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LTV 완화 약속하고 DSR 완화는 정중동한 이유는 무엇일까?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2022.04.05.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4일 DSR(차주별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관련해 "강화 또는 완화 기조에 대해 양자택일식으로 확정된 내용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DSR은 부동산에 미치는 파급력이 너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 정책이 오히려 부동산 가격을 더 부채질했다는 비판에 대한 반작용으로, 윤 당선인의 LTV 완화 정책공약에 이어 DSR까지 연동해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이날 인수위가 DSR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배경에는 향후 불필요한 신호로 부동산 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DSR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여러 제도를 함께 검토해 좀더 종합적인 입장을 정한 뒤 말씀 드려야 한다는 게 현재 인수위의 정확한 입장"이라며 "구체적인 방향이나 입장을 정하기에는 더 면밀하게 살필 게 많다"고 말했다. 이는 원 수석부대변인이 "양자택일식의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언급한 것과도 결을 같이 한다.
4월 4일 오후 윤석열 당선인이 외부일정을 소화하고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 들어오고 있다. DSR 완화 혹은 강화라는 금융당국의 일방적인 신호에 따라, 시장이 널뛰기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현실적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내정된 한덕수 후보자가 전날 "DSR이나 이런 것들은 기본적으로 주택을 사기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이 자기 소득 능력을 벗어나서 하는 걸 자제시키자는 게 아니겠냐? 상환 능력이 너무 없으면 빚을 많이 안 내도록 우리가 자제를 좀 시켜야 한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비춰볼 때 당장 DSR 완화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가뜩이나 민심이 돌아선 상황을 잘 아는 차기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정책 우선순위로 뒀다가 자칫 또다른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인수위 경제1, 2분과와 최근 출범한 부동산 태스크포스(TF)에서 향후 정책 추진과 시장 상황을 세심하게 살필 것으로 안다"며 "잘못된 신호가 지나친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철수 인수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TF는 '즉시 이행 과제'와 '중장기 과제'로 나눈 부동산 관련 종합대책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7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즉시 이행 과제'와 달리, 중장기 과제는 세법 개정과 주택시장 전반에 걸친 정책을 함께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인수위측 설명이다.
DSR 규제 완화 여부는 이날 중장기 과제에 포함돼 향후 시장 상황을 점검하면서 '단계적 완화'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올해 7월부터 1억원 이상 신규 대출자에게 적용하려 했던 DSR 3단계 규제는 강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DSR 완화는 물론 강화 역시 시장을 옭매어 부동산 거래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의 기사 내용을 보완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