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아기사슴밤비예요.지금 맥도널드에서 사온 햄버거 먹고 있어요.맛있어요^^
: 궁금한게 있는데요....
: 바흐의 커피칸타타의 바흐작품번호가 어떻게 되지요?
: 커피칸타타 바흐 작품번호 아시는분 꼭 답장해 주세요?
: 그리고 또하나..
: 커피칸타타는 어떤 음반이 좋을 까요?
: 예전에 이곡을 라디오에서 들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 좋은 음반 추천좀 해주세요..
: 지금가지 아기사슴 밤비였습니다..
: 보람찬 주말 되세요
:
마침 예전에 정리해 놓은 자료가 있어서 올립니다. 추천음반은 맨 뒤에 나옵니다.
@ 바흐의 '커피 칸타타, BWV 211'
≪ Johann Sebastian Bach ≫ " Schweigt stille,
plaudert nicht. " (1685-1750)
'Coffee-Cantata, BWV 211'
※ 바로크 시대에는 성악곡에 특별한 제목을 붙이지 않는 것이 상례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성악곡들이 가사의 첫줄을 제목으로 썼기 때문에, 그 내용과 별 상관 없는 제목을 가지는 것이 많죠.(바흐의 칸타타 BWV 140이나 BWV 147도 첫번째 곡의 첫줄 가사가 그 제목으로 쓰이고 있죠.) '커피 칸타타' 역시 1곡 레치타티보의 첫줄 가사인 "Schweigt stille, plaudert nicht" (Be silent, do not talk)란 제목으로 전해집니다.
바흐가 활동하던 시기에 칸타타는 가장 대중적인 음악 양식의 하나였습니다. 200여 곡이 넘는 바흐의 교회 칸타타들은 그의 전체 작품 수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불행하게도 그런 칸타타들은 바흐가 세상을 떠난 후로 1세기 가까이나 잊혀져 있었죠. 1829년에 이르러서야 약관의 멘델스존이 마태 수난곡을 지휘, 연주함으로서 잊혀졌던 바흐의 작품들이 사람들의 망각으로부터 부활되었죠.
마태 수난곡의 부활은 바흐의 다른 성악곡들에 관한 관심도 불러일으키게 되어 1837년엔 "농부 칸타타"와 "커피 칸타타"가 출판되고 바흐의 뛰어난 세속 칸타타들이 당시 음악 비평가들의 주목을 끌게 됩니다.
바흐가 작곡한 세속 칸타타의 정확한 수는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약 50여 곡이 작곡되었으리라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바흐의 세속 칸타타는 약 20여 곡이며 대부분이 라이프치히 시대에 의 연주회를 위해 작곡되었습니다.(바흐는 1729년부터 텔레만이 설립한 의 음악감독으로 있었죠.) 그의 칸타타들이 거의 라이프치히 시대에 작곡된 것은 라이프치히가 연주행사와 종교 의식이 자주 열리는 도시여서 바흐가 그런 것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많이 주어졌기 때문이라 짐작됩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곡들 중 바흐의 가장 오래된 세속 칸타타라고 추정되는 것은 BWV 208 "나의 즐거움은 오직 사냥뿐(사냥 칸타타)"이며 이것은 작센공 크리스티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된 것입니다. 바흐는 그가 교회 칸타타에 기울였던 것만큼 세속 칸타타에도 세심한 정성을 쏟았는데, 제로 그는 많은 아리아의 선율들을 다른 세속 칸타타나 종교적인 작품에 다시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원체 바흐 음악의 기본적인 분위기나 선율이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것들이어서 텍스트가 곡의 목적에 따라 바뀌었다 하더라도 또 다른 하나의 뛰어난 작품이 탄생했던 것이죠.
"커피 칸타타" 역시 1734~1735경 라이프치히에 있는 커피점에서의 의 연주회를 위해 작곡되었는데, 이 곡이 유명해진 이유는 당시의 세태를 아주 잘 나타내고 재미있게 풍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당시의 커피점이나 레스토랑은 지식인, 교양인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였기에 그들의 수준에 맞는 서비스로서의 소규모 오페라나 연주회가 자주 열렸다고 합니다.)
그 당시 유럽에서는 영국을 통해 수입된 "커피"라는 새로운 음료가 대유행이었습니다. 독일도 예외가 아니어서 라이프치히에는 8개의 허가 받은 커피점이 운영되고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어느 시대에서나 세대간의 갈등은 있게 마련이어서 커피를 반대하는 보수적인 사람들과 신세대들 사이에 의견충돌이 많았으며, 커피를 즐기는 것이 거의 남성들에게만 국한된 일이어서 여성들의 불만의 목소리 또한 컸다고 합니다.
그때 바흐는 신세대 편에 서서 그들을 대변하고 구세대에 대한 재미있는 풍자를 내용으로 하는 <슈렌드리안과 그의 딸 리스헨>이란 희극 칸타타를 작곡하여 많은 인기를 얻었던 것이죠. 여기서 그는 늙은 아버지의 딸에 대한 불만 가득한 투덜거림과 딸 리스헨의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에 대한 기쁨을 두사람의 아리아(베이스와 소프라노)로 잘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바흐가 바로크의 쇠퇴와 고전파에 이르는 새로운 양식이 등장하고 있었던 역사적 전환기에 살았고, 당시의 젊은 층에게 대위법과 교회의 질서를 수호하려는 보수적인 작곡가로 비춰졌던 사실과, 그래서 그의 수많은 작품들이 그의 죽음과 함께 사람들에게서 잊혀졌던 것을 생각하면, 그가 신세대 편에 서서 인기를 얻었다는 것은 조금은 아이러니한 일이죠.
바흐의 세속 칸타타는 커피 칸타타를 포함하여 대부분이 시인인 " Christian Friedrich Henrici(필명: Picander) "의 대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피칸더의 커피 칸타타 대본은 총 10곡 중 8곡에서 끝나는데, 그의 대본에 바흐는 몇 구절을 덧붙여 9곡 레치타티보와 10곡 Trio까지 작곡했습니다.
이 곡에서 아리아와 레치타티보를 노래하는 사람은 해설자, 리스헨, 슈렌드리안인데 해설자는 테너가. 리스헨은 소프라노, 슈렌드리안은 베이스가 맡습니다.(10번째 곡은 세명의 가수가 함께 노래하는 Trio입니다.) 해설자는 칸타타의 처음과 끝부분에서 극의 진행과 줄거리를 설명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반주 악기로는 플룻과 현악 합주. 통주저음이 사용됩니다.
당시 의 학생들이 이 칸타타를 연주할 때는 소프라노의 역할을 남학생이 맡아서 노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담인데, '슈렌드리안'은 독일어로 '칠칠치 못한 사람', 혹은 '보수주의자'란 뜻으로 당시 프로이센의 대왕인 프리드리히는 사치를 막기 위해 커피를 단속했다는데, 바흐가 그런 프리드리히 대왕을 풍자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먼저 줄거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커피를 하루라도 안 마시면 못 견디는 라이프치히의 젊은 아가씨 리스헨. 그녀의 아버지 슈렌드리안은 그것이 못마땅해서 딸에게 커피를 계속 마신다면 외출도 못하게 하고 옷도 안 사주며, 창 밖을 내다보는 것까지 금지 시키겠다고 온갖 협박(?)을 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그런 으름장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리스헨은 "커피는 천번의 키스보다 더 달콤해..." 라며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을 노래하고..
보다 못한 슈렌드리안은 딸에게 만일 커피 마시는 것을 그만 두지 않으면 시집을 보내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리스헨은 이에 굴복하는 척하고 아버지에게 지금 당장 신랑감을 구해 오라고 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신랑감을 구하러 밖으로 나간 사이 리스헨은 "내 신랑감은 내가 커피를 마셔도 괜찮다는 사람이 아니면 안돼..." 라고 중얼거린다.
이번엔 번역가사입니다.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반복되는 부분은 생략했습니다.
* 1곡 레치타티보 - 해설자
조용히 하고 말하지 마세요.
그리고 지금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들어보세요.
여기 슈렌드리안이 그의 딸 리스헨과 함께 나옵니다.
그는 마치 곰처럼 으르렁대는군요.
자..그가 투덜대는 이유를 직접 들어보세요.
* 2곡 아리아 - 슈렌드리안
골치덩어리 자식들은 머리만 아프게 하네.
날마다 내 딸녀석 리스헨을 타일러 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구나.
* 3곡 레치타티보 - 슈렌드리안 & 리스헨
슈렌드리안 : 이 고집쟁이 말괄량이 녀석아. 언제 내 말을 듣겠니? 커피 마시는 것을 그만두어라.
리스헨 : 아버지. 너무 그렇게 엄하게 말하지 마세요.
만일 제가 하루에 커피를 3잔씩 마시지 않는다면 전 너무 괴로워서 바짝 말라 비틀어진
스테이크 꼴이 될 거예요.
* 4곡 아리아 - 리스헨
아..커피의 맛은 얼마나 달콤한가..
천번의 키스보다 더 감미롭고 포도주보다 한층 더 부드럽구나..
난 커피를 마실 수밖에 없어..
누군가 나를 기쁘게 해주길 원한다면 내 잔에 커피를 따라요..
* 5곡 레치타티보 - 슈렌드리안 & 리스헨
슈렌드리안 : 네가 커피를 계속 마신다면 앞으로 어떤 결혼식 피로연에도 보내주지 않겠다. 아니,
산책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겠다.
리스헨 : 네, 좋아요. 하지만 커피는 마시게 해주세요.
슈렌드리안 : 장난꾸러기 같은 녀석. 요즘 유행하는 플레어 드레스도 사주지 않겠다.
리스헨 : 그것도 상관 없어요.
슈렌드리안 : 창가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내다보는 것도 허락하지 않겠다.
리스헨 : 그것도 좋아요. 하지만 커피만은 빼앗지 말아 주세요.
슈렌드리안 : 그리고 더 이상은 네 모자에 금이나 은으로 된 리본도 달 수 없을 게다.
리스헨 : 알았어요. 하지만 제 즐거움을 앗아가지는 마세요.
슈렌드리안 : 이 버릇 없는 녀석아,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냐?
* 6곡 아리아 - 슈렌드리안
본래 고집쟁이 계집애들이란 설득하기 어려워.
하지만 한번 약점을 잡으면 문제는 해결될 거야.
* 7곡 레치타티보 - 슈렌드리안 & 리스헨
슈렌드리안 : 자. 아버지가 하는 말을 듣거라.
리스헨 : 무슨 이야기든 듣지요. 커피 얘기만 빼구요.
슈렌드리안 : 좋다. 넌 앞으로 평생토록 결혼하지 못하는 걸 감수해야만 할거다.
리스헨 : 아! 아버지. 결혼이라구요?
슈렌드리안 : 절대로 네 결혼을 허락하지 않겠다.
리스헨 : 제가 커피를 단념하지 않는 한 말인가요?
아아.. 그럼 커피와도 이제는 영영 이별인가.. 좋아요. 아버지. 저는 더 이상 커피를 마시
지 않겠어요.
슈렌드리안 : 그래. 그렇다면 내가 네 신랑감을 찾아주겠다.
* 8곡 아리아 - 리스헨
좋아요.. 사랑하는 아버지. 오늘 당장 좋은 신랑감을 찾아주세요. 아.. 결혼.. 제가 원하는 것은 결혼이예요. 제가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제 신랑감을 구해오세요.. 전 커피 대신 사랑하는 연인을 갖게 되겠죠.
리스헨이 아버지에게 커피를 단념하겠다고 말하는 여기서 일단 피칸더의 대본은 끝납니다. 그렇지만 바흐는 부모로서의 경험(?)으로 결국 자식에게 이기는 부모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므로(그런 건 바흐 시대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 자신이 쓴 레치타티보와 Trio를 덧붙여 상황을 반전시킵니다.(실제로 바흐에게는 리스헨이라는 이름의 딸이 있었다고도 합니다.)
* 9곡 레치타티보 - 해설자
그래서 늙은 슈렌드리안은 밖으로 나갔죠. 그리곤 딸 리스헨의 신랑감을 찾으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리스헨은 비밀스럽게 혼자 중얼거린답니다. '직접 약속을 받기 전까지는 어떤 남자가 나타나더라도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할 거야. 그리고 결혼서약서에도 덧붙여야지. 내가 원할 때는 언제든 커피를 마셔도 좋다고...
* 10곡 Trio
고양이는 쥐를 잡는 것을 그만둘 수 없고, 아가씨들은 커피를 단념 못하네.
어머니는 커피를 좋아하고, 할머니도 그런데.. 왜 딸들을 나무라는가?
전집이나 세트를 제외하고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커피 칸타타' 음반은 대충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Cantatas: Complete, Vol. 4
(BWV 198, BWV 215, BWV 211, BWV 214, BWV 209, BWV 204, BWV 201)
/ The Amsterdam Baroque Orchestra and Choir (채ㅜㅇ. Ton Koopman)
/ Soloists
* Soprano: Lisa Larson, Els Bongers, Anne Grim, Caroline Stam
* Alto: Elisabeth von Magnus, Peter de Groot
* Tenor: Paul Agnew, Jeremy Ovenden
* Bass: Klaus Mertens, Donald Bentvelsen
/ Erato 0630-15562-2 (1996)
# Cantatas: Coffee & Peasant
/ Academy of Ancient Music (cond. Christopher Hogwood)
/ Solist: Emma Kirkby (Soprano), Rogers Covey-Crump ( Tenor), David Thomas (Bass)
/ L'oiseau-Lyre 417 621 2 (1986)
# Secular Cantatas: BWV 211 & BWV 213
/ Orchestra & Choir of the Age of Enlightenment (cond. Gustav Leonhardt)
/ Soloists: Barbara Bonney (Soprano), Ralf Popken (Alto), Christoph PrUgardien (Tenor), David Wilson-Johnson (Bass)
/ Philips 442 779-2 (1994)
# Cantatas: 211, 212
/ Matyas Antal
/ Naxos (1992)
# Peasant & Coffee Cantata
/ Concentus musicus Wien(cond. Nikolaus Harnoncourt)
/ Soloists: Rotraud Hansmann (Soprono), Kurt Equiluz (Tenor), Max van Egmond (Bass)
/ Teldec 8.43631 (1968)
# Coffee Cantata, Peasant Cantata
/ Linde Consort (cond. Hans-Martin Linde)
/ EMI Red Line
# Coffee & Peasant Cantata
/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 (cond. Neville Marriner)
/ Solists: Julia Varady, Aldo Baldin, Dietrich Fisher-Dieskau ...
/ Philips (1997)
가장 추천하고 싶은 연주는 쿠프만 & 암스텔담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음반(Cantatas: Complete, Vol.4/Erato
0630-15562-2/3CD's)입니다만, 3장짜리라서 구입하는데 부담이 될 것 같군요.
부득이 차선을 꼽는다면, 비인 콘첸투스 무지쿠스와 함께 한 아르농쿠르의 음반, 계몽주의 시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지휘한 레온하르트의 음반, 그리고 고음악 아카데미 & 호그우드의 음반입니다. 굳이 순서를 정하라면 호그우드, 레온하르트, 아르농쿠르크입니다만 이는 연주의 질과는 상관없고 초심자들에게 얼마나 친근하게 들릴 수 있느냐는 문제를 고려한 결과일 따름입니다.
만일 몇 번 듣는 걸로 만족하실 거라면 염가음반 중에서 찾아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Matyas Antal의 낙소스 음반이나 Linde Consort의 EMI Red Line 반이 추천 대상입니다. 앞서 언급한 음반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니까 경제적인 부담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