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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베들레헴으로의 여행
1944. 6. 5.
베들레헴 여행
나는 아주 혼잡한 간선도로를 본다. 상품들과 소지품들이나 사람들을 싣고 가는 작은 나귀들이 길의 한쪽 편으로 가고 있고, 다른 작은 나귀들은 반대편으로 가고 있다. 날씨가 춥기 때문에 탈 짐승들을 탄 사람들은 박차를 가하고, 걸어가는 사람들은 빨리 걸어가고 있다.
공기는 맑고 건조하며, 하늘은 청명하다. 그러나 겨울날들에 공통되는 혹독한 분위기가 도처에 있다. 헐벗은 들은 더 넓어 보인다. 목초지들의 짧은 풀은 겨울바람들에 메말라 있다. 양떼는 방목지들에서 풀들을 찾으며 햇볕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해가 늦게 뜨기 때문이다. 그놈들은 춥기 때문에 서로 몸을 바싹 붙이고 머리를 쳐들어 해를 바라보며 ‘빨리 나와라, 추워죽겠다!’고 말하려는 듯 운다.
지면에는 기복이 있는데, 그 기복들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이곳은 진짜 구릉지이다. 풀과 산등성이들로 뒤덮인 계곡들과 비탈들이 있다. 길은 그 가운데로 지나가는데 동남쪽으로 이어져 있다.
마리아는 작은 회색 나귀를 타고 있다. 그녀는 두꺼운 겉옷으로 온통 여미고 있다. 안장 앞에는 그녀가 헤브론 쪽으로 여행할 때 내가 이미 본 적이 있는 장치가 있고, 그 위에는 필수품들이 들어 있는 작은 트렁크가 놓여 있다.
요셉은 고삐를 잡고 옆에서 걷고 있다.
“당신은 피곤하오?”
그는 그녀에게 이따금씩 묻는다.
마리아는 미소 지으며 그를 바라보며 대답한다.
“아니오.”
세 번째에 그녀는 덧붙인다.
“당신이야말로 걷느라고 피곤하실 거예요.”
“오! 나는! 이것은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오. 나는 만일 내가 나귀 한 마리를 더 구했다면 당신이 더 편히 갔을 것이고, 우리가 더 빨리 갈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만을 하고 있었소. 그러나 나는 다른 나귀를 구하지 못했소. 요사이는 모든 사람에게 나귀가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힘내시오. 우리는 곧 베들레헴에 도착할 거요. 에프라타는 저 산 너머에 있소.”
그들은 둘 다 침묵한다. 동정녀는 자기가 말하지 않을 때 내적인 기도에 집중하는 것 같다. 그녀는 자기의 생각들 중 하나를 향하여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마치 군중을 바라보는 것 같지만 그것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노인인지, 목동인지, 부자인지, 가난한 사람인지 보지 않는 것 같다. 그녀는 자기가 보는 것만을 볼 뿐이다.
“당신은 춥소?”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요셉이 묻는다.
“아니오, 고마워요.”
그러나 요셉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는 안심이 되지 않아 나귀 옆구리로 늘어진, 그녀의 긴 옷 밖으로 나와 있는 샌들을 신은 발들을 만져본다. 그는 그 발들이 차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의 머리를 흔들며 자기가 어깨에서 겨드랑이로 메고 있던 담요를 벗어 그녀의 두 다리를 감싼 다음에 그녀의 무릎 위에 펴서 그녀의 두 손이 담요 밑에서 따뜻하게 해준다.
그들은 양떼를 몰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길을 가로지르는 한 목자를 만난다. 요셉은 몸을 숙여 그에게 무언가를 말한다. 목자는 고개를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인다. 요셉은 나귀를 붙잡고 양떼의 뒤를 따라 풀밭으로 들어간다. 목자가 자기의 배낭에서 투박한 그릇을 꺼내 뚱뚱한 양의 퉁퉁 분 젖들을 짜서 그것을 담은 그릇을 요셉에게 건네주자, 그는 그것을 마리아에게 준다.
“하느님께서 두 분 모두를 축복하시기를.”
마리아가 말한다.
“당신은 당신의 사랑으로 인하여, 그리고 당신은 당신의 친절로 인하여. 저는 당신들을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댁들은 먼 곳으로부터 오고 계십니까?”
“나자렛에서부터요.”
요셉이 대답한다.
“그런데 댁들은 어디로 가시오?”
“베들레헴으로요.”
“이런 상태의 여자에게는 먼 여행이군요. 이분은 당신의 아내요?”
“그렇소, 내 아내요.”
“당신들은 갈 곳을 가지고 있소?”
“아니오.”
“오, 어쩌나. 베들레헴에는 그곳에서 등록하거나 다른 곳으로 가서 등록하기 위하여 여행하는 사방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어요. 당신들이 숙소를 찾아낼 수 있을지 나는 모르겠소. 당신들은 그곳을 아시오?”
“나는 잘 모르오.”
“그래요… 나는 당신에게 그것을 설명해드리겠소… 이 여자 분을 위해서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그녀를 가리킨다) 여관을 찾으시오. 그러나 그것은 만원일 거요.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길을 가르쳐주려고 그 여관을 일러주는 거요. 여관은 광장에, 가장 큰 광장에 있어요. 이 간선도로로 가면 당신들은 거기 도착할 거요. 당신은 길을 잘못들 수 없소. 여관 앞에는 샘이 하나 있어요. 그것은 큰 대문을 가진 길고 낮은 건물이에요. 그것은 만원일 거요. 만일 당신들이 여관이나 집들 중에서 방을 구하지 못한다면, 여관 뒤로 돌아가 들을 향하여 가시오.
산에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상인들이 여관에서 방을 구하지 못할 때 가끔씩 그들의 짐승을 두는 데 사용하는 몇 개의 마구간들이 있소. 그것들은 산에 있는 마구간들이오, 알겠소? 그것들은 습하고, 춥고, 문들도 없소. 그렇지만 그것들은 여전히 피난처가 될 거요. 당신의 아내 때문에… 그녀가 길에 있을 수는 없으니 말이오. 아마 당신들은 거기서 방을 구할 수 있을 거고… 당신들이 깔고 자고, 나귀에게 줄 건초도 구할 수 있을 거요. 그럼 하느님께서 당신들을 안내해주시기를.”
“하느님께서 당신께 기쁨을 주시기를.”
마리아가 대답한다.
“평화가 당신과 함께 있기를”
요셉도 대답한다.
베들레헴 도착
그들은 다시 길로 접어든다. 그들이 가파른 봉우리를 넘자 보다 넓은 계곡이 나타난다. 계곡 안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높고 낮은 완만한 비탈들에 많은 집들이 있다. 이곳은 베들레헴이다.
“마리아, 우리는 이곳 다윗의 땅에 왔소. 지금 당신은 쉴 수 있을 거요. 당신은 몹시 피곤해 보이는구려…”
“아니에요,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생각해요… 저는 정말로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마리아는 요셉의 두 손을 잡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오 자비의 주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요셉, 두려워하지 마세요. 침착하세요. 제가 얼마나 침착한지 보이세요?”
“하지만 당신은 몹시 고통당할 터인데?”
“오! 아니요. 저는 기쁨으로 가득해요. 어찌나 크고, 어찌나 아름답고, 어찌나 억제할 수 없는 큰 기쁨인지 제 심장이 아주 세게 뛰며 그것이 저에게 ‘그가 올 거예요! 그가 올 거예요!’ 하고 속삭이고 있어요. 그것은 맥박이 뛸 때마다 그렇게 말해요. 그것은 제 마음의 문을 두드리며 ‘엄마, 하느님의 입맞춤을 엄마에게 주려고 내가 여기 왔어요. 내가 오려고 해요’ 하고 말하는 내 아들이에요. 오! 얼마나 기뻐요, 소중한 내 요셉!”
그러나 요셉은 기뻐하지 않는다. 그는 급히 숙소를 찾아야 한다는 긴박한 필요를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는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방을 청한다. 그러나 없다. 그것들은 만원이다. 그들은 여관에 도착한다. 큰 안마당 주위의 촌스런 회랑들마저도 야숙하는 사람들로 꽉 차있다.
요셉은 나귀를 탄 마리아를 안마당에 남겨두고 다른 집들을 찾아보려고 나간다. 그는 완전히 실의에 잠긴 채로 돌아온다. 그는 아무 곳도 찾지 못했다. 겨울의 이른 황혼이 그 그림자들을 드리우기 시작한다. 요셉은 여관 주인에게 애원하고, 여행자들에게도 애원한다. 그는 그들 모두가 건강한 남자들인데, 아이를 곧 해산하려는 여자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들에게 동정해달라고 애원하지만, 허사다.
분명한 멸시의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한 부유한 바리사이가 있는데, 마리아가 자기에게 다가가자, 그는 마치 자기가 나병환자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옆으로 비켜선다. 요셉이 그를 바라보자 그의 얼굴은 경멸로 새빨개진다. 마리아는 그를 진정시키기 위하여 그의 손목에 자기의 한 손을 얹으며 말한다.
“고집부리지 마세요. 갑시다,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실 거예요”
그들은 밖으로 나가 여관의 담 옆으로 걸어간다. 그들은 여관과 몇몇 초라한 집들 사이에 나 있는 골목길로 돌아간다. 그 다음에 그들은 여관 뒤로 돌아간다. 그들은 마구간들을 찾는다. 마침내 여기 매우 낮고 축축하여 마구간들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지하저장고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몇 개의 동굴들이 있다. 그중 가장 좋은 것들에는 이미 사람들이 들어 있다. 요셉은 완전히 의기소침해 있다.
동굴 마구간으로
“여보시오, 갈릴래아 사람!”
뒤에서 한 늙은이가 소리친다.
“저 아래, 끝에, 저 잔해 아래 굴 하나가 있소. 아마 그 안에는 아직 사람이 없을 거요.”
그들은 서둘러 그 ‘동굴’로 간다. 그것은 정말로 동굴이다. 낡은 건물의 잔해들 가운데 구멍 하나가 있고, 그 너머에 굴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동굴이라기보다는 산의 굴착지이다. 그것은 옛 건물의 기초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거친 나무줄기들에 의하여 지탱되는 돌들로 만들어진 지붕으로 덮여 있다.
여기에는 빛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 잘 보기 위하여 요셉은 부싯깃과 부싯돌을 꺼내 어깨에서 겨드랑이로 맨 배낭에서 꺼낸 작은 등에 불을 붙인다. 그가 안으로 들어가자 황소의 울음소리가 그를 맞이한다.
“마리아, 들어와요. 여기는 비어 있소. 황소 한 마리밖에 없소.”
요셉은 미소 짓는다.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소!…”
마리아는 자기의 나귀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간다.
요셉은 버팀목들 중 하나의 못에 작은 등을 걸어놓는다. 그들은 거미줄들로 뒤덮인 천장, 구멍들, 쓰레기, 짐승들의 배설물, 지푸라기들이 흩어져 있는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흙바닥을 본다. 안쪽에서 입에 건초를 물고 있는 커다란 눈의 황소 한 마리가 머리를 돌려 쳐다본다. 투박한 스툴 하나가 있고, 한쪽 구석 구멍 옆에 두 개의 큰 돌들이 있다. 그 구석의 검은색으로 보아 사람들이 주로 이곳에서 불을 피운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마리아는 황소에게 다가간다. 그녀는 춥다. 그녀는 그놈의 온기를 느끼기 위하여 자기의 양손을 그놈의 목에 얹는다. 황소는 우렁차게 울지만, 요동치지는 않는다. 그놈은 알아듣는 것 같다. 요셉이 구유로부터 다량의 건초를 가져와 마리아의 침대를 만들어주려고 그놈을 한쪽으로 밀 때에도 그놈은 조용하게 순응한다. 구유는 이중구조로 되어 있는데, 아래는 황소가 꼴을 먹는 곳이고, 그 위는 여분의 건초를 저장해두는 일종의 선반이다. 요셉은 이 선반에서 건초를 꺼낸다. 황소는 작은 나귀를 위해서도 공간을 만들어주는데, 그 나귀는 피로에 지치고 허기져서 즉시 먹기 시작한다.
요셉은 엎어져 있는 낡은 양동이도 발견한다. 그는 밖으로 나간다. 왜냐하면 그는 바깥에서 작은 시내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작은 나귀에게 먹일 약간의 물을 떠가지고 돌아온다. 그 다음에 그는 한쪽 구석에서 나뭇가지들의 다발을 집어 그것으로 바닥을 쓴다. 그 다음에 그는 그것으로 가장 가려져 있고 건조한 구석 황소 곁에 침대를 만든다. 그러나 그는 그 보잘것없는 건초가 축축한 것을 깨닫고는 한숨을 쉰다. 그러고 나서 그는 욥의 인내심을 가지고 불을 피워 한 번에 한 줌씩 건초를 집어 들고 불에 쪼여 그것을 말린다.
마리아는 피로하여 스툴에 앉아 그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지금 건초가 준비되었다. 마리아는 부드러운 건초 위에 좀 더 편안하게 앉아 등을 나무줄기들 중 하나에 기댄다. 요셉은 자기의 겉옷을 출입구로 쓰이는 구멍에 커튼으로 걸어둠으로써 실내장식을 마친다… 이것은 임시변통의 은신처이다. 그 다음에 그는 약간의 빵과 치즈를 동정녀에게 주고, 수통에서 약간의 물을 따라 그녀에게 준다.
그가 말한다.
“이제는 자시오. 나는 앉아서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보겠소. 다행히 약간의 나무가 있소. 불이 오래 잘 타기를 바랍시다. 이렇게 하면 나는 등잔의 기름을 절약할 수 있겠소.”
마리아는 순종하여 눕는다. 요셉은 그녀의 겉옷과 전에 그녀의 두 발을 둘렀던 담요를 덮어준다.
“그렇지만 당신은… 당신은 추우실 텐데요.”
“아니오, 마리아. 나는 불 곁에 있겠소. 지금은 쉬려고 애써요. 내일은 상황이 좀 더 나을 거요.”
마리아는 고집부리지 않고 눈을 감는다. 요셉은 자기의 좁은 구석으로 기어들어가 약간의 마른 잔가지들을 곁에 놓고 스툴에 앉아 있지만, 잔가지들이 별로 없다. 나는 이것들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자리 잡고 있다. 마리아는 나무줄기와 짚에 앉아 있는 소가 반쯤 가리고 있는 문… 쪽으로 등을 돌린 채 오른쪽에 있다. 요셉은 왼쪽, 문을 향하여 불을 마주하고 있고, 마리아 쪽으로 등을 돌리고 앉아 있다. 그러나 그는 이따금씩 그녀를 보기 위하여 고개를 돌려 마치 그녀가 자고 있는 것처럼 조용하게 누워 있는 것을 본다. 그는 가능한 한 소리 내지 않고 작은 나뭇가지들을 부러뜨려 그것들을 한 번에 하나씩 불에 던져 불이 꺼지지 않게 하고, 약간의 불빛이 있게 하고, 나무가 더 오래 지속되게 한다.
지금은 희미한 빛만이 남아 있다. 그 빛은 때로는 밝고, 때로는 몹시 희미하다. 등불은 사실상 꺼졌고, 희미한 빛 속에서 황소와 요셉의 두 손과 얼굴의 흰빛만이 보인다. 나머지 모든 것은 희미한 빛 속에서 뒤섞인 덩어리에 불과하다.
마리아께서 말씀하신다.
“불러줄 말이 없다. 환상 자체가 스스로 말하고 있다. 거기서 배어나오는 사랑, 겸손, 순결의 교훈을 얻어내는 것은 너희의 몫이다. 쉬어라. 내가 예수를 기다리며 깨어 있었던 것처럼 지켜보며 쉬어라. 그가 너에게 자기의 평화를 가지고 올 것이다.”
첫댓글 “불러줄 말이 없다. 환상 자체가 스스로 말하고 있다.
거기서 배어나오는 사랑, 겸손, 순결의 교훈을 얻어내는 것은 너희의 몫이다.
쉬어라. 내가 예수를 기다리며 깨어 있었던 것처럼 지켜보며 쉬어라.
그가 너에게 자기의 평화를 가지고 올 것이다.”
피앗! 피앗미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