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준이를 떠나 보낸 후 금요일 오후 시간이 많이 여유로와졌습니다. 준이 완이 모두 집으로 보내고 나도 오후 5시 정도라 영흥도 집으로 돌아가기 아까운 시간입니다. 태균이한테 영화보러갈까? 했더니 얼굴에 급흥분 기운을 보이며 기대만빵 표정이 가득합니다.
'인어공주'나 '아기공룡 둘리'를 보여주고 싶은데 배곧 주변 영화관을 죄 검색해봐도 '범죄도시 3' 아니면 '분노의 질주' 두 개가 오후 6시이후 선택의 전부입니다. 정왕역 근방 롯데시네마까지 가보았건만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그나마 2개 중에 '분노의 질주'가 나은 것 같아 그걸 보기로 했습니다.
'분노의 질주'는 무려 10편째 같은 제목과 주인공들의 영화인데 자동차 스피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환상의 맛을 주는 영화입니다. 그 전의 9편을 모두 섭렵해 본 결과, 대배우들의 포진과 환상적인 드라이빙 장면들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전개의 설득력이 많이 떨어져서 별로 기억에 남아있는 게 없었는데요...
자동차 드라이빙 장면이 많은 만큼 태균이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 대박~~ 너무 재미있어서 태균이랑 박수까지 쳐가며 보았습니다. 2시간 방영내내 자리 한번 안 뜨고 태균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영화 초반부터 통쾌한 드라이빙 장면들이 가득하니 태균이도 눈을 떼지 않습니다. 스토리전개를 위한 설명들이 길어지는 장면에서는 화장실가겠다는 표시를 해서 '그냥 참아라' 했더니 영화끝날 때까지 정말 자리뜨지 않고 소변까지 참는 센스까지~~ 간만에 화면만 보고도 스트레스 날리는 아드레날린 제대로 맘껏 방출한 시간이었습니다.
요즘의 영화편집의 대세는 이런 것인가? 분명 영화는 스토리상 끝난 것이 아닌데도 앤딩 자막이 올라가고, 앤딩자막이 끝났는데도 영화의 주요 장면을 압축적으로 다시 보여주면서 밝히지 않았던 과거 사건의 진실을 그제서야 슬그머니 내놓고... 태균이 화장실 급할텐데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묘한 편집들.
그래도 끝까지 자리뜨지 않고 소변참고 함께 영화를 즐겨준 태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영화였지만 예상 밖의 흥미진진함과 아드레날린을 선물받은 기분입니다. 관람객도 별로 없어 둘이서 신나서 박수치고 하이파이브하고 그리고 간단하게 장면을 설명까지 해주니 태균이 더 신나해 합니다. 의자까지 리클라이닝 되니 다리 쭉 뻗고 세상편한 자세로 저세상 맛본 기분^^
우리의 불금은 이렇게 영화 한 편 그 후의 늦은 저녁 한끼, 태균이와 단둘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첫댓글 태균씨 기분 좋은 내용에 덤으로 영화 리뷰까지 고맙게 읽었습니다.🍒
비장애아이랑 이전꺼 봤었는데 빵빵 터져서 스트레스 풀기 좋은.. 속이 후련해지는 영화였어요. 이번 것도 얼른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