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이 양승 객원 논설위원이 12.11일 올린 컬럼입니다. 이 재명을 "鷄肋"이라 값을 정한 양 향자 의원의 속뜻이 더불민주당 의원 전체로 확산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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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향자 의원(무소속)이 “이재명은 민주당의 계륵”이라고 말했다.
계륵은 '닭갈비'다. 삼국지에서 나오는 말이다. 한때 조조는 유비와 한중 땅을 놓고 다투고 있었는데, 진격이냐 철군이냐를 놓고 고민이 깊어졌다. 한중 땅은 넓었지만 너무 험했기 때문이다.
늦은 밤 아우 같은 장수 하후돈이 찾아와 그날 밤 ‘군호’를 묻자, 조조는 무언가 중얼거리더니 나지막이 '계륵'이라고 했다.
하후돈은 돌아가 군호가 왜 계륵인지 부하 장수들과 얘기해봤지만 아무도 그 뜻을 알지 못했다. 그 중에 양수란 이가 잘난 체 나서더니 하후돈에게 “곧 철군을 할 것이니 늦기 전에 미리 짐을 싸두라”고 말했다.
하후돈이 양수에게 그 뜻을 묻자, "닭갈비는 크기 때문에 버리자니 아깝고 아까운 마음에 막상 먹으려면 먹을 것이 없다. 조조는 내심 한중 땅을 닭갈비처럼 여기고 있다. 실제 먹을 것이 없는 한중 땅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음을 의미한다”라고 답했다.
양수 말이 맞긴 맞았다. 이튿날 조조는 한중 땅에서 철군을 결정했다.
하지만 조조는 분열을 막기 위해 그런 양수를 참수하고 만다. 양수는 조조에게 찍혀도 단단히 찍혀 있었다. 그는 정보를 얻기 위해 조조 주변을 염탐했었다.
민주당 내 있는 눈치 빠른 국회의원들의 모습이다. 바로 김의겸 임종석 윤건영 같은 이들이다. 그들은 이재명에 대한 사적 정보가 있고, 이재명의 종말을 벌써 알아챘다. 그래서 지금 출구전략을 준비 중이다.
‘계륵’이라는 군호는 조조의 딜레마를 반영한다. 한중 땅으로 진격 또는 철군? 진격을 위해선 승산을 따져봐야 한다. 승산이 높으면 진격, 아니면 철군…. 그래서 조조가 승산을 재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아니다. 조조는 이기고 난 다음을 생각해본 것이다. 계륵은 크지만 먹을 것이 없다고 했다. 비용이 너무 크면 그 프로젝트를 성공한다 해도 남는 것이 없다. 전투를 벌여 이긴다 해도 얻을 것이 별로 없다. 이겨도 얻을 것이 없는 판에 패하면? 말 그대로 패착이다.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고 모든 걸 잃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금 이재명이 검찰 수사를 받느냐 마느냐, 유죄냐 무죄냐, ‘방탄’을 통해 이재명을 지켜낼 수 있느냐 여부를 따질 때가 아니다. 그렇게 육탄방어를 통해 설령 이재명을 지켜낸 다음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얻을 것이 없다. 잘 생각해보라. 민주당 평판은 너덜너덜 해지고 당의 기강은 흐물흐물 해지며 당 지지율은 더욱 곤두박질치고 말 것이다.
몇몇 의원들이 비상식적 발언들을 쏟아내며 그렇게 명분없이 무리한 방법으로 이재명을 지켜낼 수도 없거니와, 설령 그렇게 해서 이재명을 지켜내고 그를 당대표직에 계속 앉혀놓아 무얼 얻으려는가. 양향자 의원은 그걸 지적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재명을 ‘계륵’이라고 하는 것이다
출처 : 최보식 의 언론(https://www.bos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