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자년을 보내면서
양력으로 며칠 지나면 庚子가 집을 비운다.
자기는 억울하다며 울며불며 짐을 챙긴다.
코로나에 찢기고 위정자에 유린 당하고 만신창이가 된 채 떠나려 한다.
일 년 열두 달...
사랑 한 번 받지 못하고 흘러 간 세월.
아무도 위로해 주지않고 모두가 지겨워 하는 것을 알면서 쓸쓸하게 찬바람이
휘몰아 치는 겨울 한 복판에 쫓겨 나듯이 떠나간다.
경자가 무슨 잘못이 있나?
너를 유린하고 농단하고 못살게 굴은 코로나는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서 더욱 창궐하고,
법과 질서를 한 해 동안 짓밟고 무시한 나쁜 년 놈들은 뻔뻔하고 비겁하게 세상을 농단하고
활개치며 잘 살고 있는데 세상이 고르지 않듯이 세월도 고르지 않네.
육십 년을 기다렸다 온 경자년이 이렇게도 힘들어하며 지내다 가는 걸 보니 안쓰럽고 속상하다.
순서데로 왔다가 험한 세상 만난 죄밖에 없는데 그래도 우리는 세상을 원망한다.
육십을 훌쩍 지난 나에게도 이런 세상 이런 세월을 처음 만나보니 일가친척이 멀어지고,
친구가 멀어지고 사람이 멀어져 마스크 쓰고 법없이 제멋대로 돌아가는 세상이 되니
살 맛 조차 엷어진다.
수 억만 년 동안 한결같이 뜨고지는 해는 같은데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세월을 변하게 만든 건
우리가 한 짓인데 그래도 우리는 세상을 원망하고 세월을 탓한다.
경자야 미안하다.
너의 잘못이 없는데 쫓겨나듯 떠나가는 너의 뒷 모습을 보려니 마음이 짠하다.
육십 년 뒤에 다시 돌아 올 때는 병 없고 나쁜 놈 없는 세상을 만나 즐거운 세월이 되려무나.
그때는 나는 없지만.
P.S.
한 해를 보내며 이런 송년글을 쓰게되니 마음이 무겁고 늙은 나이에 불평하는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2020년을 잘 마무리 하시고 2021년에는 건강하시고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 하시길 축원합니다.
◈ 코로나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