 손을 쓸 틈도 없었다. 뒤에서 누군가가
걸어가고 있던 신애를 붙잡아 세웠고, 그와동시에 그대로 키스를 퍼부어버렸다. 두 눈을 뜨고 똑바로 보지 않아도
향기만 맡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그를 밀어내기도 잠깐이었다.
두 손으로 신애의 두 뺨을 잡고, 키스를 하던 한결이 천천히 멈추며 신애에게서 떨어졌다.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신애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 …김 한결…너 정말……. "
" 미안하고, 겁이나서 그랬어. "
" ……. "
" 겨우 지워낸 그 지독한 것들이 다시 시작되는게 나한텐 너무 두렵고 겁이나는 일이었어. "
" ……. "
" 그리고 그 상대가 너라는게,나한테 너무 과분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어서…말할 수가 없었어. "
" …왜 그런 생각을 해. "
" 미안해. "
" ……. "
" 너무 오래 기다리게해서 미안해,신애야. "
" 내가 말했지?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아니까 나를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고, 나한테 상처 주지
않을거란거 알기 때문에 시작하는 거라고. "
" …응…. "
" 그 시간이 길지 않았고, 너를 얻었으니까…그걸로 된거야. "
" ……. "
" 축하해, 김한결. "
" 응?…. "
" 너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게 된 걸 축하한다고. "
" ……. "
그러더니 신애가 한결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는 두 팔로 한결의 허리를 있는 힘을 다해 힘을 주며 껴안았다.
" 우리 지독하게 사랑하자. 한결아. "
" …그러자. "
" 꼭,꼭. "
한결이 자신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있던 신애를 떼어내더니, 어깨를 잡고 신애와 눈을 마주했다.
" 신애야. "
" 응? "
" 사랑해. "
" ……. "
" 이유를 댈 수 없을 만큼. "
" …나도,나도. "
그 대답에 한결이 신애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더니,
" 말해줘,듣고 싶어. "
" …너를 처음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말했는걸? "
" 못들었는데? "
" 매일매일 널 보면서 마음속으로 그렇게 말했어,난. "
" ……. "
" 사랑해,한결아. "
" ……. "
" 이렇게. "
말을 마친 신애가 입꼬리를 양쪽으로 예쁘게 올리며 웃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두 사람의 포옹은 주변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몇 시간동안 이어졌다.
조금은 오래걸렸다라고 생각할 시간이지만 어떻게보면 짧았던 시간속에 한결은 다시 한번 지독하게 더웠던 한
여름날에 봄날을 다시 시작했다. 그 봄이 차갑고 뜨거워서 오랜 시간동안 방황도 했지만 그 시간을 돌아서 행복한
시간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봄날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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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즘 너무너무 덥네요,그죠?
이제 곧 태풍이 온다고하니 모두들 비조심 바람조심하세요.
저는 이것만 올리고 점심을 먹으러 사라져야겠네요.키킷
이번편은 한결이와 신애가 스페인에서 겪은 일을 적어보았어요.
2년후에 두 사람은 몰라보게 친해지고 서로에게 친구처럼지내다
결국은 이렇게 사랑의 결실을 맺었네요.
이제 정말 완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앞으로 한편만 남았답니다.
후, 싱숭생숭 이 녀석들을 놓으려니 서운하기만하네요,벌써.ㅠ_ㅠ
그럼 완결에 만나요 우리 ?
지난번편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
이제 곧 끝이니까 그때까지 제 손, 나형수 주인공들 손 꼭 잡고
있어주세요. 그럼 우리 막날에도 댓글에서 만나보아요?~
업뎃쪽지 = 곧 마지막......
안녕하세요~ 음 짧았지만 두 사람의 얘기가 강렬했죠?ㅋㅋ담편에 만나요 ~
곧 마지막 / ... 곧 마지막이에요?ㅠ 그래도 모두다 잘된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안녕하세요~ 네네, 한편만 두고 있으니 곧 마지막이죠.ㅠㅠ 그럼 막편에 만나요 ~
곧 마지막..한결이랑 신애랑 잘 어울리네요 ㅎㅎ잘되서 너무 기뻐요 그치만 마지막이라니 아쉽네요ㅠㅜ
안녕하세요~ 두 사람 잘어울린다니 다행이에요ㅎㅎ ㅠㅠ저도 마지막이 아쉬워요
곧 마지막.. ㅠㅠㅠ 아 벌써 끝이라니ㅠㅠㅠㅠ 신애랑 한결이랑 다 잘되서 진짜 좋아요6ㅠ
안녕하세요~ 아, 네네 벌써 끝이에요...ㅠㅠ 그래도 한결이가 잘되었으니^^ 담편에 만나용
한결이랑 신애 잘돼서 넘 좋아요~~ 신애도 너무 괜찮은거 같아요~~ ^^
안녕하세요~ 그렇죠? 신애도 괜찮은 뇨자랍니다.~ 꺄악
곧마지막 아한결이 너무 매력적이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아마지막이라니 방학떄 살맛이안나네영....
곧 마지막.. 오늘 다 보고 왔어요.ㅠ
곧 마지막 아한결아ㅜㅜㅜ마지막에 한결앓이를 하게되는구나ㅜㅜ학ㅜㅜ
마지막이 다가오니 먼가 아쉬워 지네요.. 좀더 길었으면 했는데요.
그래도 한결이가 드뎌 정착할 짝을 알아봐서 다행이에요.
곧 마지막
안믿긴다ㅠ
곧 마지막/ 오늘 처음 읽었는데 중간에 펑펑울었어요 ㅠㅠ!! 곧 마지막이라니......
....한결..파이팅
아,,마지막이라니 아쉽네요,,ㅠㅠ
우잉 ㅠㅠ마지막이라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