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첫 날 해가 뜰 때까지 술을 마실 만큼 기대되는 캠핑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번 호남방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살면서 참 과한 대접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 받은 인상부터 말씀드려야겠네요....
가장 눈에 띄는 분은 독수리님이었습니다.
오시는 분마다 찾아가서 폴대를 잡고, 스트링을 같이 당기는 모습을 보면서,
맞아, 나도 그럴 때가 있었는데.... 하고 자탄을 했습니다.
사실 쑥쓰러울 수도 있는 자리에 몰려갔습니다.
마쵸님과의 인연은 이 분들에게도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이 깡패처럼 몰려다니는 사람들은 늘 말합니다.
돌아서면 또 보고싶다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제 대화를 나눴던 영남방의 캠퍼들이 그리워질 테지요...
그리고 모 시인의 말처럼 그리우면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불쑥 보고 싶을 때 찾아갈 수 있는 그런 곳이 하나 더 늘어서 행복합니다.
캠프장 한쪽에 피어있던 이 고들빼기도 생각이 날 테지요.
사실 놀고 먹으면서도 생각이 많았던 캠핑이었습니다.
동호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 캠핑이기도 했구요.
하지만 다시 삶의 근거지로 돌아와 생각합니다.
그저 내가 기억해야 할 것은 자기 일처럼 뛰어다니는 독수리님과
갈라진 목소리로 집 앞을 지나는 모든 분들에게 커피가 떨어질 때까지 대접을 하는 아이비님과
술에 절은 서울 아낙들을 데리고 환상적인 우포늪을 구경시켜준 빅스타님과
호탕한 웃음으로 좌중을 즐겁게 하던 씨티맨님과
나이 어린 그 누구보다도 정열적이던 사무사님과......
그리고 우리를 불러준 이 사람 마쵸님의 선한 얼굴을 다만 기억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살면서 얼굴 한 번 마주칠 일 없는 분들을 만난 그 인연만으로도 제게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바보 형제를 자처하는 별자리님과의 우정이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랜드락치면서 간단모드로 왔다고 박박 우겨대는 이 아우의 얼굴도 오래도록 보고 싶습니다.
비록 왜소해진 외형때문에 속상해하시지만 저는 영남방 회원님들의 끈끈한 유대를 확인한 것이 더 기뻤습니다.
캠핑장에서 자란 이 아이처럼, 서로에게 맑은 향기를 맡아가며 지내고 싶습니다.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 사이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래도 자연 안에서 만난 사람들입니다.
누가 뭐래도 자연을 사랑하고 그 연대감이 하찮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무사님의 밝은 얼굴만 기억하겠습니다.
시끌벅적한 요리대회, 경품추첨의 환호만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 웃음이 그리워지면 짐을 싣고 먼 길을 나서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부지런한 모습을 못보게 될는지도 모르지만,
기억은 그리 쉽게 지워지는 건 아닐 겁니다.
오히려 이런 관상용 작약 같은 건 쉽게 잊혀지겠지요.
풍경은 이런 이미지로 남습니다.
온통 마늘과 양파밭이었던 창녕의 들과 아쉬움과 환희를 같이 남긴 우포늪의 정경보다도
제게는 분명 사람이 온전하게 남을 것 같습니다.
우포늪 탐방 대열에 끼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늪지대를 산책했습니다.
공주아비의 장난스런 표정은 아마도 캠퍼들 사이에서만 볼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직장에서, 혹은 사회에서 근엄을 떨어야 하고, 낯을 붉혀야 하고, 사무적인 목소리를 내야만 합니다.
하지만 우포에서 제가 확인한 것은 동호회가 지녀야 하는 첫째 덕목인,
'계급장 떼고 만나는 사람들'을 그 자체였습니다.
마음속으로 늘 응원의 박수를 보내겠습니다.
요즘 저는 꽃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하얀 딸기꽃밖에 몰랐지만, 이 놈이 멍석딸기의 꽃이라는 걸 아는 환희를 느끼며 삽니다.
올해 처음 자운영을 만난 기쁨 또한 컸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 사이에 오가는 마음 만큼은 아니라는 걸 압니다.
그래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들 속에서도 제가 흐뭇했던 이유입니다.
꽃이 홀로 아름다운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모여 필 때 더 아름다울 때가 있습니다.
정모에 다녀왔으니 이제 알콩달콩 영남방의 이야기가 더욱 살갑게 느껴질 게 뻔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지방에 내려갈 때마다 과한 대접을 받습니다.
언젠가 그 대접에 화답할 기회가 주어지겠지요.
그곳이 북적거리는 곳이든 한적한 캠핑장이든 상관없이.... 그때를 기다리겠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우포를 참 보고싶었습니다.
그 기회를 만들어주신 것도 고맙게 간직하겠습니다.
우포늪과 영남의 캠퍼들이 한 화폭 안에 그려집니다.
그리워질 겁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리워하겠습니다.
아이비님 왈, 시끄러운 서울 아지매들과 좀비 아자씨들도 그리워해주셨으면 합니다.
별로 웃긴 것도 아닌데도 깔깔대고 웃어대는 푼수때기들로 기억되든,
지독히 노는 거 좋아하는 애어른으로 기억하든 말입니다.
두 시를 훌쩍 넘긴 새벽 사무실에 앉아 청승맞게 노래를 불러봅니다.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아산에서 담이네 드림.
첫댓글 3시가 다되어가는 새벽 집에서 담이네님 후기 보고 혼자 웃어봅니다. 저는 이제 간단 모드로 갈라구합니다. 저질체력에 힘이 딸리요
그렇담 다음에도 랜드락 치겠다는 말씀
좋은분들과의 만남 참으로 아름다운시간이었습니다.
왜 커뮤니티가 존재해야 하는지 느끼게 해준 캠핑이었네요....^^
사진에 찍은 꽃들과 우포늪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다음에는 이쪽으로 한번 다녀올 계획을 세워야 할 듯합니다.잘지내시지요.^^
네, 잘 지냅니다.들이야 전국 어디가나 구경하는 것들이고, 더 아름다운 사람들 만나고 오시죠.... 우포늪은 꼭 한번 봐야 한다고 강력 합니다....
그리워하는분 그리워하면 않됩니다...기냥려가서 만나야 됩니다...않그러면 병 납니다...
물론 병 나기 전에 달려가야겠지요.... 이번 정모에 참 수고 많았네...^^
음.... 올 만에 사진보다 글을 꼼꼼히 살펴보게 만드는 후기 였습니다. 차례차례 이어지는 후기글 뭐랄까 진짜 사람을 그리워 함이 그대로 베어있고 이것이 사람사는 세상이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그,,런,,거 좋은 후기 고맙습니다. 아침부터 따뜻함을 느끼면서 카페 한번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거운 주말 맞이하세요. 아킬레스 드림.^^
아킬레스님도 즐거운 주말 맞이하시길.... 저는 이번 주에는 좀 무거운 마음으로 금강에 갑니다.... ^^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
체격보다는 체력이 좋은 영남방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영남에서 빅스타님의 활약이 무지무지 기대되는 1인입니다.... 행사 치르느라 고생하셨어요, 다음에 또 뵈요~ ^^
저희들도 여러분이 그리워집니다. 또 그리워하다 만나면 그보다 반가움이 없겠지요. 그날을 기약하며....*^_^*
진정한 산티개그 연마해서 또 뵙겠습니다....ㅎㅎ 환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만나뵙게되어 반가웠습니다. 스크린타프 못쳐서 낑낑될때 도와주신거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번엔 제가 정신이 없어 뭐가 어찌 되엇는지도 모르고 지나갔는데 담에 보면 정식으로 인사 올리겠습니다...^^
정신 없이 지나가는 캠핑도 있게 마련이지요.... 정모라는 게 워낙 그렇잖아요.... 담에 한가한 캠핑장에서 뵜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와서 늘 즐기던 커피를 잊고(놓고) 삽니다...잃은대신 그 계급장떼고 다니시던 그분들이 항상 그립습니다..보고싶을때는 달려가라 하시지만...저에겐 한국도착하면 바로 그분들이 있어 위로가 되곤 합니다.........언젠가 본업이 궤도에 올랐다 생각될때는 예전처럼 그곳에서 죽~치고 살렵니다.... ......그.리.워. 하~~쟈^^..
그렇게 그리워만 하시다가 잊혀지는 수도 있사옵니다.....
이제는 얼굴 한번은 보여주시는 센스가 필요한 시기가 도래한줄로 아뢰오~~~ㅋㅋ
왕자어미 말에 백번 동의함.... 5,6월에는 함 보자 그러지 않았나 여하튼 객지에서 몸 조심 하고 잘 지내시게... 본 궤도 오른 다음에 모른 척 하지 말고....
일벌리면 그일에 미치는 지랄같은 성격을 버렸으면 해요.우짤라꼬 자꾸 일만 벌리는지....일벌리고 대체 수습하기가 곤란하니 원!!!.... 6월21일경 나갑니다....6월엔 기필코~~~~그리워만 말고 보~~쟈!!^^
그리운 사람이 많아 지는것은 당연 좋은 일이지요더 바쁘게 사셔야겠습니다 마쵸님 선한 얼굴 한번 더 생각해 봐야겠는데요 전...
개인적으로도 바쁘게 살아야만 합니다... 할 일은 태산이고, 시간은 없고 그러네요.... 신세 진 분들한테 갚아야 할 것도 많고.... 하반기에는 서서히 그 길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1. 깡패처럼 몰려다는 사람들....그 말이 이렇게 정겨운 말인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2. 마쵸님의 선한 얼굴....절대 동의 할수 없는 말도 있다는것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ㅋㅋ
3. 공주아비의 쪼그려 자세.....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하셔도 가오가 떨어진다는 사실....ㅋㅋㅋ
1.나도 그 말이 정겹다에 한표.... 2.가끔씩 정치적으로 살아줘야 함. 3.내 입으로 차마 못했던 말을 해줘서 고맙소....ㅎㅎ
이젠 싸움도 한판 벌리면 더 조직적으로 보일텐데.......좀 가오없는 말인가!!!ㅎㅎ
싸움 그거 좋지... 한스 오면 할려구 아직 참고 있는 건데....
다음에 같이 산 한번 오르면 편지 한 번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설악에서 목이 쉴 때까지 응원 함 해보자구.... 대한민국
" 어쩌면 살면서 얼굴 한 번 마주칠 일 없는 분들을 만난 그 인연만으로도 제게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담이네님..우포늪에서의 소중한 추억이 다음 만남에는 더한 반가움으로 이어질듯 합니다..그날 까지 저두 자연스럽게 그리워 하겠습니다..ㅎㅎ 먼길 오셔서 악천후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쭈~욱 노천에서 자면 가끔씩은 얼굴 볼 일 있을 겁니다... 독수리님이 고생 많으셨어요... 고생이야 이번 정모 준비하신 분들이 많이 하셨죠, 저희는 그냥 놀다온 것 뿐인데요....^^
저질체력으로 대접이 소홀하였네요 이런만남이 자주오지를 않을텐데.... 먼길손님 뭐하나 빠트리고 보내드린겉갔아
영 개운치가 않습니다 인사도 못드리고 죄송스럽네요 담이네님 미소띤웃음 그리워지네요 악천후 고생하셨습니다^^
달무리님 몸은좀 어떠십니까 언능 쾌차하시고 오늘도 나가셔야지요 ㅎㅎ
몸 안좋아서 들어가 주무시는데, 밖에서 엄청 떠들어대서 죄송해요... 실은 남자들은 별로 안떠들었습니다.... 다음에 서울 안지기들 만나면 혼내주세요...ㅋㅋ
즐감...
지금도 제주 (내가 이렇게 길게 쓰면 왠지 손해보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
후기 잘 봤습니다~~~ 절라도쪽으로도 다시 한 번 오셔야죠~~~~^^
네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산 내려와 살면서 전라도가 그렇게 가까운 곳인줄 잘 몰랐습니다....^^ 저도 보고 싶은 분들이 많네요....
가슴에 와 닿는 글귀들이 참 많네요. 그리운사람들이라..... 가슴속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건 참 좋은일이지요.저에게도 그런분들이 여기 있네요 캠핑장에.... 다음에 뵐땐 저희집 간판대신 커피하우스 간판달고 본격적으로 커피장사할려구요 ㅋㅋㅋ 다음엔 커피말고 맛난걸도 대접해들릴께요, 다시한번 만나뵈서 즐거웠습니다
다음 번에는 커피하우스에서 이래라 저래라 안하겠습니다... 역시 커피는 남이 타주는 게 젤로 맛나는 법인데.... 아이비님 객식구를 건사하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후기 잘 봤습니다...갈수록 사진빨과 글빨이 멋찝니다...
똑딱이가 하두 사진을 많이 찍어서 이 넘이 죽어가고 있다네.... DSLR 배울 것이냐, 엔드로 갈 것이냐를 두고 고민고민중임다....^^
예전엔 마지막까지 함께 새벽해을 맞았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침낭으로 숨어들게 됩니다. ^ ^ 인연을 맺은게 어느덧 만3년이 지나가요...
그러니까 말여... 어느새 에너자이저가 그렇게 된 건지....
한스가 가면 침낭들어가는 습관 확!!잡을께요........그나저나 많이 생각나네.....6월달엔 도망안갈께 ~ 얼굴보자꾸나^^
주욱 올라오는 후기를 보면서 왜 내가 저기 함께 있지 못했을까 땅을 치며 머리 깔쥐뜯으며 후회합니다
^^*
다음 날 좋은 모습으로 뵙기를 희망합니다.
늘 좋은 날 되소서
영남 가는 길 용마루님께는 꼭 연락드리고 싶습니다... 잠깐이지만 참 배운 게 많았습니다... 두런두런 우리 건축이야기 함 들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