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과 발톱을 아름답고 화려하게 꾸밀 수 있는 젤네일은 많은 여성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취향에 따라 다양한 색을 사용해 기분을 전환하기도 하며, 아크릴을 사용해 길이를 길게 늘리거나 큐빅 등의 장식을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기도 한다. 게다가 보통의 매니큐어보다도 지속 기간이 긴 편이라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이러한 장점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젤네일은 유지력을 높이기 위해 손톱 표면을 갈아낸 후 바르곤 하는데, 이 탓에 손톱이 자극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 또한 젤네일을 제거하기 아까운 마음에 오래 두다 보면 손톱과 젤네일 사이가 들뜨면서 감염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젤네일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질환에는 무엇이 있는지, 안전하게 젤네일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자세히 알아보자.
충분한 휴식 없이 젤네일을 반복하면 손톱이 약해지며 질환이 쉽게 발생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젤네일 후 나타날 수 있는 손·발톱 질환 3가지
1. 조갑연화증
젤네일을 하기 위해 손톱을 갈아내고, 아세톤이 함유된 리무버 등의 화학약품을 자주 사용하다 보면 손톱이 쉽게 상할 수밖에 없다. 이때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 바로 ‘조갑연화증’이다. 조갑연화증은 손톱 겉 부분의 단단한 케라틴 판이 얇아지며 발생하는데, 손·발톱에 세로 모양의 줄이 생기거나 손톱의 층이 갈라지는 증상이 자주 동반된다. 특히 손을 물에 오랫동안 담그고 있거나, 화학약품에 자주 접촉할수록 조갑연화증이 쉽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조갑연화증이 심하게 진행되는 경우에는 ‘조갑박리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이상민 원장(아이러브피부과의원)은 “조갑박리증이 발생하면 손톱이 부스러지거나 깨지기도 하며, 손톱의 색이 약간 변한다”라며 “대부분 손·발톱의 끝부분부터 아래쪽 피부와 분리되는 편인데, 때에 따라서는 양쪽 옆이나 손발톱이 자라 나오는 부위에서 벗겨지기도 하며 심한 경우 완전히 피부에서 분리되어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2차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는 데다, 손발톱과 주변 피부 조직의 변형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빠르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2. 조갑백선
오래된 젤네일을 제거하지 않고 방치하다 보면, 손톱이나 발톱과 젤네일 사이가 쉽게 들뜨게 된다. 무거운 젤네일이 기울어지면서 손톱에서 서서히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네일이 들떠 있으면, 손을 씻거나 샤워를 할 때마다 물기가 쉽게 들어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를 잘 말리지 않을 경우, 곰팡이균이 번식해 ‘조갑백선’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조갑백선은 흔히 ‘조갑진균증’, ‘조갑무좀’ 등의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신종훈 원장(클린업피부과의원)은 “백선은 곰팡이균(피부사상균) 감염으로 인한 피부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습한 곳일수록 곰팡이가 잘 생긴다”라며 “백선은 보통 피부에 잘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손·발톱에도 침범할 수 있는 데다 다른 세균 감염의 위험도 높이는만큼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손·발톱을 침범한 무좀은 바르는 약 외에도 경구 약물을 복용해야 치료 효과가 더욱 높아지는 만큼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신 원장의 설명이다.
3. 조갑주위염
젤네일을 바르거나 제거하는 등 손·발톱을 관리할 때면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손을 관리한 후 주변이 빨갛게 부어올라 통증이 느껴지고, 곪아서 노란 고름이 나온다면 ‘조갑주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깨끗하게 소독되지 않은 도구에 찔리거나, 손 주변에 있던 상처를 통해 세균이 감염되면서 염증을 유발한 것이다.
보통은 일반의약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항생제 연고를 사용해 바르는 등 간단한 처치만으로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안심해서는 안 된다. 드물게 연조직염(봉와직염)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 또한 일반의약품 연고를 사용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고름이 지나치게 많이 차 있는 경우 병원에서 배농 치료를 시행하고 항생제 등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를 방치하다 보면 손·발톱의 뿌리까지 손상되어 변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증상을 계속해서 관찰하며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충분한 휴식기 갖고 위생 관리 철저히 해야
젤네일을 여러 번 받았다고 해서 이러한 질환이 무조건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손톱과 발톱에 지속적인 외부 자극이 가해지는 상황이 되는 만큼 충분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손·발톱을 보다 건강하게 유지하면서도 젤네일을 즐기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젤네일은 최대 3주~1달 이상을 넘기지 않고 제거하는 것이 좋다. 젤네일을 방치하면 방치할수록 손톱을 위생적으로 관리하기도 어려워지고, 그만큼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그렇다고 해서 손으로 직접 뜯어내는 것은 금물이다. 손톱의 표면이 함께 벗겨지면서 더욱 큰 자극이 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 젤네일을 제거할 때는 전문가를 찾아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제거한 후에는 1~2주 이상 휴식기를 가지면서 손·발톱의 거칠어진 표면이 회복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다면 습관 교정도 필요하다. 손톱을 물어뜯는 것 자체가 손톱에 불필요한 자극을 가하는 행동이기 때문. 또한 손톱을 물어뜯어 생긴 상처로 인해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같은 이유로 손가락에 각질(큐티클)이 일어났다면 억지로 잡아뜯지 말고, 깨끗이 소독한 손톱깎이 등으로 깔끔하게 잘라내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
또한 손의 위생과 보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비누를 사용해 손톱 아래까지 꼼꼼히 손을 씻고, 이후 손톱 사이의 습기까지 완전히 말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후 바셀린이나 핸드크림 등의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수분이 부족할수록 각질이 잘 생기고, 손톱과 발톱도 잘 부스러질 수 있기 때문. 보습제가 손톱 사이에 끼지 않도록 소량씩 꼼꼼히 바르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