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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루덴스족’을 아시는지요.
집을 뜻하는 ‘홈’과 놀이를 의미하는 ‘루덴스’를 조합한 신조어로 주거공간 안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를테면 홈루덴스족은 집꾸미기를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주로 MZ세대지만 요즘은 중년층도 많더군요.
휴일 겸사겸사해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리는 라이프스타일 전시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다녀왔어요. 예상보다 많은 관람 인파에 살짝 놀랐습니다. 출입구부터 장사진입니다. 주최측에 따르면 행사기간중 작년보다 40%가 증가한 15만명이 다녀갔다고 하네요.
국내외 건축, 인테리어, 가구, 텍스타일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400여개의 브랜드가 코엑스 2층과 3층의 4개 홀을 꽉꽉 채운 전시장엔 관람객들로 북적였습니다. 10여년 전에도 업무 때문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올해는 젊은커플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 같습니다. 의외로 남성들도 많던데 요즘 MZ세대의 집꾸미기엔 남자 여자가 따로 없나봐요.
전시 부스는 다채롭더군요. 집과 오피스의 경계를 허무는 하이브리드 공간을 제시한 부스도 눈에 띄었고 예술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아티스트와 협업해 연출한 브랜드 전시도 많았습니다. 아기자기한 생활소품과 친환경먹거리 부스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국내 리빙산업의 트랜드를 요약한 전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인파를 헤치고 둘러보는데 우리집 거실과 서재에 어울리겠다 싶은 멋진 인테리어 소품은 물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도 즐비했습니다.
벽에 걸어놓으면 집안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꿀 이우환과 줄리안 오피 같은 대가들의 복제품 그림이나 재능있는 도예가들의 모던한 전통그릇도 시선을 잡아끌었습니다. 아마도 트랜드에 민감한 여성관람객중엔 충동구매한 사람도 쾌 많았을 거예요.
개인적으론 수공예 우드그릴로 심플하고 고급진 디자인과 깨끗하고 묵직한 음질이 돋보이는 영국산 루악오디오가 맘에 들었습니다. 부스에서 이 오디오로 노래를 듣는데 매혹적인 사운드에 귀가 호강하는 기분이었어요. 150만원짜리를 10% DC해준다는 제안에 질러 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자제력을 발휘해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번 전시회가 예년과 다른 것중의 하나는 홍보방식입니다. LG전자와 젠한국, 존쿡델리미트 등 제법 규모를 갖춘 상당수 부스가 사은품을 미끼로 SNS홍보에 주력하더군요.
프리미엄 비타민음료수를 잔뜩 쌓아놓고 전시제품을 찍어 SNS에 올리면 한병씩 주거나 카카오채널에 친구신청하면 경품권 또는 물건을 DC해주는 식입니다. 레거시미디어가 행사보도로 관람객을 끌어모으면 업체에선 SNS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해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인듯 합니다.
이날 2시간 30분동안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으로 4개의 홀을 관람했는데 만보계를 보니 거의 1만보를 걸었습니다.(토요일 무의도에서 2만보 걸었으니 이틀간 3만보 걸은 셈이네요) 그런데도 관람객에 치어 400여 부스중 70% 밖에 못본것 같습니다.
리빙디자인페어에 인파가 몰리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팬데믹과 경기침체의 여파에 따른 트랜드 인듯 합니다. 가급적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편리함을 추구하는 욕구가 증가하고 외부에서 사용하지 않는 비용을 집 꾸미기 소비로 사용하는 추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날 주최측의 초대로 입장료(1만6000원)는 안들었지만 코엑스의 주차료만 2만5000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건물내 식당은 주차비정산해주지 않더군요. 서울은 확실히 생활물가가 부담이 되는 도시입니다.
첫댓글 요즘은 볼거리가 참 많네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가인님은 시간과 지갑에 여유가 많으시니 좋은 곳 다니면서 멋진 추억 쌓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