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그리고 건배사!

[맑음]

말의 힘 그리고 건배사!

 어렸을 때 배가 아프다고 하면 어머니는 언제나 배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손은 약손.”

그럼 신기하게도 배 아픈 것이 싹 사라지는 묘한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엄마 손은 약손’이야말로 그야말로 엄청나게 큰 효험을 지닌 주문이었습니다.

 고대 인도인들도 말에 불가사의한 힘이 깃들어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특히 바라문의 성전인 <베다>의 말들은 진실한 말이라고 하여 그 말에 신성한 힘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재미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리그 베다>의 말은 본래 인간이 신들에게 기원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후세 바라문교 사제들은 ‘진실한 말’을 가지고 신에게 기원하는 동안 자신들이 이 ‘진실한 말’을 소리내어 외우고 기원하면 신들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즉 ‘진실한 말’에 깃든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서 인간이 신들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바라문교 사제들은 말에는 그와 같은 위력이 담겨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신들까지도 지배할 수 있는 ‘진실한 말’을 산스크리스트로는 ‘만트라’라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진언眞言’ 도는 ‘주呪’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경전의 말 가운데 궁극적인 진리를 나타내는 특정한 말을 진언, 주라고 부르며 그 속에 아주 훌륭하고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히로 사치야 저/ 행복의 발견에서)

 그렇습니다. 말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에너지 파워가 담겨져 있습니다. 무슨 말이든 지속적으로 입에 담게 되면 그대로 되는 경우를 허다하게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가수 송대관은 ‘해뜰 날’이라는 노래로 쨍하고 해뜰날을 계속 부르며 그 인생에 해가 떴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젊은 나이에 요절한 가수 차중락은 번안곡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을 부르더니 그야말로 낙엽따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원곡을 부른 엘비스 프래슬리도 역시 세상을 일찍 하직해서 아직까지도 수많은 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주문의 힘 다시 말하면 말의 힘입니다.

 이제 12월도 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송년모임에 참석하셨을 테지요. 그러나 저도 어느 자리에서 건배를 제의 하라는 말을 듣고는 고작 한다는 말이 “여러분의 건강을 위하여!”였답니다. 물론 건강 이상으로 좋은 말은 없겠습니다마는 왠지 연말을 보내며 하는 건배제창 덕담으로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sericeo site에서 몇 가지 건배사를 옮겨 보았습니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며 내년의 새로운 희망을 기약하는 진정을 담뿍 담아 건배사를 한번 멋지게 뽑아보면 어떠실까요?

첫째는 ‘Make My Day!’인데요.

새해 매일매일을 나의 날로 만들라는 소망을 담아서 쏘세요.

‘오늘을 나의 날로 만들자’는 뜻으로 열정적 이고 도전적인 삶을 강조할 때 쓰면 좋겠지요.

 영화 <서든 임팩트 (Sudden Impact)>에서 주인공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운명의 결전을 앞두고 상대방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덤벼 봐, 오늘을 나의 날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Go ahead, make my day)!"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들께서는

남다른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오늘을 나의 날'로 만든 주인공들입니다. 그런 여러분들께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제가 건배를 제의하겠습니다.

제가 'Make'하면 여러분들께서는

'My Day'라고 크게 외쳐 주시기 바랍니다.

“Make”

“My Day”

둘째는 ‘일 십 백 천 만(1, 10, 100, 1000, 10000)!’입니다.

‘하루에 한 가지 이상 선행을 하고 10번 이상 웃으며 100자 이상 쓰고 1,000자 이상 읽으며 10,000보 이상 걷자’는 뜻으로 하루를 의미 있고 보람찬 삶을 제시합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도 이런저런 일들로 많이 분주하셨죠.

하지만 바쁜 와중에서도 틈틈이 짬을 내 이런 것 한번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바로 일, 십, 백, 천, 만 인데요.

하루에 한 가지 이상 선행을 하고 10번 이상 큰 소리로 웃으며 100자 이상 쓰고, 1,000자 이상 읽으며 10,000보 이상 걷자 란 뜻입니다.

이 숫자대로만 실천한다면 여러분들께서는 건강과 활력을 되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일십백천만'하고 건배 제의를 할텐데 그러면 여러분들께서 '일십백천만' 하고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요령은 스타카토입니다.

“일 십 백 천 만”

“일 십 백 천 만”

셋째는 ‘스페로 스페라!’입니다.

(Spero Spera)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의 라틴어로 아무리 힘들어도 결코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다 아름다운 이유, 글쎄요 뭐가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깊은 절망 가운데서도 다시 일어설 희망을 버리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나폴레옹은 전쟁에서 패한 이후에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비장의 무기는 아직 내 손안에 있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다."

오늘은 제가 희망과 관련된 라틴어 하나 소개해 드리면서 건배를 제의하려고 합니다. 바로 '스페로 스페라'인데요.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란 뜻입니다. 제가 '스페로'라면 여러분들께서는 '스페라'하고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스페로!”

“스페라!”

어떠세요. 물론 어떤 경우에도 제창하는 분께서 진정을 흠뻑 담아 마치 주문처럼 제창을 해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