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선거의 신형 기표소가 개방형이라서 많이 놀라셨죠?
신형 기표소 가림막 제거에 놀라고, 부실해서 불안하고...
지난 6월 4일 제6대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전국에서 실시되었다.
늘 투표만 착실하게 참여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참관을 하게 되었다.
6시간 동안 참관을 하면서 투표소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투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만큼 6시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부지런한 어르신들이 그 시작을 알렸다. 가족 모두 총출동한 가족유권자들, 어린아이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 처음이라 어색한 학생들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층의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기표소의 부실함이 눈에 들어왔다. 투표시간이 흐를수록 종이 재질의 기표소는 위험하게 흔들렸고, 가림막이 자꾸 떨어져 현장 선거관리인들이 쉴 새 없이 일어나 가림막을 손봐야했다. 급기야는 가림막과 기표소 연결 부분을 청테잎으로 고정시켜야만 했다. 투표 마지막 시간까지만 잘 버텨주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부실한 기표소에 대해 시청직원인 현장 책임자에게 문의를 하였지만, 아는 부분이 없으니, 선관위에 문의하라는 대답뿐이었다.
오후에 투표를 하기 위해 지정된 투표소로 향하였다. 신분 확인도 하고 1차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투표소에 들어서는 순간 이상함을 발견했다. 기표소에 가림막이 없었다.
1차 투표는 얼떨결에 진행하고 2차 투표용지를 받아서 기표소로 들어가는 순간 내 뒤에 투표용지를 주는 선거관리인들이 내 투표행위를 다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투표소 내의 기표소 가림막들이 아예 돌돌 말려진 채 개방이 되어 있었다. 그 순간 현장책임자를 불러 왜 개방을 해 놓은 것이냐고 거세게 항의를 하였고, 비밀투표의 원칙이 근본적으로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강조하며 투표소 내의 기표소 가림막을 모두 내리게 하였다.
현장 담당자는 역시나 수원시청 소속 공무원이었는데, 개방이 원칙이고 선거인이 요구하면 가림막을 내려주라고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영통구 선관위로 전화하여 문의를 한 결과 이번 선거부터 공식적으로 처음 개방형 기표소가 도입되었다고 한다. 그 기표소는 개방형이 원칙이고 선거인이 불안해하면 배려차원에서 가림막을 내릴 수 있도록 간이 설치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미 쓰고 있는 가림막이 없는 신형기표소는 선거인의 기표비밀을 보장하되 투표소 분위기를 보다 밝고 쾌적한 방향으로 개선하고 가림막으로 인한 선거인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제작되었다고 한다. 또한 몇 년 전부터 SNS 발달로 생겨난 ‘투표지 인증샷’ 문제와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가져가는 일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개방형 기표소는 제작을 추진할 때부터 논란과 우려가 많았다. 우선 비밀투표 보장의 문제가 가장 컸는데, 이런 우려를 없애기 위해 기표대를 측면 방향으로 설치하고, 일정 간격을 유지해 떨어뜨려 놓은 다음, 투표를 기다리는 대기자는 기표대에서 1m 이상 거리를 두게 하는 게 원칙이라고 한다. 그러나 매탄 3동의 투표소는 각 학교의 교실을 활용하고 있었고, 2차에 걸친 투표를 하기에는 공간이 많이 부족해서 일정 간격을 유지하기에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렇게 비밀투표의 보장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게 교육을 받은 공무원들은 기계적인 운영을 하면서 비밀투표 보장문제를 방치한 셈이었다.
예산 문제로 접근하여 보면 신형기표소 제작에 34억이 들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10만개 정도 제작하였다고 하는데, 개당 비용을 보면 일반용은 2만 8천원, 장애인용은 4만 원 선이라고 한다. 이러한 1회용 기표소는 지난 2007년부터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기표소 보관과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선거마다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가격이 저렴한 1회용 기표소를 사용하는 것이란다.
역사적으로 부정선거가 많고 비밀 투표가 보장되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국민정서상 개방형 기표소 도입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투표소의 모든 선거관리위원들도 신형기표소 도입 취지를 설명해 주지 못할 정도로 선관위의 사전 교육이 미흡했다는 것이고, 국민 홍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투표홍보물 발송시 신형기표소에 대한 안내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주민들이 이리 혼란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관위의 노력이 더 필요한 부분이다.
신형 개방형 기표소.hwp
첫댓글 저도 졸면서 써서 내용 확인을 많이 못했네요ㅜㅜ
우선 공간에 따라 편집에서 쓰시기 바래요 서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