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 사표로 맞선 단 한 명의 공직자
계엄 1년, 그날의 진실과 윤석열을 말하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사태가 벌어졌을 때,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자신의 직을 던졌다. 그는 대통령의 폭거에 사표로 저항한 유일한 공직자다. 류혁 에세이 《단 하나의 사표》에는 계엄 당일의 긴박하고 생생한 상황과, 추-윤 갈등에 휘말려 불거진 친윤이라는 오해를 넘어선 원칙주의자의 단단한 행보가 담겼다. 공대 출신 아웃사이더였지만 누구보다 합리적으로 수사하려고 했던 한 법조인의 가치관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책은 계엄 사태 1주년을 맞아 출간된다. 무너졌던 법치와 민주주의의 상흔 속에서 양심과 원칙의 가치를 되묻는 의미 있는 회고가 될 것이다.
류혁은 법무부 장관 주재 회의에서 “계엄과 관련된 일체의 지시나 명령은 이행할 생각이 없다”고 선언하고 즉시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위를 ‘내란죄’로 규정하고 계엄을 ‘정신 착란’이라 비판했다. 류혁의 결단은 평화로운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평범한 시민의 상식에서 비롯되었다. 비정치적으로 살아오던 한 인간의 가장 정치적 선택이기도 했다. 류혁은 검사가 특권층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여기며 사건에만 집중했고, 그래서 가장 검사답게 살 수 있었다. 그는 정치 검사는 소수이며, 검찰이 사라져도 성실한 사람들이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은 법치와 양심을 따른 원칙주의자의 모습으로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비된다. 저자가 소개하는 검사 윤석열과의 일화는 한 권력자의 파멸을 미리 내다본 듯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추천사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단 하나의 사표》라는 책을 냈다. 그는 2024. 12. 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법무부 감찰관이었다. 비상계엄 선포 후 소집된 법무부 회의에서 류혁은 박성재 장관에게 “계엄과 관련된 일체의 지시나 명령은 이행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그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변침하여 사법시험에 합격하였다. 검사로 임용되었다가 퇴직 후 삼성전자에 취직하였으며, 다시 검사로 복귀하였다. 내가 창원지방법원 형사부 재판장으로서 근무할 당시 그는 공판관여 검사였다. 그는 강직한 검사로 소문 나 있어 나는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음주운전력자를 보석으로 석방하자 그는 법정에서 재판부에 항의하였다. 시간이 지나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였고, 내가 창원지방법원을 떠날 무렵에는 식사도 같이 하였다. 그는 나에게 이임 선물로 별자리에 관한 책을 주었다.
이 책에는 재판장과 공판관여 검사로서 우리가 겪었던 일화도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의 인연은 비상계엄으로 이어졌다. 나는 그가 법무부 감찰관직을 사직하였다는 언론 기사를 보고 ‘역시 류혁답다’라고 생각하였다. 탄핵 선고가 있고 내가 퇴임한 후 어느 날 그는 나에게 수고하였다며 전화를 하였다.
이 책은 류혁의 자서전이다. 제1부 계엄 그날, 제2부 그날의 나를 만든 것, 제3부 내가 살아온 길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취미, 첫사랑 이야기, 결혼 이야기(같은 사람이다), 검사 시절 일화가 눈에 띈다. 비상계엄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에 법무부 고위 관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했나를 생생하게 알 수 있다. 동시대인으로서 고민하였을 여러분에게 일독을 권한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별을 좇아가는 자유로운 영혼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 들었다. 류혁 감찰관 고생 많았소! 그리고 부럽소.
'계엄 당일 사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단 하나의 사표' 출간
이상휼 기자2025. 11. 25. 09:37
계엄 선포 당일 긴박한 상황 생생히 회고
운동·취미 즐기고 수사에 헌신한 '평생 평범한 검사'
<단 하나의 사표>, 류혁 지음, 384쪽, 2025년 12월 3일 발행
(경기=뉴스1) 이상휼 기자 =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저서 ‘단 하나의 사표’를 출간했다. 그는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발령된 날 밤 사표로 맞선 단 한 명의 공직자다.
그날 계엄 발령에 따라 법무부로 모이라는 소집 명령을 받자 “계엄 관련 일체의 지시나 명령을 이행하지 않겠다”며 즉각 사표를 냈다. 그는 12월 4일 자정 0시 9분 법무부 회의실에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불법 계엄 선포에 항의해 직을 던진 유일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에 대해 그는 “평화로운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평범하고 상식적인 시민으로서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복잡다단했던 법무부 감찰관으로서의 행보를 관통하는 그의 키워드는 원칙이었다.
그가 에세이 형식으로 쓴 ‘단 하나의 사표’에는 계엄 당일의 긴박하고 생생한 상황이 담겼다.
법무부에서 나오자마자 그는 “계엄은 정신 착란”이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행위는 “내란죄”라고 규정했다. 이후 언론은 류 전 감찰관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를 쏟아냈다.
류 전 감찰관은 문재인 정부 때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갈등에 휘말려 ‘친윤’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으나, 원칙주의자로서 당시 소신과 행보에 대해 진솔한 심경도 풀어냈다. 이 사안에 대해 그는 “절차적인 면이나 실체적인 면에서 좀 더 신중하고 차분하게 진행했어야 한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책 속 묘사된 ‘검사 윤석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모습에 대해 저자는 “정치적 비난이 아닌 직업인으로서의 관찰과 법리적 판단”이라고 부연했다.
취미 부자인 그는 운동과 천체관측, 프라모델 제작 등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다. 30대 후반 체중이 100㎏에 육박하다가 40대에 들어서면서 운동에 몰입해 64~68㎏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마라톤 풀코스를 수십 회 완주했으며 울트라마라톤, 철인3종경기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2009년 14.5인치 돕소니언 방식의 반사망원경도 직접 제작했으며, 2010년에는 호주 사막으로 여행을 떠나 남반구의 천체를 관측하기도 했다. 마라톤대회 진행요원, 프라모델 컨테스트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1968년생 서울 출생인 저자 류혁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36회(연수원 26기) 합격, 1997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서울·통영·울산·창원·부산·속초·의정부·고양지청·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했다. 2005년 검사를 그만두고 삼성전자 법무팀에서 근무하기도 했으나 다시 검사로 복직해 강력부·특수부 등에서 활약한 뒤 통영지청장, 법무부 감찰관을 지냈다.
그는 “정치 검사는 소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사람은 대개 성실하게 밥벌이를 위해 애쓴다. 평범한 검사인 나도 그랬다. 직업윤리와 양심에 따라 일했다. 누구 하나 억울함이 없도록 헌신적으로 수사했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원칙적으로 수사했다. 동료들을 존중했고 함께 어울리기를 즐겼다. 그렇게 가장 검사답게 살았다”고 말했다.
daidaloz@news1.kr
'계엄 당일 사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단 하나의 사표' 출간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