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현 저
면수 264쪽 | 사이즈 140*205 | ISBN 979-11-92835-00-6 | 03810
| 값 15,000원 | 2022년 12월 12일 출간 | 문학 | 수필 |
문의
임영숙(편집부) 02)2612-5552
책 소개
수필을 통해 본 고성현은 보기 드물게 생각의 근육이 튼튼한 작가다. 그 근육은 오랜 세월 천착해온 삶의 고뇌와 철학, 교육과 심리에서 다져진 것이다. 물론 독서는 기본이다. 이처럼 생각의 근육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다. 자기만의 철학이 분명한 이들의 수필은 말랑말랑하기보다 묵직한 사유가 지배적이다. 철학이든 심리학이든 명리학이든 관상학이든 운명 철학이던 더 나아가 신앙이든, 그 어느 하나가 사유의 눈이 되어 있는 작가들 작품은 소재가 다양하더라도 대부분 작품 색깔이 선명하다.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저자소개
순천시 상사면 출생
• 2010년 《순천문학》 등단
• 순천문학・전남수필문학회・영호남수필 문학회 회원
• 순천대학교 교육학 박사 수료
• 2021년 전남문화재단 창작지원
• 수필집 : 『사색의 고요 너머』2021
차례
책머리에 삶이 머문 글 4
PART 1
시간이 남긴 흔적
기억의 창 12
어느 노파의 변호 18
산중에서의 여름날 34
주파수 43
사람 공부 48
당신의 MBTI는 56
명리학을 들추다 62
나를 알아가는 중 69
PART 2
시간에 기댄 사랑
엄마가 된다는 것은 78
스님의 주례사에 대하여 84
꽃과 사람 90
일주일의 고립 95
마스크 101
목욕탕 단상(斷想) 106
김치 110
집을 보존하다 116
PART 3
눈길이 머물다
꽃을 보는 시선 124
갖고 싶은 정원 129
거울 134
호모 루덴스 139
물의 여행 144
3월 149
동그라미와 네모 153
사물놀이를 배우며 158
PART 4
일과 삶
귀를 씻다 165
밥값 172
나르시시스트에 대하여 178
사랑스러운 고양이 한 마리 키우실래요? 186
정언(正言) 193
농담이란 198
녹투 PART 5
시간에 기대어
그늘 216
나무를 닮은 사람 221
유산 226
정의와 어떤 선거의 기억 232
선택권 238
아버지 기제사 가는 길 244
황금률에 대하여 251
시간에 기대어 257 203
안개 209
출판사 서평
집요한 사유의 탐색을 추구하는 수필
고성현 수필은 깊은 미학의 탐색과 성찰, 생각의 근육이 바탕이 되어 섬세하게 짜인다. 수필 한 편, 한 편을 읽다 보면 촘촘히 짜인 거미줄이나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짠 자수 작품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수필 지향의 최종 목적은 인간의 보편적 가치로 귀결되지만, 고성현 수필은 자신의 철학과 인식 그리고 심리 분석을 바탕으로 인생의 씨줄과 날줄을 엮어 가면서 한 편의 수필로 마무리 짓는 것이다.
수필을 통해 본 고성현은 보기 드물게 생각의 근육이 튼튼한 작가다. 그 근육은 오랜 세월 천착해온 삶의 고뇌와 철학, 교육과 심리에서 다져진 것이다. 물론 독서는 기본이다. 이처럼 생각의 근육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다. 자기만의 철학이 분명한 이들의 수필은 말랑말랑하기보다 묵직한 사유가 지배적이다. 철학이든 심리학이든 명리학이든 관상학이든 운명 철학이든 더 나아가 신앙이든, 그 어느 하나가 사유의 눈이 되어 있는 작가들 작품은 소재가 다양하더라도 대부분 작품 색깔이 선명하다.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수필 미학은 문장뿐만 아니라
작가의 사유에도 존재한다
고성현은 삶을 고요히 관조하기보다 인생의 편린을 하나하나 뜯어 파헤치는 천착을 택한다. 이는 작가 내면에서 형성되어 내공이 된 지적, 지성적 에너지에서 나오는 듯하다. 문장력이나 묘사가 문학 작품의 꽃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철학 부재로 사물에 대한 혜안이 약하면 문장력도 묘사도 허약해질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수필 미학은 감성이나 문자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작가가 탐색하고 풀어내는 사유에도 존재한다.
수필의 성격은 다양하다. 따라서 독자가 수필을 취하는 성향도 각기 다르다. 말랑말랑한 감성적 수필을 좋아하는 독자도 있고, 다소 묵직하더라도 지성적 수필을 선호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수필가는 독자의 다양한 성향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 자기만의 수필 미학으로, 자기만의 수필 세계가 형성되었을 때 같은 성향의 독자가 다가와 공감하고 나누게 된다.
최명희 소설 ‘혼불’을 보면 달에 관해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묘사들이 나온다. 사물의 현상은 물론, 문장의 미학을 추구하는 데 온 힘을 쏟은 느낌을 받는다. 다음은 이번 수필집 [시간에 기대어 서서]에 실린 고성현 수필가의 ‘꽃을 보는 시선’ 중 일부이다.
“꽃의 아름다움이 꽃의 색채나 형태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사물의 유용성은 꽃의 유용성에도 적용된다. 그리하여 꽃의 가치를 유용함에 둔다고 하여 이상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먹는 모든 과일은 꽃에서 시작되며 채소의 씨앗도 꽃에서 얻는다.
사과의 어린 꽃은 앙증맞고, 복숭아꽃은 화려한 유혹이고, 유채의 노란빛은 반가운 인사가 되며, 호박의 커다란 꽃잎은 수수하여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화(梨花)는 달밤에 운치를 더하여 시인을 이끌고, 해바라기는 여름내 해님 같은 모습으로 빛을 보다가 두 손 가득 넘칠 열매를 준다. 꽃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풍성한 열매로 인해 꽃은 더욱 사랑을 받는다. 가녀린 잎과 화사한 색깔과 향기로움으로 기쁨을 주고 열매까지 남기니 꽃이 지닌 존재의 가치는 더욱더 상승한다.” -‘꽃을 보는 시선’ 중에서
꽃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판단은 이 수필이 차지하는 5페이지 내내 계속해서 이어진다. 보통 사람이라면 평생 보아온 꽃이라 하더라도 몇 줄의 사유를 풀어내고 나면 이후부터는 붓방아 찧기에 십상일 것이다. 최명희가 혼불에서 그러하듯, 고성현 수필가도 이 수필집 [시간에 기대어 서서]의 대부분 수필에서 집요한 사유의 탐색을 펼치는 작법을 구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