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 하면 통도사의 고색창연한 전각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인 통도사만큼이나 양산에는 요즘 인기 만점의 먹거리가 뜨고 있다. 통도사 근방의 메밀소바는 이제 막 인기몰이 중이고 양산의 신선하고 건강한 유정란으로 만든 삽량빵은 이미 슈퍼스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오일장뿐 아니라 다양한 주전부리로 가득한 양산 남부시장에서 40년간 맛으로 인정받은 우리 통닭, 울통치킨도 맛보고 구수하고 인심 좋은 시장 칼국수의 매력에 빠져본다.
견과류와 크렌베리의 톡톡 씹히는 맛이 일품인 양산 삽량빵
신라시대의 옛 이름, 삽량을 대표하는 웰빙 달걀빵
삽량은 양산의 옛 이름이다. 양산의 역사와 문화를 달곰하게 담아낸 특산품인 삽량빵은 경남 관광기념품 공모전에 입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양산의 향토 특산물은 지역 특성에 따라 삽량주 쌀로 대표되는 곡물류, 원동 딸기와 수박 등 과일류, 상북 당근, 양산 박, 물금 감자 등 과일과 채소가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양산의 축산산업과 연계한 양계업은 한때 경남권에서 으뜸으로 쳐주었다. 삽량빵은 양산의 특산물로 사랑받던 달걀을 특화해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양산의 친환경 자연에서 자란 닭이 낳은 신선한 유정란은 영양 면에서 우수할 뿐만 아니라 일반 달걀에 비해 고소한 맛이 월등하다. 유정란으로 만든 삽량빵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루 한 알, 질 좋은 단백질 섭취로 달걀의 우수한 영양가가 강조되는 요즘, 양산 유정란으로 만든 삽량빵은 맛과 영양에서 탁월한 선택이다.
[왼쪽/오른쪽]삽량빵 매장에서 친환경 유정란 구입도 가능하다. / 질 좋은 견과류와 베리류가 들어 있는 삽량빵 [왼쪽/오른쪽]양산 삽량빵 판매장 실내 카페 / 양산 삽량빵 판매장 외관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 삽량빵은 맛있다
양산 삽량빵 판매장은 첫인상이 숲속의 카페처럼 아늑하다. 문을 열자마자 고소하고 달콤한 빵 냄새가 코를 찌른다. 단박에 삽량빵을 만드는 재료의 퀄러티와 신선함이 느껴진다. 좋은 달걀과 버터로 만든 반죽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질 때 풍기는 냄새란, 이런 게 아닐까 싶을 만큼 황홀하다.
삽량빵은 빵 위에 새겨진 삽량이라는 글씨의 음각과 양각으로 나누어 두 가지 맛이 난다. 아몬드 분말 반죽에 호두, 아몬드, 밤, 헤이즐넛, 호박씨, 건포도와 백앙금을 섞어 만든 고소한 맛과 호두, 아몬드, 피칸, 캐슈너트, 해바라기씨, 레몬 향이 들어간 적앙금의 달콤한 맛으로 나뉜다.
금방 구운 삽량빵은 부드럽고 고소하다.
한 입 베어 문 삽량빵의 첫 느낌은 빵보다는 쿠키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바삭한 식감과 사르르 녹아드는 질감이 매력적이다. 겉은 바삭한데, 속은 고소한 견과류와 말린 과일이 쫀득하게 들어 있어 풍성한 맛의 향연을 누릴 수 있다. 한 개에서 멈출 수 없어 두세 개를 먹고 나면 빵이라는 이름이 이해될 정도. 아몬드 반죽과 넉넉하게 들어 있는 견과류와 크렌베리, 건포도가 와사삭, 씹을수록 풍성한 포만감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쌉싸래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곁들여 두어 개 먹으면, 바쁜 아침 식사대용으로 충분하다.
달콤한 삽량빵과 아메리카노
온 가족이 만드는 삽량빵, 체험도 맛있다
양산 삽량빵은 생산, 가공, 판매, 체험, 교육까지 양계산업의 6차 산업화로 평가받는다. 친환경 자연주의 체험 농장인 웰팜은 친환경 닭에서 얻은 달걀로 삽량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체험 교육을 한다. 유정란과 아몬드 분말, 밀가루로 반죽을 만들고 숙성 과정을 거쳐 팥앙금과 견과류, 말린 과일을 넣어 만드는 비교적 간단한 공정이다. 신선한 유정란은 물론이고 빵 속에 들어가는 앙금과 견과류는 최상품의 재료를 사용한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삽량빵 체험 교실
양산 삽량빵의 인기는 체험 교실도 예외가 아니다. 주중에는 사회단체, 주말에는 가족들이 주로 참여하는데, 체험 교실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냉장고에서 24시간 미리 숙성된 반죽으로 견과류와 앙금을 넣어 만드는 체험은 어린이도 쉽게 만들 수 있어 온 가족 체험으로 알맞다. 오븐에 15분 구워 나온 삽량빵을 즉석에서 맛보는 즐거움도 각별하다. 따끈따끈한 삽량빵을 호호 불어가며 먹다 보면 고소한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삽량빵은 수분이 거의 없어 실온에서 한 달 보관도 가능한데, 일주일 이상까지 신선한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냉장고에 넣었다 차게 먹어도 맛있으니 여름엔 냉장고 보관을 추천한다. 택배 주문하면 3일 정도 소요되는데, 삽량빵이 가장 맛있을 때 도착하는 것이라 택배 주문도 추천한다.
[왼쪽/오른쪽]숙성된 반죽에 앙금을 넣는 과정 / 반죽으로 감싼 앙금을 도구로 누르는 과정 [왼쪽/오른쪽]오븐에서 구워낸 삽량빵 / 마지막으로 빵 위에 달걀물을 바르는 과정
양산 남부시장의 손꼽히는 스타, 울통치킨과 칼국수
양산 남부시장은 그야말로 먹거리 천국이다. 시장 골목마다 통닭집을 겸한 닭집과 토속적인 국숫집이 수두룩하다. 농장에서 직거래로 공수한 신선한 생닭을 그 자리에서 손질해 바로 튀겨주는, 40년 역사의 울통치킨은 남부시장에선 이미 유명한 슈퍼스타다. 대를 이어서 영업 중인데, 가족들이 3호점까지 운영하면서 예전보다는 덜 복잡하다고.
양산 남부시장의 스타, 울통치킨의 마늘치킨
프라이드 반, 양념 반을 가장 많이 주문하는데, 튀김의 식감이 프랜차이즈 치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바삭바삭하다. 울통치킨의 자부심으로 사랑받는 마늘치킨은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알싸한 마늘 향뿐만 아니라 새콤달콤한 소스 덕분에 중독되는 맛이다. 시원한 맥주 한 잔에 푸짐한 치킨 한 접시, 여름 보양식이 따로 없다.
[왼쪽/오른쪽]생닭도 팔고 치킨집도 겸하는 울통치킨 / 프라이드치킨과 양념치킨 반반 [왼쪽/오른쪽]바삭하게 튀겨내는 프라이드치킨 / 특제 양념으로 무친 양념치킨
양산 사람들의 국수 사랑도 유난하다. 메밀국수의 정석을 보여주는 통도사 앞 메밀국숫집은 TV에 소개된 후 점심시간 전에 이미 예약이 끝나는 등 몸살을 앓는 중이라 당분간은 맛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남부시장 내에 칼국수로 유명한 태평양분식, 양산칼국수, 미미네 칼국숫집은 더운 여름에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남부시장의 명물인 칼국수 중에도 태평양분식은 보리밥과 선짓국, 칼국수가 주 메뉴이지만, 장날에는 합석해서 먹거나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빈다. 맛도 좋지만, 가격에 비해 푸짐한 양으로 칼국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냉김치칼국수로 여름 별미를 선보이는 소문난 손칼국수는 직접 반죽을 밀어 손칼국수의 내공을 유지하는 식당이다. 칼국수뿐만 아니라 시원한 냉칼국수와 콩국수도 여름 인기 메뉴다.
소문난 칼국수의 여름 메뉴, 냉김치칼국수
여행정보
- 주소 :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충렬로 1325
- 문의 : 055-374-0035
울통치킨
- 주소 : 경상남도 양산시 장터2길 7
- 문의 : 055-386-9282
주변 여행지
- 통도사 : 하북면 통도사로 108 / 055-382-7182
- 통도환타지아 : 하북면 통도7길 68 / 055-379-7000
- 양산 순매원 : 원동면 원동로 1421 / 055-383-3644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