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은 배우 맷 데이먼이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던 1992년에 문예 창작 과목의 과제로 썼던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같은 고향 출신의 단짝 친구인 벤 에플렉과 함께 시나리오를 완성하여 1997년에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입니다.
천재적인 두뇌와 재능을 가졌지만, 불우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게 된 탓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채 살아가는 한 청년이,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참다운 스승과 친구를 만남으로써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린, 일종의 성장영화이자 휴먼드라마입니다. 실화는 아니지만 너무나 공감되어 실화처럼 느껴지는 이 감동적인 이야기로 맷 데이먼과 벤 에플렉은 둘이 함께 스타덤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MIT에 다니는 학생들도 두려워하고 교수도 신기해 할 만큼의 천재성을 지녔지만 그곳에서 단지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윌 헌팅Will Hunting(맷 데이먼 연기).
그는 걸핏하면 싸움을 저지르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자신을 감추려 합니다. 우연히 윌의 재능을 알게 되고 그것을 아까워하던 MIT의 한 교수는 그를 심리학 교수 숀 맥과이어Sean McGuire(로빈 윌리엄스)와 만나게 해 줍니다.
숀과의 심리상담이 시작됐지만 윌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고 오히려 책에서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숀의 심리를 읽어내며 역공을 합니다. 심리상담 따위 우습다며 비아냥대고 비웃음 섞인 공격과 회피반응을 보입니다.
사실 윌은 완벽한 두뇌와 대조되는 불안정한 심리를 지녔는데, 그에게는 세 차례 강제 파양(양부모에게서 버려짐)을 당하고, 그 세 번 모두 계부의 폭행과 학대를 받았던 아픔과 버림받은 상처가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년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한 채 끊임없이 윌을 괴롭혔고, 이로 인해 윌은 타인으로부터 상처입지 않으려 방어기제defence mechanism를 펼칩니다. 자신을 버리거나 떠날까 봐,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에 대해 드러내는 것을 거부하며 저항하느라 거침없이 남을 공격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노련하고 진실한 상담사 숀은 까칠하고 냉소적인 윌에게서 심리적인 나약함을 읽어내고, 깊은 공감과 이해를 보여줍니다.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두려워 그 어떤 질문이든 피해가려 하는 윌에게 책을 통해 아무리 많은 지식을 쌓아도 네 자신이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하지요.
외면하고 싶었던, 그러나 절실히 위로 받고 싶었던 유년의 아픔들.
그 모두가 그의 탓이 아니었다고, 숀은 윌을 마주보며 분명하게 그리고 반복하여 말합니다.
"It's not your fault...(네 잘못이 아니야)"
그 말을 듣고 윌은 크게 동요하며 결국 울음을 터뜨립니다. 비로소 자신의 상처와 직면하게 된 것이지요. 세상을 조롱하던 천재 청년은 과거의 꼬마로 돌아가 흐느끼고 숀은 그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다시금 말합니다.
“다 잊어버리렴.. 네 잘못이 아니었어, 윌...”
그 말이 영화속의 윌을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큰 울림과 위안을 주었던가. 젊었을 때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나중에라도 마음이 기댈 곳 없이허전할 때 이따금씩 '굿윌헌팅'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고 하네요.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지만 명작은 그래서 명작인가 봅니다.
고호는 미술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지만, 어느 날 처음 본 밀레의 작품에서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죽은 밀레를 스승으로 삼았다고 해요. 그리고 그는 단순히 스승의 그림을 모방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로 재창조 시켰지요. 그래서 밀레와 함께 우리에게 위대한 화가로 남아 있습니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말하지도 못하는 삼중고를 겪던 헬렌켈러를 암흑 속에서 구해주고 그녀를 위대한 사회복지가로 재탄생 시킨 건, 그녀를 진심으로 설득하고 교육시킨 설리반 선생님이죠. 그리고 서양철학의 기점이 되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두 스승과 제자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어 고대 그리스 철학, 나아가 서양철학의 중심이 되었지요. 이처럼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은 타고난 재능뿐만이 아니라 특별한 사람과의 '위대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그들일 수 있게끔 만들어준 '훌륭한 스승' 이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훌륭한 스승을 만나는 일이 꼭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있는 건 아니지요. 평범한 이들에게도 스승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디까지나 인생의 주체는 '나' 이지만, 그런 나를 좀 더 올바르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침을 알려주는 위대한 스승을 만난 청년 윌은 행운아라고 할 수 있지요.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인정하기보다 끝끝내 숨기려 드는 윌은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았습니다.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면 자신이 스스로를 억압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자신의 내면에 소홀하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해소되지 못한 자신의 감정과 욕구는 나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자기의 내면을 살펴보고 자신의 약점과 상처를 인정하고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스스로를 돌아 본 윌 앞에 더 나은 삶이 펼쳐진 것처럼,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더 선명하고 가치가 있게 되겠지요.
첫댓글 너의 잘못이 아니야 . 나는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용서할게. 언제나 나는 너를 책임질게. 나에게 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나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법문해주신 스님께 감사드립니다.()()()
유투브에 무료로 올라와 있으니까 한번 보세요. 멧 데이먼의 풋풋한 청춘시절도 볼 수 있어요. 멧 데이먼과 로빈 윌리암스와 인생 일대의 만남, 굉장하죠. 영화에서 실제 인생에서나 두분의 만남은 영혼의 스파크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지요. 감동적입니다.
저도 행운아입니다. 스승님을 만나게 되었음에...감사드립니다. _()_ 영화도 다시 한번 더 봐야겠네요..기억이 가물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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