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선정] 단말기 업체 바빠졌다
국내업체 주도 속 외국업체들도 진입 움직임
2비 1동 사업자 선정, 장비업체 명암 결정
2002년 5월 IMT2000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이와 관련된 장비제조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키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사업자 뿐만 아니라 에릭슨, 모토로라 등의 외국 업체들도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데이타퀘스트에 따르면 아·태지역 이동통신 이용자가 2000년 3분기에만 1700만명 증가했고 이 지역 이동통신 총 가입자수는 1억 8800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관은 또한 향후 1∼2년내에 IMT2000이 상용화되면 이동통신 인구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태지역 중에서도 홍콩이나 한국 이동통신시장은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라고 밝혔다.
시스템 공급에만 관심을 가진 유럽 기업들도 한국의 이동통신단말기시장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모토로라 등은 셀룰러와 PCS단말기 시장에서 국내 업체에 참패한 설욕을 IMT2000에서는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차세대이동통신단말기와 시스템 시장 규모는 2세대 통신시장에 견주어 볼 때 향후 장비업체들의 명암을 엇갈리게 만들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뿐만 아니라 에릭슨이나 노키아 같은 비동기방식의 유럽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술 개발 비용 1800억원
국내 이동통신단말기 판매량의 약 50%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IMT2000 시장에서도 업계 선두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CDMA방식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만큼 차세대이동통신시장에서도 선두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연구인력은 대략 750명 정도다. 이들이 현재 삼성전자의 동기·비동기방식의 단말기와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은 내년말까지 동기식 단말기 개발을 마치고 2002년말에는 동기식시스템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빠르면 2003년에 상용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LG전자는 97년부터 2001년까지 단말기와 시스템개발에 총 320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다. IMT2000 기술개발 비용으로 이 중 약 1800억원이 쓰여진다.
LG전자는 2000년 하반기까지는 비동기방식시스템과 단말기 개발을 모두 완료하고 그 후에는 시스템 안정화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에릭슨은 1989년부터 IMT2000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매출액 대비 16%를 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에릭슨은 비동기방식 IMT2000 기술개발에 있어 가장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릭슨의 경우 GSM 등 국내 방식과 다른 단말기만 생산해와 국내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같은 열세를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에릭슨은 단말기, 시스템 그리고 애플리케이션을 비롯 무선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토털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에릭슨은 현재 유럽지역에서 채택하고 있는 W-CDMA 기술 뿐만 아니라 한국이 자랑하고 있는 cdma2000 기술도 지원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에릭슨은 차세대이동통신 관련 분야의 전문지식인들을 모아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ISP,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납품업자, 시스템 통합관련 업체과 금융기관 관계자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모토로라코리아디자인센터(KDC)를 중심으로 IMT2000 단말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시스템에 관한 연구는 미국 본사를 비롯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다.
모토로라 또한 다른 장비제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동기와 비동기방식에 대한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국내 네트웍 환경이 IP기반으로 전환하는데 초점을 맞춰 다양하게 설치된 네트웍망에 대한 액세스 및 전송기술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IP기반으로 망 전환을 용이하게 한다는 것이 국내 차세대통신망에 대한 전략이다.
이를 위해 루슨트는 IMT2000 전담반을 별도로 설치하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펼칠 채비를 갖춰 놓은 상태다.
업체마다 공급 실적 과시
각 업체들은 여러 나라의 이통사업자들에 대한 공급 실적을 내세워 자신들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은 단말기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의 동기방식단말기 시장점유율은 세계 1위이며 비동기방식도 8위정도를 차지, 전체 시장을 볼 때 4위정도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스템 수출 실적도 올렸다. 호주의 동기방식 이동통신사업자인 허치슨에 2억 2000만달러 규모의 시스템을 수출했고 미국 스프린트에는 3000만달러 규모의 장비를 공급했다.
이 밖에도 중국 제 2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에 20억달러, 대만 중화전신에 4억달러, 일본 KDDI에 기지국 9000여개를 공급하는 등 기술이나 브랜드 인지도면에서 외국 사업자들에게 밀릴 것이 없다.
이에 비해 LG전자는 뚜렷한 해외 수출실적은 없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서서히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수출실적이 잡히기 시작했다. 99년 300만대의 CDMA 휴대폰을 수출했고 올해는 총 400만대 정도가 해외에서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즈 와이어리스와 디지털 휴대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연말까지 50만대를 공급키로 했다. 그러나 시스템에 대한 수출실적은 없는 상태다.
에릭슨은 세계 10대 이동통신사업자가 에릭슨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내 시장진출도 자신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에릭슨은 영국 보다폰과 NTT도코모 등과 IMT2000 관련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은 내년 5월부터 IMT2000서비스를 상용화한다.
아직 국내에선 브랜드 인지도가 미약하긴 하지만 2개 사업자들이 비동기방식으로 사업권을 신청한 만큼 에릭슨의 돌파구는 충분히 있다는 판단이다.
에릭슨은 또한 퀄컴에서 인프라 사업부를 인수해 동기방식시스템 부분에 대한 공급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장 경쟁 이미 시작됐다
현재 LG전자는 비동기와 동기방식의 시스템·단말기를 모두 개발하고 있다. 특히 비동기방식에 대한 기술은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 보다 빠르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3월 최대 384Kbps 속도를 지원하는 동기방식 시험시스템을 개발해 시연회를 개최했다. 6월에는 최대 속도 144Kbps 비동기방식 시험시스템을 개발해 영상통화 시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올 7월에는 2세대와 3세대 통신간 연동이 가능한 비동기방식 핵심망을 개발했고 IMT2000 단말기용 핵심영상소자를 바탕으로한 2종류의 주문형반도체 개발도 완료했다.
삼성은 동기식 IMT2000의 초기단계로 불리는 cdma2000 1x에 사용할 수 있는 VOD 기능 탑재 단말기를 출시해 놓은 상태다.
모토로라 또한 IS95C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금은 개발단계에 있으며 서비스가 안정화된 이후인 내년 1월말께 제품을 출시한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사정에 밝은 중견제조업체들과 공조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팬택이나 어필텔레콤 같은 업체들과 차세대이동통신단말기 개발에 있어 기술 지원과 교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모토로라 코리아는 어필, 팬택과 자본 제휴를 맺고 국내 시장에 CDMA 휴대폰을 생산, 공급해 왔다.
루슨트는 cdma2000 1x시스템을 개발·완료해 SK텔레콤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NTT도코모에는 W-CDMA 시험 운용용 장비를 공급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시스템 개발을 지속해 내년 중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사업자 선정에 따라 변수
그러나 이달말 발표되는 '사업자 선정'결과에 따라 장비업체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IMT2000 사업권을 신청한 컨소시엄은 모두 4개. 한국통신아이엠티, SK아이엠티 그리고 LG글로콤이 비동기방식으로 사업권을 신청했고 한국IMT2000은 동기방식으로 사업권을 신청한 상태다.
이 중 한 업체는 반드시 떨어진다. 그 사업자가 어디가 되는냐에 따라 장비업체들 판도가 변화할 수 있다.
만약 유일하게 동기방식의 사업권을 신청한 한국IMT2000이 과락으로 탈락할 경우 비동기신청사업자 중 한 업체는 동기방식으로 사업권을 다시 신청해야 한다.
이 경우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나 한국통신이 동기방식으로 다시 허가 신청을 할 경우 이들에게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으로 삼성이 가장 유력하기 때문이다.
LG글로콤이 탈락해 동기방식으로 전환한다면 비동기시장을 놓고 국내 업체와 외국 업체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현재 기술개발 수준을 놓고 볼 때 에릭슨이나 루슨트, 모토로라 등의 외국업체들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IMT2000이 동기방식사업자로 결정이 나고 비동기방식을 선택한 나머지 사업자들 중 한 곳이 탈락한다면 외국업체들이 국내 IMT2000 장비시장을 싹쓸이할 수도 있다고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나머지 사업자들이 모두 비동기방식의 서비스를 주장하고 있고 비동기기술에 대해서는 외국업체들이 삼성전자는 LG전자에 비해 우수하기 때문이다.
LG글로콤이 살아남아 서비스를 할 경우 다른 비동기사업자가 LG전자 장비를 선택할 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장비업체들이 서비스사업자들의 선택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는 정보통신부의 결정이 어떤 방향으로 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이러한 선정에 따른 변수는 대부분의 장비업체들이 동기와 비동기방식 기술에 모두 신경을 쓰도록 만들고 있다.
에릭슨 같은 대표적인 비동기업체가 한국IMT2000과 동기기술개발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이같은 장비업체의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표] 각 장비제조업체별 IMT2000 준비현황
[표] 2000년 11월 국내 이동통신단말기 시장점유율
[인터뷰] 강영만 텔슨전자 애플리케이션 담당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