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90년대 해수욕장으로 인기
일본인-한보그룹-원광-진성토건
주인 바뀌며 개발계획 모두 무산
시 개발하려다 경매학원서 낙찰
소유권 이전 후 투자사기 이용돼
인천 동구의 유일섬 물치도(옛 작약도)가 투자 사기에 휘말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중부일보 10월 31일자 1면 보도) 번번이 개발 계획이 좌초됐던 물치도의 역사가 재조명 받고 있다.
물치도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배가 드나들며 해수욕장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 선사의 경영난으로 뱃길이 끊겼고 서서히 주민들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본래 물치도는 스즈키라는 일본인의 소유였다가 1976년 한보그룹에 넘어갔다.
당시 한보그룹은 물치도 개발을 추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물치도는 한보그룹이 무너지기 직전인 1996년 인천의 해운업체 원광이 인수해 해상 관광단지로 만들려 했지만 회사가 부도 났다.
2005년 물치도를 매입해 개발 계획을 발표한 진성토건도 부도가 났고, 이후 물치도는 진성토건 채권단 손에 넘어갔다.
2018년 12월 인천시는 ‘물치도 유원지 조성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해 개발 의지를 드러냈지만 2020년 2월 A 경매학원이 법원 경매를 통해 94억 원에 물치도를 낙찰받아 섬 개발의 열쇠는 민간이 쥐게 됐다.
이후 A 경매학원은 2024년 12월까지 물치도를 복합해양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지만 최근 투자 사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투자하면 10배 수익을 보장한다"는 A 경매학원 측 말에 속아 6천만 원 이상을 투자한 피해자는 1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물치도는 여러 사람 또는 업체의 손을 거치며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번번이 좌초되는 비운을 겪어온 것이다.
A 경매학원이 물치도의 소유권을 가져간 뒤 동구청 안팎에서는 뭔가 의심스럽다는 뒷말이 무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청 한 관계자는 "당시 A 경매학원은 개발사업을 하는 곳으로 보기 힘들었다"며 "평판이 굉장히 안 좋았고 개발 이슈를 조장해 비싸게 팔려는 그런 회사였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한 동구의원도 "A 경매학원 측이 물치도 개발계획을 설명하러 관계 기관에 갔을 때 종이 한 장 덜렁 들고가서 대충 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개발 전문업체가 아니기에 개발보다 땅 장사를 목적으로 물치도를 구입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사전에 이러한 정보가 돌았어도 관계 기관에서는 개발에 대한 인허가만 할 수 있을 뿐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치도는 사유지이기에 지자체나 관계 기관에서 개발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한 기관 관계자는 "투자 사기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다"며 "사업이 여태 추진되지 않은 것은 자금난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개발 이슈를 악용해 누군가가 부당한 수익을 챙기려 했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장치는 없었고, 이는 오롯이 피해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됐다.
물치도 투자 피해자 B씨는 "인천 지역 내 관계 기관과 협의해 물치도를 개발하겠다는 말 때문에 우리도 믿고 투자를 한 것"이라며 "지금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없지만 이제 와서 뭘 어쩌겠나"고 한탄했다.
최기주기자
출처 : "투자하면 10배 수익"… 경매학원발 '물치도 사기'
"투자하면 10배 수익"… 경매학원발 '물치도 사기' < 사회 < 인천 < 기사본문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