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함께 보았던 영화 "우리 집"에 대한 감상문을 쓰기 힘들어 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센터장 목사님의 샤우팅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예상하건데 영화도 일반적인 영화가 아니었고, '상'의 갑작스러운 이탈소식에 아이들의 마음이 뒤숭숭했으리라...그래도 센터장 목사님의 일갈 효과때문인지 아이들의 수업태도가 한결 좋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영화가 재미었냐고 물으니 재미있었다 절반,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가 절반이었다. 그래서 영화의 내용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같이 대답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사실 영화의 내용을 모른다고 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거의 다 이해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다만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을 뿐이다.
마음먹고 질문을 던져 보았다. "가장 생각나는 부모님 싸움은?" 아이들이 눈이 둥그래져 나를 쳐다본다. 처음에는 살짝 당황하는듯 하더니 이내 자신들의 경험담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듣다가 머리가 아파왔다. 내가 상상했던 이상의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런 경험들은 영화에서도 잘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현'이는 7살때 일을 들려 주었다. 직장 면접이 잡혀있었던 어머니가 자신을 맡기려 아버지를 기다렸지만, 아버지는 폰도 받지 않고 잠수를 타시는 바람에 어머니는 면접을 못가게 되었단다. 어머니는 집안의 모든 물건을 다 때려 부수고, 찢고 소리를 지르시다가 자신을 두고 나가셨고, 밤늦게 아빠가 들어올때까지 집에 울면서 혼자 있었다고 한다. "진"은 아빠가 식칼을 들고 엄마와 자신을 쫓아와서 침대밑에 울면서 숨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연"은 아빠가 집에 불을 질렀고, 놀라서 도망가는 자신과 엄마를 잡으러 칼을 들고 골목길을 따라왔다고 했다. 다른 아이들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해서 싸우는 것을 못봤다고 했다. . 마음이 저릿했다. 나도 부모님이 이혼하실 뻔 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니 아이들이 엄청 좋아한다. 이런 이야기를 왜 좋아하냐?
이런 유년의 경험을 한 아이들에게 내가 앞으로 꿈꾸는 집에 대해 물었더니 다들 홈 스위트 홈을 이야기한다. 아마 우리의 부모님들도 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셨을 것이다. 그러나 꿈꾸는 것만으로 그렇게 되지 않는다. 지독한 현실의 벽들이, 관계의 문제가 우리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아이들의 미래의 집은 이들이 꿈꾸는 대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지금 그렇게 살지 못했으니 미래에라도 홈 스위트 홈을 누려봤으면...
첫댓글 에고, 마음이 울컥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