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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양념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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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만 고집…전남서 공수해와
- 양념구이 세 번 구워 훈제 풍미
- 잡내 잡은 장어 추어탕 맛 깔끔
보양식의 대표 선수 중 하나가 민물장어다. 민물장어가 좋은 것은 누구나 알지만 가격이 만만찮아 외식 메뉴로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민물장어를 산값에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맛집이 있다.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에 자리한 '양산도'다.
1956년 문을 연 양산도는 사상구 엄궁동에 본점이 있고, 부암동 점포는 직영점이다. 양산도는 국산 민물장어만 고집하는데, 전남에서 가져다 쓴다. 대표 메뉴는 양념구이다. 장어를 살만 발라내 양념 간장을 발라가며 숯불에서 3번 구워낸다. 간장에 고춧가루, 후추, 생강, 마늘, 물엿 등을 넣고 1시간 끓여 하루 동안 숙성시키는 것이 비결이다. 껍질에 양념이 착 달라붙어 마치 훈제한 듯한 풍미가 있다. 양념 간장의 달짝지근한 냄새와 참숯의 향기가 더해져 이미 향기만으로도 맛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껍질은 뽀드득 소리가 나게 씹히고 살은 탄력이 있다. 소금구이용보다 조금 작은 장어를 쓰는 것도 비결이다. 장어가 너무 두꺼우면 양념이 잘 배지 않기 때문이다. 양념이 달지 않고 향긋해 자꾸 구미가 당긴다. 장어를 구울 때 바른 양념 간장도 함께 내준다. 채 썬 생강을 넣어 찍어 먹거나 생강만 따로 먹어도 향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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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소금구이 |
장어를 좋아하는 손님들은 밥 위에 양념 간장을 조금 뿌린 뒤 구운 장어를 올려 장어덮밥처럼 해먹는 것도 즐긴다. 다 구워진 양념 장어를 전기 로스터에 살짝 데워 먹게 해 끝까지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
소금구이는 천일염을 뿌려 참숯에서 한번 초벌구이해서 나온다. 엄궁동 본점에는 없는 메뉴다. 소금구이한 장어는 전기 로스터에 구워가며 먹는데, 매운 소스와 맵지 않은 소스 두 가지가 있다. 매운 소스는 흔히 아는 양념치킨의 소스 맛에서 단맛을 빼고 신맛을 더한 것과 비슷하다. 소금구이용 장어는 양념구이용보다 살이 더 많고 큰 것을 골라 쓴다. 양념맛보다 장어 살의 부드러움으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맵지 않은 소스는 조청이 들어가 찐득하면서 감칠맛이 있다. 생장어보다 훨씬 고소하고 잡내가 없어 소금구이만을 고집하는 마니아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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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추어탕 |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장어 추어탕이다. 민물장어 머리와 뼈, 약간의 살과 미꾸라지를 반반 섞어 끓여낸다. 미꾸라지는 삶아 믹서기에 간 뒤 체에 걸러 국물이 텁텁하지 않다. 장어를 끓여냈으니 비린내가 없을까 걱정했지만 다진 마늘을 넣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담백하고 깔끔하다. 된장을 풀어 잡내를 잡았기 때문이다. 보통의 장어 추어탕은 잡내를 덮기 위해 산초가루를 넣어 끓인다. 그러면 산초 향은 좋을 수 있지만 장어 자체의 고소함은 가려지는 아쉬움이 있다. 양산도에선 산초를 넣지 않고도 비린내를 잡아 담백한 국물맛을 자랑한다. 풍성하게 들어가 있는 채소를 건져내 먹는 재미도 있다. 방아도 채를 썰지 않고 잎사귀 채로 상에 올려줘 취향대로 넣어 먹을 수 있다.
구이를 시키면 따라 나오는 장어 스프는 장어를 하루종일 고아낸 진국이다. 약간의 소금과 후추를 넣어 뜨거울 때 마시면 고소하다. 장어는 비늘이 없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리는 것이 없다. 머리와 뼈는 추어탕의 육수를 낼 때 쓰거나 장어 스프를 만드는 데 들어간다. 내장은 따로 손질해 볶음용으로 만들고, 살은 발라내 구이용으로 쓴다. 양념구이 ·소금구이 각 1만6000원, 장어추어탕 8000원. (051)807-1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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