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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 무명씨@오픈 2015/04/29(수)10:02:28 ID:EhB
나의 아버지는, 내가 아직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사고를 당해서 죽어 버렸다.
그 후 어머니와 둘이서 살다,
내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재혼하여, 아버지와 네 살 위의 언니가 생겼다.
물론 어머니는 내게 많은 신경을 써주었고, 「(나)가 이대로 둘이서 살고 싶으면 그렇게 할게」
라고 말해 주었다.
그렇지만, 새아버지는 나와 전력으로 놀아 주고 새언니와도 정말 사이가 좋아졌으므로,
아무 문제없이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어머니가 직업을 바꿨기 때문에, 싫었던 학동보육에 가지 않아도 되었고,
그 때는 정말 행복한 아이였다고 생각한다.
(** 학동보육 - 한국의 방과후교실 같은 거)
하지만 2년 정도 지난 어느 날, 갑자기 나와 동갑인 남자 아이가 가족에 더해졌다.
그 아이는 언니의 친남동생. 이혼 당시 친권이 모친 쪽으로 갔었지만,
그 모친이 무슨 문제를 일으켜 이쪽에서 거두게 되었다고 한다. 자세한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육아방폐나 학대나, 어쩐지 그런 느낌으로,
남동생은 항상 벌벌 떨며 잘 우는 아이였다.
아버지가 남동생의 실태를 알고, 어머니에게 상담.
이야길 전해 들은 어머니가 「불쌍해! 빨리 데려와요」하는 느낌이었다고.
나와 언니에겐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남동생이 집에 왔다. 언니는 떨어져 있던 남동생과 함께 살게 된 것을 기뻐했지만,
내게 있어 남동생은 가족 안의 이물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생활 대부분이 남동생 중심으로 바뀌었다.
남동생은 학교를 쉬고 병원이라든지 여러 곳을 다니게 되어서,
아버지나 어머니나 언니도 남동생이 우선이었다.
「너무 시끄럽게 하면 남동생이 무서워 하니까」하고 언니는 그다지 놀아 주지 않게 되었고,
아버지와 어머니도 남동생에 대해서 이야기할 뿐, 나는 뒷전.
저녁밥을 먹을 때도,
「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라고 이야기해도 별로 반응이 돌아오지 않고,
내 생일선물로 예정되었던 개도 「나중에」 들이자며 미뤄졌다.
나는 이 쯤에서, 조금은 피해망상이 들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남동생이 정말 싫어졌다.
아버지도 어머니나 언니도, 항상 남동생에게 신경을 쓰고
남동생이 싫다고 하는 것은 시키지 않았고,
떠들거나 놀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남동생이 싫어하는 것들을 강제로 시키고, 남동생 앞에서 마구 놀았다. 남동생이 목욕하기 싫다고 말하면, 이런저런 수단으로 끌어 들여 함께 들어갔다 (당시 초등 저학년)
가족이 들어 주지 않게 된, 학교에서의 여러가지 일을 남동생에게 엄청나게 이야기하고,
남동생 앞에서 혼자서 스피드(※카드놀이의 하나)나 소꿉놀이를 계속 했다.
그런 일들을 하는 사이에, 남동생은 학교에 가게 되고,
스스로 이것저것 말하게 되고,
내가 제멋대로 구는데 불평해 오게 되었다. 그러다가 싸움도 하게 되고, 게임이나 놀이로 경쟁하게 되고, 학교 성적으로 겨루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주 소규모 전투를 하는 남매 같은 느낌으로 자라게 됐다.
나로서는 (당시의 내 시점에서) 응석부리는 남동생을 괴롭히려던 것 뿐이었다.
그렇지만, 남동생 입장에서는
「모두가 나를 종기 취급했었는데, (나)만은 엄청나게 놀아줬기 때문에, 큰 도움을 받았다」
라는 말을 듣게 되고,
가족들도 「(나) 덕분에 (남동생)이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라고 믿고 있다.
처음엔 악의 100%로 시작한 짓이었다고는 이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
첫댓글 말머리!
평범하게 대해주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훈훈
ㅋㅋㅋ 아 귀여워
ㅋㅋㅋㅋㅋ근데 목욕하기싫다는 애를 끌고들어간것도 아니고 핑계만들어서 데려갔다는것부터 넘 상냥한 사람이야
혐관우정ㅜㅜ
악의 100%로 했던 행동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 이야기하기냐고 ㅠㅠㅠ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가족이 되었구나
아니ㅋㅋㅋ 같이 목욕하고 학교에서 있었던일 주저리 주저리 다 말하고 맨날 걔 앞에서 알짱거리면서 노는거 사랑 아니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는 투닥거리고 같이 게임도 하고 공부도 했네ㅋㅋㅋㅋㅋㄱ
근데 사실 나도 내 동생한테는 항상 악의100%로 덤비니까.. 그게 바로 남매다
찐남매잖어 걍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싫어하는 동생한테 때리고 꼬집고 악한 행동을 하는게 진짜 못된거지... 글쓴이는 착한 사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구 귀여워랔ㅋㅋㅋㅋ
괴롭힌게아니자나ㅜㅜㅜㅜ뭔가 귀엽다
찐 남매가 되어버렸닼ㅋㅋㅋ
선한 사람이 생각할수있는 최대한의 괴롭힘ㅋㅋㅋㅋㅋㅋ
저게 악의 100퍼센틐ㅋㅋㅋ 넘 착하고 순수하다
착한 애 ㅠㅠㅠㅠ 아니면 저 사람도 은연중에 같이 평범하게 투닥거리고 서로 갈구면서 사는 형제가 필요해서였을지도 ㅋㅋㅋ 귀엽다ㅠ
따뜻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걍 남맨데 착하다 ㅠ
근데 저 글쓴이 빼고 다른 가족들은 나름 대로 배려해준거 같은데 종기 취급이라고 생각하다니...나라면 존나 상처 받을듯...
종기 취급이라는 게 손 대면 톡 터질 것 같아서 조심했다는 의미 아닐까? 다 큰 어른들도 자기 앞에서 조심하고 기색 살피니까 덩달아 눈치보고 주눅 들었을 듯...
@10달러, 지도 한 장. 유리구슬이라던가...더 좋은 단어가 많았을텐데... 종기는 또 몸속에 꼭 제거해야만 하는 단어라서 더 슬픔...ㅠㅠ
선량한 차별주의자 생각난다. 약자를 배려한답시고 하는 행동이나 말들 속에 의도하지 않은 차별이 존재한다는거. 남동생은 온가족이 배려해준다고 특별하게 취급한것 자체가 본인이 이상한사람이라고 낙인찍는거라고 생각했을수도
읽으면서 뭘 괴롭혔다는거지 했닼ㅋㅋㅋ 훈훈 결말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