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문학계에서 멀어지던 고은은 1974년 갑자기 저항시집 <문의 마을에 가서>를 발표하며 저항시인으로 변신했고, 이어 74년 11월 진보 성향 문인들을 결집하여 국내 최초의 진보 성향 문인 단체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민족문학작가회의)'를 창설하고 초대 회장에 취임하여 진보 문학계의 좌장이 되었다. 이후로는 '가짜 고은' 사건도, 고은과 관련된 성폭력 루머도 더 이상 나돌지 않게 되었다.
고은의 이러한 변신은, 본인의 추악한 악령을 감추고 민주화 운동이라는 거대하고도 절대적인, 시대의 숙제이자 사명감이라는 타이틀 뒤에 숨어 더욱 악이 번성하게끔 하였다. 이 악은 절멸되지 않으며, 오히려 주위에 부역자, 동조자들로 인하여 엽색행각은 사소한 일, 대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 정도로 묵과되었으며, 고은을 비난하는 것은 곧 민주화 정신의 문학계를 비판하는 것으로 걷잡을 수 없이 그 의미가 커져만 갔다.
이후 진보문단의 거장이 된 고은은 성추행 파문이 불거지기 1년전인 2017년 3월 TV에 출연하여 당시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아울러 문단 내 성폭력 사태에 대해 "슬픈 일"이라고 말하면서 "현대 초기에는 퇴폐적, 퇴행적 일탈을 한 문인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작가들도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 기준을 갖춰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
2.2. 이문열의 소설 사로잡힌 악령[편집]
그의 악이 번성하는 한 파렴치한 엽색(獵色)의 식단도 풍성했다. 자랑스레 휘젓고 다니는 색주가는 기본이었고 손쉽고 뒷말없는 유부녀는 속되게 표현해 간식이었다. 더욱 악의 섞어 말하자면 신선한 후식도 그 무렵에는 그에게는 흔했다. 시인의 허명에 조금했다가 화대도 없이 몇 달 침실봉사만 한 신출내기 여류시인이 있는가 하면, 뜻도 모르고 관중의 갈채에만 홀려 있다가 느닷없이 그의 침실로 끌려가 눈물과 후회 속의 아침을 맞는 얼치기 문학소녀가 있었고, 그 자신이 과장하는 시인이란 호칭에 눈부셔 옷 벗기는 줄도 모르다가 (중략) 놀라 때늦은 비명을 지르는 철없는 여대생도 있었다.
《사로잡힌 악령》, 이문열
1994년 소설가 이문열이 소설 사로잡힌 악령을 발표하여 문학계에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승려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폭음을 일삼던 문인이었는데, 유명 원로 스님의 수제자라는 명성을 이용해 문화예술계의 고위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문학계의 중심인물로 군림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주인공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여성 문학 지망생들을 농락하는 악마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가 지나친 악행을 일삼자 일부 문인들은 그를 문학계에서 배척하려고 시도한다. 이에 주인공은 살길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에는 민주투사로 변모한다. 그리고 오히려 더욱 유명 인사가 되어 자신의 권력으로 예전보다 더 심한 악행을 일삼으며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소설속에서 또 다른 효봉스님의 문도의 입을 빌려, 그가 무턱대고 계속해서 스승님을 찾아 어찌어찌 상좌가 되었다고 묘사하고 있다. 또한 문단에 데뷔한 후 자칭 효봉 스님의 상좌(수제자)라고 말하는 등 효봉 스님의 명성을 이용하여 문화예술계의 고위 인사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소설에서는 명사 사냥꾼으로 표현되었다. 한 예로 말 몇 번 섞어본 것이, 몇 년 뒤에는 아주 잘 아는 사이로, 또 몇 년 뒤에는 죽마고우로 포장되어 사람들을 현혹했다는 대목이다.
남북작가회담을 추진하다가 구속된 일도 소설 속에서는 방북을 선수치고 싶었으나 빼앗긴 것에 대한 분, 그러나 이러한 일로 또다시 추앙받게 되고 떠받들어 받게 된 씁쓸한 현실에 대한 비난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이 소설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 바로 고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자 당시 고은이 좌장으로 있던 '민족문학작가회의' 등을 비롯해 진보 계열 문인들이 집단으로 들고 일어나 이문열을 공격했다. 당시 진보 문인들은 민주투사 출신이며, 현재 진보 계열 문인들의 정신전 지주인 고은을 의도적으로 비방하고 있다며 이문열을 맹비난했다. 당시 고은은 김영삼 정권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아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맹공에 밀린 이문열 작가는 "특정인물을 상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자신의 출간 단편집에서 제외했으며 이 책에 대해 절판 조치까지 취했다. 때문에 이 작품은 1994년 출간된 중단편집 '아우와의 만남' 초판에서만 볼 수 있다.
한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이문열이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고은을 상당히 존중했다는 점이다. 이문구의 <산 너머 남촌>에 실린 송기숙의 발문, 시골 밭둑의 싱싱한 수풀을 보면 1982년 79년 지미 카터 내한 반대시위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대구교도소로 이감되어 있던 고은을 면회하기 위해 송기숙, 이문구, 황석영, 김지하 등이 대구로 왔는데 대구에 살던 이문열도 찾아가 함께 면회했다. 그런 이문열이 왜 10여년 뒤에 <사로잡힌 악령>을 썼을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그때는 없었다.
2018년 미투 운동의 최전선에 선 최영미가 그의 시로 고은을 천하에 고발했을 때 많은 국민들이 충격의 도가니에 빠진 것에 반해, 그 당시 훨씬 높은 수위로 강도높게 소설적 표현을 이용하여 고은을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실체가 널리 알려지지 못하였다. 만약 그 당시 정의가 바로세워졌다면, 노벨문학상 후보라는 문단의 오점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2.3. 2017-2018년 미투 운동 때 성폭력 의혹이 제기되다[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