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에 찍힌 '암호같은 번호'...아는 사람만 신선한 계란 먹는다
시중에 판매되는 달걀의 껍데기 상단에는 파란색으로 숫자와 영문이 찍혀 있는데, 이는 달걀의 산란일자와 암탉의 사육환경을 의미한다. 월간계란 제공© 제공: 파이낸셜뉴스 |
시중에 판매되는 달걀의 껍데기 상단에는 파란색으로 숫자와 영문이 찍혀 있는데, 이는 달걀의 산란일자와 암탉의 사육환경을 의미한다. 월간계란 제공 |
[파이낸셜뉴스] 식자재 물가가 연일 상승하면서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달걀'이 인기다. 조금더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달걀을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 네자리 산란일자...가까울수록 신선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저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장바구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식재료인 달걀의 경우 왕란, 특란 등 크기는 물론 사육환경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업계는 달걀 껍데기에 표시된 정보를 통해 신선한 달걀을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달걀은 단백질이 체내 이용된 비율이자 단백질 식품의 품질을 의미하는 '생물가'가 약 93.7%로 매우 높다. 두뇌와 눈에 좋은 인지질과 루테인, 비타민 A, 비타민D, 비타민 E, 아연 등 다양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서 필수 식품으로 꼽힌다. 산란일에 가까울수록 달걀이 신선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산란일은 달걀 껍데기만 확인하면 바로 알 수 있다.
달걀 껍데기 상단에는 파란색으로 숫자와 영문이 찍혀 있는데, 이는 달걀의 산란일자와 암탉의 사육환경을 의미한다. 앞의 네 자리 숫자는 산란일자를 뜻하기 때문에, 최근의 날짜일수록 신선하다고 볼 수 있다. 중간의 영문은 생산자의 농장별 식별번호이고, 제일 끝자리 숫자가 사육환경을 나타낸다.
끝자리는 사육환경...1·2번이 실외·축사
달걀의 껍질색과 영양분은 직접적 관계가 없으며 알을 낳은 닭의 품종이나 색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월간계란 제공.© 제공: 파이낸셜뉴스 |
달걀의 껍질색과 영양분은 직접적 관계가 없으며 알을 낳은 닭의 품종이나 색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월간계란 제공. |
사육환경은 네가지로 분류되는데 1번은 닭을 실외에 방사해 사육하는 경우이고 2번은 닭을 축사 내 평사에서 방사해 사육하는 경우다. 하지만 3번은 닭을 개선된 케이지에서 사육하는 경우이고, 4번은 기존의 밀집된 케이지에서 사육했다는 의미다. 1번이나 2번의 경우 닭들이 동물복지가 보장되는 환경에서 성장한다고 볼 수 있다.
달걀의 신선도는 흰자의 탄력으로 판단할 수 있다. 흰자가 탄력 있으며 노른자를 품고 있을수록 싱싱하다. 반면, 흰자가 퍼져있고 노른자를 품고 있지 않다면 신선도가 떨어지는 달걀이다. 또 오래된 계란일수록 흰자가 물처럼 퍼지는 모습을 보이고, 물 위에 잘 뜬다.
달걀의 껍질도 색이 다른데, 껍질색과 영양분은 직접적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껍질의 색깔은 알을 낳은 닭의 품종이나 색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껍질 보단 노른자의 색이 영양과 연관된다. 달걀 노른자의 색깔이 진할수록 암탉이 영양가 있는 곡물을 많이 섭취한 것이며, 노른자의 영양분도 높다고 본다. 또 달걀 흰자에 포함된 하얀 덩어리인 알끈을 먹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알끈은 노른자를 흰자 중앙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건강에 유익하다. 달걀에서 혈액 반점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암탉의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흘러나온 소량의 혈액이 난황에 부착됐기 때문이다. 혈액 반점만 제거하거나 가열해서 섭취하면 된다.
물세척 보다 휴지로 털어내 보관해야
달걀은 산란 직후부터 성분이 변하기 때문에, 산란일자가 가까울 수록 품질이 좋다. 달걀 껍질에는 미세한 기공들이 뚫려 있어 끊임없이 물과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외부의 미생물이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이 때문에 산란 후 상온에 방치해도 초기에는 쉽게 미생물에 오염되지 않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빠르게(최소 10일 이내) 냉장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도변화가 적은 냉장고 안쪽에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이 경우 한 달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달걀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 월간계란의 주여달 대표는 "달걀을 세척하는 경우 난각의 기공이 막히거나 기능이 저하돼 품질이 쉽게 떨어질 수 있다"면서 "껍데기에 깃털이나 흙이 묻어있더라도 물세척을 하지 않고 마른 휴지로 털어내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