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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볼프강 호수에 가서 호반 경치를 구경하느라 분주 하지만 나는 그 볼프강 호수 수면에 한폭의 수채화를 건지러 디카에 불이 날 정도로 바빴다.
우리 일행이 성 길겐 마을의 산정에서 페러글라이딩을 하는 아가씨에 혼을 뺏기고 하늘에서 보는 볼프강 호반에 반하여 서둘러 내려 왔는데 나는 볼프강 호수에서 길을 물어 보려고 했었다. 그것도 볼프강 호수에 비친 호반의 반영을 보고.....
호수도 호수 나름이다. 이렇게 맑고 깨끗할수가 있는가 ? 정말 티없이 맑다 해야겠다. 해서 나는 우선 알프스 산정에서 흘러내리는 빙하와 만년설이어서 그렇겠지 했는데, 아님 유럽의 대부분 계곡과 호수가 옥빛으로 빛나는건 석회암이 녹아내려 그런 환상적인 빛깔을 낸다고 보았는데,
이곳 볼프강 호수의 깨끗하고 맑은 이유는 사람들이 가꾸고 정성을 들여서 그렇게 되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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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오폐수처리장에 그 이유가 있다는것을 알았다. 잘츠카머구트의 바트 고이전 마을에는 ‘RHV오폐수정수장’이 있다. RHV(Rein Halt Verband)는 ‘깨끗하게 유지하는 협회’란 뜻이다. 이 정수장에는 바트 고이전, 할슈타트, 오버트라운, 고자우 등 인근 4개 마을 주민 2만 2000여명의 생활하수가 모인다. 생활하수는 호수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호수 아래에 200㎞의 긴 파이프 라인을 설치했다고 한다. RHV는 단순 오폐수 정화만 하지 않는다. 오폐수의 역한 냄새까지 에너지로 활용하는 첨단 친환경 기술이 접목된다. 대형 태양열 집열판과 오폐수 정화과정에서 발생한 가스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인근 마을에 난방 등을 공급한다. 바트 고이전의 한 주민이 말하는 “대소변을 비롯해 쓰레기 하나도 버릴 게 없다.”고 한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 서울신문 잘츠카머구트(오스트리아) 강주리특파원 )
역시 이러한 정성이 있었기에 그렇게 깨끗할수 있구나 하는걸 알고 나서는 더 볼프강이 아름다워 보였다.
내가 사는 안동호반도 언젠가는 이런 노력이 있어야 할것같다.
우리 일행은 유람선에 승선하여 관광을 시작하였는데 선장역을 하는 아주머니가 아주 인상이 편안하여 관람하는 동안 내내 정말 편안하였다.
나는 정말 호반을 본다기 보다 내내 물빛을 보다가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에 거꾸로 비친 반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마치 내가 켄퍼스를 펴놓고 수채화 물감으로 물위에 마음껏 그림을 그린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친구들 중에 그림을 그리는 친구들은 여기 오면 아마 너무나 아름다와 물에 뛰어들지 모르겠다.
마침 물안개가 환상적으로 호수와 산 사이로 숨바꼭질하고 호반곁에 옹기종기 갖가지 모양으로 끼리끼리 동무하여 있는 별장같은 집들이 너무나 잘 어울려 친구들에게 한채씩 나누어지고 싶어졌다.
그래서 열심히 열공하여 많은 그림을 담았다. 탐나는 친구들은 그것 가운데 하나를 골라 가지면 된다. 내가 다 나누어주는 선물이니까...
잘~ ~ 보면 요트나 보트를 타거나 호반에 눕거나 손을 흔드는 사람중에 내가 있는지도 모르니까.....
나는 오늘 지금 여기서 물위에 수채화를 그리고,
또 그 유화 같은 그림위에 물길에서 길을 묻고 있다.
길에서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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