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떨리는 순간입니다!!"
"9회말 2아웃 주자 2,3루!! 점수는 4대3, 정말 피를 말리네요."
'퍽' 스트라잌~!
...
'퍽' ...(볼)
"아, 강속규 선수! 2스트라이크 2볼 상황에 볼 하나를 또 걸러내면서 2스트라이크 3볼 풀카운트가 됩니다!!"
"자, 이제는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은 무조건 칠 수 밖에 없어요."
"고교 최강의 투수 심지형 선수와의 우승기를 건 최후의 싸움! 강속규 선수의 안타 하나면 바로 역전가능합니다!!"
"심지형 선수, 던집니다!!"
"어어?!"
"으아아아아악!!!"
"어어, 데드볼이에요!! 아 지금 강속규 선수 발목부분에 정통으로 공이 들어왔어요."
"일어나기 힘들어 하는 것 같은데요. 미래가 창창한 고교선수들에게 이런일이 발생하면 안될텐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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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등학교 야구연습장.
'깡'
"좀 더 배트와 몸의 균형을 맞춰라."
'깡'
"좋아, 아까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혼자서 700번 스윙연습하고있어라."
"예?! 아까 방금 타격훈련 500개만 하면 오늘 훈련 끝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800번."
"아아앙라!!! 알았씀돠. 알았다구요."
유정권 감독.
오늘도 사정없이 선수들을 호되게 훈련시킨다.
"현귀야."
"예?"
"속규 어디갔냐."
"글쎄요."
터벅터벅
"아, 저기 오네요."
"....흠."
터벅터벅
"늦어서 죄송.... ...?"
유정권 감독은 빤히 쳐다보기만 한다.
"왜요,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너 야구 하기 싫으냐."
".........."
"감독님, 왜그러세요... 속규도 많이 힘든거 아시잖아요."
"현귀야, 넌 가서 연습이나 하고있어라."
"...알겠어요. 너무 속규한테 뭐라하지마세요. 아셨죠? 믿고 갑니다."
[윤현귀 - 그리고등학교 2학년. 176cm/68kg . 고교리그 TOP3안에 드는 초고교급 타자. 타격의 달인.]
"강속규, 이제 곧 청룡기다. 근데 왜이래 자꾸."
"뭐가요."
"너가 이러니까 우리팀의 모든 신경이 너한테만 자꾸 쏠리잖아. 연습이 되겠어?"
"그럼 절 내쫓으라고 했잖아요, 전 야구가 좋다고요. 그래서 제 발로 나갈 수는 없겠다고 그렇게 말씀드렸잖습니까!!"
"....너가 항상 해오던 보직을 잃어서 슬프냐."
".......그 말 다신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역시 그 날 때문이구나."
"......"
"지난 해 전국고교리그 결승전에서 넌 심지형에게.."
"그만!! 그만하라고요 제발!! 그래서요? 그래서요?!"
"속규야."
"됐어요! 감독님께서 하라고하신 투수.. 하.. 전 세상에서 멍청하게 공만 던지는 투수가 제일 싫었어요. 근데 저보고..
저보고.. 투수를 하라고요? 절대 안해요!! 전 항상 타격폼을 연구할거고 스윙연습이든 뭐든 타격에 열중 할거에요!!
현귀처럼 말이예요.. 작년의 저로 돌아가고싶다구요.. 크흑!"
"근데 넌 이제.. 달릴 수 없잖아."
"...!"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당장 야구공 챙겨. 투구 연습한다."
정말 싫다. 그 날만 아니었어도..
난 지금도 고교리그에서 알아주는 타자였을텐데..
아쉽다. 또 아쉽다.
이제 그 멍청한 투수노릇을 해야되는건가...
망할 야구..
내가 투수를 해야되는 그 더럽고 치욕스런 기분보다
야구 그 자체를 사랑하는 마음, 그 기분이 더 강렬해..
- 제 1구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