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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푸른작가 당선자 및 심사평을 알려드립니다. 작품을 보내주신 모든 청소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당선되신 분들께는 축하를, 아쉽게 기회를 얻지 못하신 분들께는 심심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도 아울러 전합니다. ■ 당선작 ■ 중등부 운문부문 장원 김영우(광주 동신중학교) 병 우수 황정윤(시흥 은행중학교) 타작마당 우수 강은아(마산 구암중학교) 별을 닮은 시 ■ 중등부 산문부분 장원 진다솔(서울 중계중학교) 할머니의 자가용 우수 유혜지(서울 신정여자중학교) 제비꽃 우수 이상아(서울 휘경여자중학교) 새로운 날의 시작 ■ 고등부 운문부분 장원 박영란(서울 도봉고등학교) 바람이 들다 우수 김재현(대구 달성고등학교) 쌍죽골을 베며 우수 신병극(경기 과천고등학교) 빈집 장려 송미나(경기 과천여자고등학교) 도장 파는 노인 장려 김현명(청원 양업고등학교) 비오는 날의 풍경화 장려 김승유(대구 동부고등학교) 청소부 아저씨 ■ 고등부 산문부분(단편소설) 장원 이진송(창원 중앙여자고등학교) 신문을 만드는 여자 우수 임지현(부산 외국어고등학교) 대한민국 고교 보고서 우수 김기혜(안양 예술고등학교) 이방인 장려 현미화(울산 성광여자고등학교) 곰방대의 눈물 장려 서혜진(안양 예술고등학교) 빗소리 장려 남유정(안양 예술고등학교) 아랫집 남자 ■ 심사평 심사위원 : 이인휘(소설), 맥리(소설), 이재웅(소설), 양정자(시), 김경주(시), 윤석정(시) ■ 중등부 운문부문 본선에 올라온 6명의 총 19편의 중등부 운문부 작품들을 보면서 중학생들의 아직 때 묻지 않은 다양하고 풋풋한 사고와 시선을 엿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소재로 한 작품에도 아직 아이다운 천진한 사고와 상상력이 돋보이는 시, 가족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낸 시, 아이답지 않게 어둡고 불우한 환경을 시로서 승화시킨 시, 자연에 대한 신선한 기쁨을 나타낸 시 등등의 다양한 시들을 읽으면서 어린 시인들에게서 많은 가능성을 보았다. 그러나 또 작품 중에는 아무런 체험과 고민 없이 남의 시를 손쉽게 흉내 낸 시, 앞뒤 문맥이 맞지 않는 시, 산문을 행갈이만 해서 나열한 미숙한 시들도 있었다. 아직 시 쓰는 초기에 있는 중학생들은 위의 점에 유의하여 앞으로 많은 자기정진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수상자들의 작품에 대해 간단히 평해본다면 강은아의 시는 감정의 흐름이 유연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사랑이나 그리움 같은 주제는 너무나 흔한 주제여서 독창적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청소년기는 시의 수련기임으로 다양한 주제로 생각과 사고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 황정윤은 농촌 체험을 건강하고 밝게 표현했다. <타작마당>이라는 시에서 콩이 껍질에서 튀어나오는 모습을 ‘꼭 감고 있던 콩의 눈꺼풀이 열리며/ 서러운 눈물 방울방울 쏟아진다.’라고 쓴 것이나 깨가 쏟아지는 모습을 ‘앙다물고 있던 깨의 조그만 입 열리더니/서러운 하소연 종알종알 쏟아낸다’라는 표현이 참신하고 재미있었다. 김영우는 아이답지 않은 의젓함으로 자신의 어둡고 불우한 삶의 모습을 구체적인 사물, 단지 하나의 소주병에 빗대어 표현하는 기술이 놀라웠다. < 병(甁)>이라는 시를 보면 뒷골목 포장마차에 엎어져있는 소주병에서 그는 ‘화선지에 먹물 번지듯/ 회한과 고통으로 뒤범벅된/어느 늙은 가장의 얼굴’ 을 보았다. 늙은 가장이란 술에 빠진 자신의 병든 아버지였던 것이다.고통을 일찍 안다는 것은, 그리고 그 고통을 시로서 이렇게 생생하게 승화시킬 수 있다면 앞으로 김영우는 훌륭한 시인이 되리라 믿어 최고의 상을 주기로 했다. ■ 중등부 산문부분 작품들을 보면서 많은 고민에 휩싸였다. 본심에 올라온 모든 작품들이 좋았기 때문이다. 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은 고민을 하면서, 한국 문학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을 거라는 넉넉한 희망을 보았다. 모든 글들이 그렇지만 산문의 힘은 일상의 한가운데에서 끄집어 올리는 진실의 힘이다. 자신이 직접 겪거나, 보고 들었던 것들이 마음속에서 꽉 차올라 어느 순간 술술 터져 나올 때,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도 흥미와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할머니의 자가용]은 그런 면에서 볼 때 수작이다. 중학생답지 않게 자연에 대한 인식과 자연과 더불어 지내려는 마음이 깊어 보이는 진다솔은 차분한 문장으로 일상에 벌어졌던 것들을 [할머니의 자가용]이라는 나룻배를 통해 그 의미를 잘 끌어냈다. 이 글이 본인이 겪은 진실이든 허구이든 일상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흔한 일을 외딴섬과 할머니로 잘 묶어내 읽은 사람들로 하여금 재미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점을 칭찬해 주고 싶다. [새로운 날의 시작]도 좋은 작품이다. 내용이 약간 작위적이나 글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좋았고 특히 안정된 문장이 중학생의 글이라 보기에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우수상을 받게 된 [제비꽃]은 산문이라기보다는 단편소설이다. 먼저 재미있게 봤다는 말을 전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이 일본 아이라는 것을 빼면 이런 이야기는 많이 있었던 이야기다. 소재의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중학생으로서 이런 이야기 구조를 짜서 글을 이끌어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해 주고 싶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글이란 만드는데 집착하다 보면 진실성을 박탈당해 오히려 재미와 감동을 잃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글 쓰는 것을 배우되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중학생, 얼마나 발랄한 나이인가? 그 발랄함과 상상력을 키우기 바란다. 제도적인 틀 안에서 글 쓰는 것을 배우다 보면 오히려 가슴에 차오르는 자신 특유의 개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들어 사족을 단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자신의 표현 욕구대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런 노력이 깊어질 때 자신의 문장도 생기고, 자신의 독특한 글의 향기도 피어오르는 다는 것을 잃지 않기를..... ■ 고등부 운문부분 본선에 올라온 20명이 응모한 총 60 편의 고등부 시들을 보면서 이런 디지털시대에도 또 이렇게 입시준비하기에도 바쁜 많은 고등학생들이 이렇게 시 쓰기에 열심히 참여한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생각했다. 그러나 좋은 시를 쓰기란 역시 만만찮은 일이다. 응모한 작품들 중 자신만의 진지한 체험과 고민 없이 기성 시인을 흉내 낸 시,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언어유희에 빠져 그 뜻이 잘 전달되지 않은 시, 너무 일상적이고 사소한 개인적 감정을 과장한 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어려움과 갈등 없이 손쉬운 감상에 빠져있는 시 등등은 수상에서 제외되었다. 주제와 표현이 서로 비슷비슷한 응모작품들을 읽으면서 시 쓰는 기술이야 좀 미숙할 수 있지만 남다르게 보고 남다르게 생각하고 남다르게 써보려는 노력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좀 미흡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시에는 산문과는 다른 절제된 형식과 언어와 운율이 필요한데 작품 중엔 산문을 행갈이만 해서 쓴, 긴장감이 떨어지는 시들도 많았다. 수상작품에 대한 간단한 평을 해보자면 박영란의 시는 무엇보다 주제가 뚜렷하고 비유가 적절하여 명쾌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의 시에서는 시어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한 구심점을 향해 표현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주제를 더 한층 뚜렷하게 했다. 시 <바람이 들다>에서 바람 든 무, 다리 한 쪽을 저는 개다리소반, 바람 든 반 지하 셋방 등등이 모두 한쪽 다리를 저는 아버지를 좀 더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모여진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그가 아무런 감상 없이 담담하게 표현한 남루하고 평범한 일상이 그의 시 속에선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나머지 시 2편도 모두 고른 수준의 작품으로 최고점을 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김재현의 시는 독특하고 개성적이지만 너무 일찍 성숙해버려 좀 걱정스럽다고 할까? <쌍죽골을 베며>는 한 악사가 쌍죽골를 베어 악기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 것으로 ‘음(音)이란 생존의 헐떡거림으로 튕겨 오는 것’같은 표현이나 ’그의 몸은 하나의 음이 아니다 /몸은 다만 하나의 도구가 되어 /대나무의 몸속, 깊고 어두운 곳에 침몰해 있던/ 음(音)의 잠을 깨워 왔을 뿐‘ 의 표현은 장인정신까지를 엿보게 했다. 사물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모색적인 그 태도에 신뢰가 갔지만 그 주제와 생각하는 방식에 청소년다운 신선함이 부족해 두 번째 높은 점수를 주었다. 앞으로의 작품을 기대해본다. 신병극의 시는 시 세편 모두 고르게 그 구성이 단단하고 치밀하여 후한 점수를 얻었다. 시를 이끌고 나가는 힘이 탄탄하고 활달하여 거침이 없었다. 시의 주제나 소재가 너무 평범한 것이어서 청소년다운 풋풋한 개성이 덜 느껴지는 것이 약간의 흠이었지만. 그밖에 누추하고 남루한 삶을 묘사하더라도 시의 결말은 항상 밝은 희망으로 바꾸는 김 승유의 소박하고 따뜻한 시, <어시장>같은 삶의 현장을 ‘이곳에선/비린내조차 팔딱팔딱 살아움직인다.‘라고 생동감 있게 표현한 김현명의 시,이 세상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관찰한 송미나의 시, 특히 <도장 파는 노인>에서 보이는 ‘글자 한 획마다 혼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그의 아집은/손끝의 굳은살처럼 단단해졌고’ 같은 구체적인 표현들을 보라. 이들 세 어린 시인들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세상 삶을 탐색해보려는 그 열정과 현실생활에 뿌리박은 탄탄한 시선에 높은 점수를 주어 장려상을 주게 되었다. 사실 수준이 고만고만한 청소년들의 작품에서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매우 힘 드는 일이었다. 불가피하게 서열을 정하긴 했지만 고배를 마신 아직 앞이 창창한 어린 시인들에게서도 많은 가능성과 미래 희망을 보았다. ■ 고등부 산문부분(단편소설) 고등부 심사를 보면서 아찔했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많이 올렸을까 의아해 했지만 작품들을 읽으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싶은 이해가 들었다. 작품들이 모두 수준작이다. 문장도 안정돼 있고, 글을 이끌어 내는 솜씨도 그럴 듯하다. 정말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어 많은 고민을 거듭하면서 몇몇 작품들을 뽑아놓고 또 다시 보곤 했다. 결국 내용성과 작품 자체의 완결성에 초점을 맞춰 장원을 선정했다. [신문을 만드는 여자]는 발상이 좋았다. 이야기 내용도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얘기였고,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도 좋았다.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방법도, 인물의 개성을 드러내는 표현도 수준급이었다. 다만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내용성이다. 특히 글 전체의 흐름을 볼 때 마지막 결말을 짓는 부분이 기운이 떨어지고 독자로 하여금 충분한 공감과 여운으로 남게 하지 못한다. 아마도 그 이유는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나는 이 글을 왜 쓰는가? 나는 이 글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라는 것이 농익지 못했기 때문에 결말이 너무 단조롭게 맺어진 것 같아 아쉬움이 많았다. [이방인]은 재미있게 보았다. 단순한 이야기를 여학생 특유의 시선과 문체로 읽게 만들었다는 것을 높이 샀다. 특히 다른 출품작들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감각과 문장구사를 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 발랄한 문장에 내용까지 깊어지고, 소재를 찾는 눈까지 넓어진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본심에 많은 작품이 올라왔지만 사회 문제를 드러낸 작품들은 별로 없었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고교 보고서]는 입시에 시달리면서 한 개인의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고등학생의 모습을 독특하게 표현해 냈다. 그러나 글을 이끌어가는 솜씨와 문장을 빼내는 기술이 조금은 부족하게 보인다. [아랫집 남자]를 쓴 남유정은 글을 만들 줄 아는 학생이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는 왠지 작위적이라는 냄새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소설은 가짜를 진짜보다도 더 진짜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건 바로 그 이야기를 자신이 충분히 몸으로 만들었을 때 나온다. 앞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를 깊이 우려서 글로 빼낸다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빗소리]는 어머니의 대사를 훌륭하게 빼낸 수작이다. 그런데 에피소드를 집어넣을 때, 너무 의도적인 냄새가 많이 난다. 수녀가 돼서 만난 언니도 별로 설득력이 없어서 어머니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낸 좋은 점들을 제대로 살리고 있지 못했다. 어머니를 표현해 낼 때처럼 다른 인물들도 작가가 품어 안고, 다시 꺼내놓을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곰방대의 눈물]은 아주 단순하고 단조로운 얘기다. 글 표현의 깊이도 부족한 면이 있고, 글을 이끌어가는 솜씨도 투박한 점이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학생의 마음결이 곱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했다. 그런 좋은 점을 더 살려서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쓴다면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전체적으로 다시 평을 하자면 참 글을 잘 쓴다는 것이다. 본선에서 떨어진 작품도 그 작품의 질이 떨어져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선정된 작품들보다 훨씬 문장과 기교가 뛰어난 작품들도 여러 편 있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작품들이 개인의 머리 속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들이 많이 들었다. 좀더 시야를 넓히고 생각의 틀을 넘어섰으면 좋겠다.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물과 사건과 사람을 보는 눈이 더 깊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 노력이 깊어진다면 본선에 올랐던 모든 학생들은 훗날 우리 문단을 빛나게 할 수 있는 작가로 거듭 날 것이다. ※ 발표 후라도 수상작이 표절일 경우 입상을 취소합니다. |
첫댓글 어라,너무 뻔한 이야기라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당선됐네요...더욱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처음으로 응모해본 거라 좋은 경험 되었고.. 당선 된 분들 정말 축하드려요
고등부 소설 부문에서 장원을 받았네요. 1일에 개별연락 갔다고 그래서 완전히 체념하고 있었는데..감사합니다. 더 정진하겠습니다.
와아! 당선됐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