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의 역사( (A)brief history of justice)
데이비드 존스턴 지음
정보 제공 :교보문고
과거의 정의로부터 살펴본 오늘의 정의 구현!
『정의의 역사』는 과거의 정의관들을 살피면서 현재의 정의를 구현할 방법을 살펴보는 책으로, 정의를 인류 문화라는 큰 맥락에서 보고 있다. 이 책은 역사 기록 이후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중요한 정의관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그 철학의 지도를 간략하면서도 정확하게 그려낸다. 또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의 성격에 초점을 맞춘 ‘상호성으로서의 정의’ 이론을 되살려내고, 그 ‘상호성으로서의 정의’ 이론을 현대에 맞게 재창조한다.
저자 데이비드 존스턴
Chapter 1 특권과 박탈을 보여주는 정의의 지형도
정의관의 역사는 철학보다도 깊다 l 보복이 곧 정의였다 l 히브리어 경전도 다른 텍스트와 별로 다르지 않다 l 히브리어 경전에도 평등사상은 보이지 않는다 l 부부도 소유의 관계였다/히브리어 경전은 법 앞의 평등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l 고대의 기록은 어디까지나 특권층의 유물이다 l 노블레스 오블리주
Chapter 2 플라톤의 ‘공화국’에 나타난 목적론
상업국가로 발전하면서 정의가 최고의 미덕으로 자리잡다 l 지혜와 용기, 중용, 정의 중에서 최고는 정의다 l 플라톤의 정의관도 엄격히 계급조직적이었다 l 정의는 궁극적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다 l 사회의 ‘지형’도 비판과 검사의 대상이라는 사상을 퍼뜨리다
Chapter 3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
정의는 여러 방법으로 구현된다 l 분배적 정의는 정치적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l 교정적 정의이론의 바탕은 균형 상호성이다 l 본래부터 정의롭다는 것도 변화의 대상이다 l ‘기여의 원칙’의 씨앗을 뿌리다
Chapter 4 자연에서 인공으로: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홉스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 도전에 직면하다 l 정의는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l 자연법의 전통이 시작되다 l 사회질서는 인간의 관습의 산물이다
Chapter 5 공리성의 출현
사회 전체의 행복에 눈 뜨다 l 사회적 세계는 인간 행위의 산물이며 또한 향상도 가능하다 l 정의의 바탕은 사유재산에 대한 존중이다 l 생산은 사회적 산물이다
Chapter 6 칸트의 정의론
옳은 일이 선의보다 앞선다 l 행복보다 자유가 더 소중하다 l 보편적 법이 될 만한 준칙을 좇아 행동하라 l 인간이 평등하다고 해서 소유까지 평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l 원초적 계약 l 사회정의가 탄생할 비전을 제시하다
Chapter 7 사회정의의 등장
정의의 지형을 내려다볼 새로운 고지를 발견하다 l 이제 사회적 관계의 근거는 계약이다 l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 받는다 l 단 하나의 정의이론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Chapter 8 공정으로서의 정의이론
공리주의는 시민들의 자유를 지켜주지 못한다 l 사회정의이론의 주제는 사회의 기본구조이다 l 사회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들 사이의 공정한 협력시스템이다 l 사회적 불평등은 가장 취약한 사람에게 이로운 쪽이어야 한다 l 상호성 개념을 통해 표현되는 정의감이 중요하다
정의의 역사는 철학의 역사보다 깊다
현재의 정의 구현을 위해 과거를 돌아보자?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에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무역흑자의 행진 속에서도 서민들의 삶을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고 나선 것도 그런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 한편에선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 한국 거주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펴면서 세금을 내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화 속에 우리 사회의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정의에 대한 인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과거의 정의관들을 살피면서 현재의 정의를 구현할 방법을 찾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정의를 인류 문화라는 큰 맥락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연일 도덕적 해이가 문제로 거론되고 있지만, 어디 그 도덕이 그저 주어지는 것인가. 도덕이 설 기초가 필요한 것이다. 그 기초에는 정의에 대한 지식도 당연히 요구된다.
역사 속에 등장한 정의관들을 분류하면 크게 2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한쪽에는 공리주의가 있고 다른 한쪽엔 의무론적(deontological)인 이론이 있다.
공리주의 이론의 경우 한 가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근거로 정의개념을 도출해내는 이론이다. 이때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목표가 바로 행복의 추구이다. 이것을 공리의 원칙 또는 최대 행복의 원칙이라고 부른다.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실용주의도 공리주의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무론적 이론에는 정의는 의무의 문제라는 확신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 어떤 이유로도 팽개칠 수 없는 의무가 정의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 옳은 것이 있다는 사상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이처럼 정의관을 두 개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는 인식이 대두된 것은 18세기 말이었다. 공리주의와 칸트학파가 뚜렷한 정체성을 확보할 때부터였다.
이 책의 목적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역사 기록 이후로 나온 정의관들을 살피며 그것을 하나의 지도처럼 쉽게 보여주고,
②사람들 사이의 관계의 성격에 초점을 맞춘 ‘상호성으로서의 정의’ 이론을 되살려내고,
③그 ‘상호성으로서의 정의’ 이론을 현대에 맞게 재창조하는 것이다.
고대의 정의관들을 보면 상호성을 바탕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던 것이 플라톤의 등장으로 목적론적인 정의관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그 후로 정의관의 역사에는 상호성에 바탕을 둔 정의관들과 그런 관점의 폐기를 노려 개발된 목적론적 이론들 사이에 긴장이 팽팽하게 흐르게 되었다.
정의관에 큰 영향을 미친 사고의 혁신은 두 번 일어났다. 모두 고대에 있었던 일이나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 것은 근대 들어서였다.
우선 인간들은 사회적 세계를 자신들의 의도대로 형성해나갈 수 있다는 인식이 꼽힌다. B.C. 5세기 아테네의 소피스트들 사이에 처음 나타난 인식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모든 인간들은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는 인식이다. 이것 역시 고대 스토아 철학에서 시작되어 기독교 운동을 타고 세계 각지로 전파되었다.
이 사고의 혁신에 새로운 통찰이 가세했다. 근대 사회들 안에서 일궈지는 거의 모든 부는 단순히 개인들의 생산물을 하나하나 모은 것이 아니라 사회적 산물이라는 깨달음이었다. 그리하여 ‘사회정의’라는 개념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사회정의’가 힘을 얻었던 것은 시대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18세기 중반과 후반에는 빈곤이 다반사였다. 기근과 아사가 예외적인 일이 결코 아니었다.
정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사회정의라는 개념의 개발이다. 인간들이 계획에 맞춰 사회적 세계를 다시 다듬을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그 바탕에는 인간은 가치 면에서 동등하다는 가정이 자리 잡고 있다. 사회정의라는 개념은 정의에 대한 인식을 바꾸면서 많은 이론을 낳았다. 그 이론들을 제도적 혁신의 원인으로 보든 아니면 결과로 보든 관계없이, 그런 이론과 인식을 무시하고 현대세계를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책의 저자는 사회정의가 전부인 것처럼 인식하는 분위기가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상호성을 존중할 줄 아는 감수성, 즉 정의감을 되살리자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롤스와 다른 많은 사회정의 이론가들이 이 주제를 논하면서 엉뚱한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점이다. 나는 많은 사회 정의이론가들의 사고체계를 이렇게 수정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사회정의라는 개념으로부터 그동안 누려왔던 지배적 개념의 지위를 빼앗아야 한다. 지금까지 다른 모든 주제들과 정의관들은 사회정의에 종속되어오지 않았는가. 사회정의의 개념을 정의라는 보다 큰 개념의 한 부분으로 재창조해야 한다. 이 정의 사상에서는 시민들 사이의 상호 존중과 상호성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관계라는 개념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 정의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려할 때가 되었다.”
우리 사회의 앞날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의 문제를 다시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때이다.
“도시가 완벽하려면 4가지 미덕이 있어야 한다. 지혜와 용기, 중용, 그리고 정의이다. 도시의 철인 통치자는 지혜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의 수가 도시 안에서 가장 적다하더라도 그 계급은 현명하게 통치할 수 있다. 용기는 군인의 미덕이다. 중용은 지혜나 용기와 달리 도시 전반에 퍼져 있어야 한다. 시민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미덕이다. 정의는 그 나머지 한 요소이다. 도시에 다른 3가지 미덕이 번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정의이다.” - 소크라테스
“인간을 어떤 식으로 정의하든 그 정의는 모든 인간들에게 적용되며 그 종(種) 안에서는 다른 것이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안내자의 도움을 받으면 미덕을 성취하지 못할 국가도 없고 미덕을 개발하지 못할 사람도 없다.” - 키케로
“프랑스가 지도급 시민 3만 명을 한날한시에 잃어버린다. 왕의 형제들과 최고위 귀족들, 왕국의 관리, 정부의 각료,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이 그 희생자에 포함되어 있다. 프랑스는 엄청난 손실을 입을 것이다. 그러나 이 상실은 국가에 ‘정치적 해’를 전혀 입히지 않을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겠지만 그 슬픔의 이유는 어디까지나 감정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3만 명이 아닌 3천명을 시민을 잃는다고 가정하자. 거기에는 과학자와 예술가, 시인과 화가, 물리학자, 화학자 의사 농민 섬유제조업자 들이 포함되어 있다. 프랑스의 문명과 번영에 기여하는 이들이다. 만약 이들 3천명이 한꺼번에 사라진다면 프랑스는 즉시 ‘생명 없는 시신’이 될 것이다. 후자에 속하는 시민들이 없어지면 프랑스가 생명 없는 시신이 된다는 것은 곧 ‘그 사회가 거꾸로 뒤엎어져야 할 사회’라는 점을 보여준다.” - 생시몽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받는다.”- 루이 블랑
“한 국가 안의 모든 사람들은 국가에 자신의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 만일 국가가 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그 시민은 ‘절대적으로 누려야 할 것을 누리지 못하게 되며’ 따라서 원초적 계약은 완전히 무효가 된다.” -한 고틀리프 피히테
“정의는 사회제도들의 제1의 미덕이다. 제아무리 효율적이고 잘 정비된 법과 제도일지라도 만일 정의롭지 못하다면 반드시 개혁되거나 폐지되어야 한다.” - 존 롤스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때만 허용된다. 첫째, 그 불평등의 원인이 되는 직무나 직원들은 기회의 평등에 따라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둘째, 그 불평등은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 - 존 롤스
/ 출처: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