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 게이지라는 음악가가 작곡에 전념하기 위해서 만든 저택 ‘파이어플라이관’. 하지만 10년 전 갑자기 가가 게이지가 미쳐서 동료 음악가들을 살해한 사건 이후로는 저주받은 저택으로 유명해졌다. 다단계 사업으로 돈을 모은 사세보 사나이라는 괴짜가 그 저택을 구입하여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10년 전 그날’을 광기 넘치게 재현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세보가 속해 있던 대학 오컬트 동아리 ‘아킬리즈 클럽’ 후배들이 ‘파이어플라이관’에 찾아온다. 반년 전에 여자 친구가 살인마 ‘조지’에게 살해당한 이사하야,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어하지만 의외로 후배들에게 인망이 있는 히라도, 선배에게 말대꾸만 해대는 시마바라 등 아킬리즈 클럽 멤버 6명은 파이어플라이관이 풍기는 불길한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처음에는 저택의 주인인 사세보로부터 10년 전에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담력 테스트를 하기도 하는 등 평화로운 분위기였지만, 저택의 주인인 사세보가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게 된다. 폭풍 때문에 외부와의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동아리 멤버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범인이 내부자인지 외부자인지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였던 연쇄 살인마 ‘조지’의 그림자가 파이어플라이관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파이어플라이관이 풍기는 불길한 분위기의 실체를 서서히 알게 되는데…….
이 소설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건 역시 소설에 쓰인 트릭이다. 출간된 당시에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트릭으로, 왜 마야 유타카가 ‘파격’으로 유명한 추리작가인지 대번에 알 수 있다. 다 읽고 난 후에도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되는 이 소설은 저자가 심어놓은 깨알 같은 복선을 깨닫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단순히 독자를 놀라게 하기 위해서나 억지 반전을 위해서 준비된 트릭이 아닌 소설의 뼈대 자체를 이루고 있는 촘촘한 트릭은 독자로 하여금 읽을수록 경탄하게 만든다.
파이어플라이관 살인 사건 1, 2, 마야 유타카, 김영주, 각권 12,000원, 양장본, 각 264쪽, 272쪽, 205*130mm, 북스토리
첫댓글 본격추리물의 냄새가 나네요 오랜만에 구매욕을 자극하는 소설이 등장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