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 중 곳인 이곳은 정확한 행정구역은 대구광역시 북 구 칠 곡 3동이다.
1981년 경북 칠곡군 칠 곡읍이 대구직할시 북 구 로 편입되면서 칠 곡 지역은 거대한 신도시로 개발되어 탈바꿈하였으나 유일하게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오지마을이 여기 도남동이다.
2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으며 칠 곡 도심과 연결된 길은 버스한대가 다니기에는 너무도 비좁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좋아졌지, 옛날에는 하루 4번만 들어갔으니깐..아침 첫차를 몰고 들어가면 은 동네어귀에 보따리 한가득 줄지어 놓고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지..요새는 낚시하러오는 승용차들 때문에 안 그래도 길도 좁은데 거기에다 차를 세우니 버스가 오도 가도 못하고 예전에는 저기서 버스가 4시간 동안 갇혀 있었어, 그래도 사람들 인심은 참 좋았지 수고 많다면서 밭에서 재배한 고추를 한 무더기 싸서 주기도 했고..”
버스기사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버스가 당장이라도 옆에 못으로 빠질 듯이 겨우겨우 지나 작은 재를 하나 넘어서니 마을입구 구멍가게가 하나 보인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길로 버스가 다닐까..
참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기사 분들이 고생 많으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라고 부르기가 그럴 만큼 우마차 길 따라 산 아래 못을 끼고 버스는 엉금엉금 아슬아슬하게 지나서 담벼락에 닿을락 말락 하는 동네 안을 지나 마을 경로회관 앞 꽃밭에 달랑 세워진 버스승강장 앞에 도착한다.
천신만고끝에 버스는 마을어귀 밭때기위에 달랑세워진 정류장이 있는 마을 경로회관 앞에 도착했다. 칠곡의 마지막 남은 개발의 바람이 피해간 마을.. 도남동이다. 칠곡 오지마을 도남동.. 승용차 한대 달리기에 딱 맞은 길을 대구 시내버스가 한시간마다 마을로 들어온다. 버스는 길모퉁이에서 기다리던 몇분의 승객을 태우고 쉬지도 못하고 다시 왔던 곤역스런 좁은 길을 향해 마을 동네길로 향한다.
낯설은 마을에 내린 나는 5월을 맞은 한적한 시골마을을 떠나는 버스를 멀직이 서서 바라보았다. 멀어지는 버스... 왠지 마음이 쓸쓸하다.
버스가 떠나버린 도남동 버스종점은 적막감에 빠져버린다.
종점앞에는 도남동 마을 경로회관이 자리하고 있다.
어느덧 해가 서산위에 걸렸다. 다음버스가 언제올지도 모른채 마을입구를 서성거렸다.
버스가 떠난 길을 따라 걸어내려와보았다. 휴~ 정말 이길로 버스가 다닌다니..
20여가구가 산아래 옹기종기 모여사는 마을.. 팔공산 자락에서 내려온 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마을을 지나는데 갑자기 대문사이로 강아지가 불쑥 모습을 드러내며 낯선이를 보며 짖는다.
농촌의 봄은 깊을대로 깊어 이제는 여름으로 풍경이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다.
오후에서 저녁무렵으로 넘어가는 시간.. 무작정 오지노선 버스를 타고 이곳을 찾아온 나는 돌위에 걸터앉아 시골의 정취를 즐겼다.
첫댓글 지금 월드컵 경기장 자리인 수성구 내환동까지 들어가던 예전 92번 버스가 생각나는군요.(10년전) 고모역도 함께 경유했기 때문에 20분 이상 더 걸렸던 것 같습니다.
무태동도 생각나는군요....거기도 오지였는데..지금은 도로도 많이 확장됐고..,..버스도 그리 흔치 않았는데...
네 ^^ 92번버스 기억나요..욱수동~가천~고모~수성교 경유해서 반야월 저탄장 뒷길로 해서 매여동 까지 다녔지요.처음 등장한 83년 당시 92번은 미니버스였죠..
90년대 초반까진 93번, 95번도 있었죠. 93번은 칠곡에서 성당시장까지 운행하던 노선인데 구암고쪽 옆길로 다닌 기억이 나네요, 95번은 갓바위에서 칠성시장까지 운행앴나(?), 둘다 배차간격은 1-2시간 정도라 운좋으면 타던 행운의 버스 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