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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죄인 살리신”
찬송가 가운데서 전 세계의 성도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을 들자면, “예수 사랑하심을 성경에서 배웠네”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애창되는 찬송이라면, 그만큼 자주 불리기도 할 텐데 신기한 일은, 세상 곡은 아무리 좋아도 몇 번 부르고 나면 금방 지루해져 계속해서 부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지만, 찬송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부르고 불러도 지루하지 않다. 우리의 신앙고백이 담긴 곡이라 그런 모양이다.
“예수 사랑하심을 성경에서 배웠네”라는 곡을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지금은 오전으로 바뀌었지만, 저녁에 수요예배가 있었을 때의 일이다.
한 여름이 지나고 약간 선선한 바람이 부는 9월의 어느 날, 본당에서 수요예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전통복장의 흑인 여성 두 명이 본당에 들어왔다. 그들은 처음에는 약간 어색한 듯 주위를 둘러보더니 뒤 쪽에 앉았다. 앞에서는 찬양팀이 찬양을 연습하는 중이었고...
본당에 있던 교인들은 이들을 힐끗힐끗 바라만 볼 뿐 말을 붙이지 못하고 있을 때, 내가 그들에게 다가가 떠듬떠듬하는 영어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디서 오셨나요?” “우간다에서 왔어요.” “아, 우간다! 그런데 어떻게 교회에 오셨지요?” “교회 앞을 지나가다가 찬송 소리가 나서 들어왔어요.” “아, 그래요?”
그때 마침 찬양팀이 연습하던 찬송이 바로 “예수 사랑하심은”이었다. 그들과 잠시 얘기를 나눠보니, 예배에 참석하러 온 건 아니고, 관광차 한국에 와서 교회 근처의 호텔에 여장을 풀고, 남대문 시장 구경하려고 교회 앞을 지나가는데 어디선가 찬송소리가 나서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무작정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가다보니, 본당까지 오게 되었다나? 그러면서 자기들은 조금 앉아 있다가 갈 거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기에, 알았다고 하고서 내 자리로 돌아갔는데 한동안 이들은 콧노래로 찬양을 따라하더니 10여 분 정도 지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찡끗 인사를 하고는 본당을 빠져나갔다. 만일 그때 찬양팀이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연습했더라도 이분들은 분명 본당으로 들어왔을 거란 생각을 한다.
하여간, 우리가 주일에 드린 곡은 최소 100여 명이 불러야 제법 어울릴 것 같은 스케일이 아주 큰 곡이었다. 그러나 비록 우리의 인원수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염 집사님의 격정적인 표정과 지휘에 맞춰 우리는 젖 먹던 힘까지 보태 있는 힘껏 찬양을 했다. 만일 편곡자가 교회에 와서 우리의 찬양을 들었더라면 우리의 찬양에 깜짝 놀라지 않았을까 한다.
이 곡에 대해 대충 어느 정도의 정보는 알고 있지만,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Amazing Grace”는 미국의 대표적인 찬송가로, 작곡가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다만 스코틀랜드 혹은 아일랜드 민요에서 기원했다는 등의 여러 설이 전해진다. 노래의 가사는 영국 성공회 사제 존 뉴턴(1725∼1807)이 과거 흑인 노예무역을 했을 때 흑인을 학대했던 것을 참회하며 1772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의 경험에서 「한때 길을 잃었으나 (신의) 놀라운 은총이 나를 인도해 주셨다.」는 가사가 나왔다. 이 곡은 영국에서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1789년 미국에 소개된 후 널리 보급됐다. 18세기 후반부터 미국에서 국가적 신앙 부흥 운동이 일어났는데, 당시 설교를 듣기 위해 모인 미국인들은 설교가 끝나면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앞 구절을 함께 부르곤 했다고 한다. 특히 1838년 미국의 강제적인 인디언 이주로 고난을 겪은 체로키 부족이 이주 과정에서 서로에게 힘을 북돋워 주기 위해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또 미국 남북전쟁(1861~1865) 당시에도 남북을 가리지 않고 사망자를 추도하고 전쟁으로 상처받은 자를 치유하는 곡으로 쓰였으며, 1960년대 흑인 민권 운동과 베트남전 반전 운동에도 이 곡이 널리 불려졌다. 한편, 2015년 6월 26일(현지 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 찰스턴에서 열린 총기 난사 희생자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의 장례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모 연설 도중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우리가 드린 찬양을 동영상으로 다시 보며, 주일의 감격을 되새기는데, 그럴 때마다 무척이나 아쉽게 느끼는 것은 교회의 방송장비가 우리의 찬양을 녹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지금으로서는 교회에서 새롭게 방송장비를 구입할 형편은 아닐 테니 차선책으로 다른 해결점을 찾아야 하는데 내가 음향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찬양대 앞에 마이크를 세워두는 것보다 차라리 4층이나 아니면 찬양대 반대편(오르간 쪽)에서 녹음을 하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든다.
화제를 돌려서...
지난주에 포항, 울산 순회연주에 관한 대략의 일정이 나왔다. 예정대로는 8월 1일(수) 아침 8시 정각 출발이지만, 교통상황에 따라 시간이 더 당겨질 수도 있다고 한다. 교회에서 출발하면, 우선 포항 청림제일교회로 가 거기서 한동우 목사님과 함께 개회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듣기로는 한 목사님이 점심을 대접하려고 했지만, 육의 양식보다 영의 양식을 대접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아 우리에게 말씀을 전해주신단다. 그리고 일정표에 보면, '문수관'이라는 생소한 이름이 있는데 이건 우리가 머물 숙소의 이름이다. 들리는 바로는... 우리가 묵을 숙소는 울산대학교 내에 위치한 시설이 아니라, 학교에서 약 15분 떨어진 곳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이며, 울산대공원과 연접해 있는 까닭에 학교 운동장보다 훨~씬 더 큰 공원이 있다. 그리고 숙소의 정확한 명칭은 청운학사 문수관! 아래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1층은 게스트하우스이며 나머지 층은 외국인 교원이나 유학생들이 묵는 아파트인데 방 안에는 싱글 사이즈 침대 2개, TV, 냉장고, 화장대가 있고, 샤워를 겸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으며, 수건, 샴푸, 린스, 치약, 헤어드라이어 등이 잘 갖춰져 있다. 우리의 여정이 3박 4일이니 숙소에서 머물 시간이 많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면 대공원을 슬근슬근 걸으며 풀내음을 맡아도 좋고, 조깅코스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혹시 더위에 쌓인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찌뿌둥하여 격한 운동으로 풀고 싶다면, 넓은 잔디밭에서 <남자 대 여자>로 편을 갈라 축구시합을 하는 건 어떨까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남자는 절대로 3초 이상 공을 잡고 몰아서는 안 되며 이걸 어길 시 무조건 자책골로 하고, 그 대신 여자는 럭비, 핸드볼 등의 규칙을 동원해도 무방한 그런... ^^
남명관 집사님이 카톡에 올린 자료를 보니, 지금까지의 참석 예상인원이 반주자를 포함하여 모두 21명인데 소프라노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물론 금요일에 합류하는 대원들이 있지만, 이왕이면 수요일부터 참석하여 함께 움직이면 더 좋을 것 같다.
참!
돌아오는 금요일에는 우리 순서로 “너 예수께 조용히 나가”를 약간 느린 버전으로 찬양할 예정이다. 저녁 7시 반에 모여 연습한 후 본당에 올라간다고 하니, 시간을 잘 지켜 충분한 연습이 이루어지도록 해야겠다. 또한 다음 날인 토요일에는 오후 3시부터 순회연주를 위한 연습이 있는데, 대장 집사님이 강조했듯이, 대원들 가운데 순회연주에 참석하지 않는 대원이 있다 할지라도 토요연습에는 함께 참석하여 서로서로 힘을 북돋아 주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