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이틀 차이로 바둑리그 통산 100승 고지에 올랐던 100승자 간의 대결에서
박정환 9단(오른쪽)이 조한승 9단을 꺾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7라운드 1경기
화성시코리요,
신안천일염 꺾고 5위로
14년 역사의 바둑리그에서 '100승자
대결'이라는 이색 매치가 이뤄졌다. 19일 저녁에 열린 조한승 9단과 박정환 9단의 대결이다. 각각 지난주 13일과 15일에 100승 고지에
오른 두 기사이다. 7명째와 8명째로 기록됐다.
바둑은 박정환의 완승으로
끝났다(175수 불계승). "초반을 편하게 시작해서 전체적으로 잘 풀렸다"는 것이 박정환의 국후 감상. 조한승을 제치고 101승째를 선점한
박정환은 통산 다승 7위로 올라섰다.
▲ 신안천일염의 핵심 전력인 이세돌까지 빠져 사전 예측부터 화성시코리요의 '매우
우세'를 가리켰다.
올 시즌 전적은 11승1패가 됐다. 유일한 패점은
15라운드에서 신진서 8단에게 당한 것. 때가 지났지만 전승이 깨진 그 1패에 대한 심정을 물었더니 "많이 좋았던 바둑인데 실수가 너무 많아서
내용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17라운드의 문을 연 이번 경기에선 또 하나
주목받은 결과가 나왔다. 심재익 초단의 11연패 탈출이다. 지난 2월에 입단한 후 모두가 선망하는 바둑리거로 발탁된 심재익은 강자들 속에서
11연속 패점을 당해 오다 팀(신안천일염)의 시즌 최종전에서 그토록 바랐던 첫승과 함께 지옥의 터널을 나왔다.
▲ 처음 보는 심재익의 세리머니. 11연패로 혹독한 첫 시즌을 보낸 리그 1년차
심재익은 마지막 경기에서 데뷔 첫승을 신고하며 큰 시름을 덜었다.
데뷔
첫승을 거둔 상대는 송지훈 3단. 같은 5지명이자 1998년생 동갑내기이다. 친구와의 첫 대결을 장고판에서 만나 4시간 25분간 312수를
두었다. 팀의 영봉패를 막은 것이기도 했고, 이날 가장 늦게 끝났으니 신안천일염이 올 시즌에 거둔 25번의 개인승리 중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박정환, '100승자 대결'에서 조한승 꺾어
-11연패
심재익, 마지막 경기서 데뷔 첫승
-화성시코리요 "땡큐, 이세돌"
팀 승부에선 박정환이 선제점을 올린 화성시코리요가 네 판을 연속 이기며 신안천일염을
4-1로 대파했다. PS행이 간당간당한 경기에 이세돌 9단이 출전하지 않은 것은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 "한 팀만 억울하게 된 거잖아요." 듣는 사람의 귀를 편하게 해주는 진행으로
바둑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바둑리그의 '안방마님' 최유진 캐스터는 연말 출산을 앞두고 잠시 중계석을
떠난다.
중계석의 최유진 캐스터는 "이러면 한 팀만 억울하게 된 거
잖아요"라면서 "왜 우리한테는…"이라는 소리가 BGF리테일CU에서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세돌은 최근 팀의 네 경기 중 CU전에만
출전했다.
최하위 신안천일염엔 시즌을 마감하는 경기였지만 주장 이세돌마저 빠져
오더부터 크게 흔들리면서 3연승 기세를 타고 있던 화성시코리요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세돌은 다음 날(20일) 중국갑조리그에 출전한다.
갑조리그 소속팀인 허난도 현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 순위 싸움이 워낙 치열하고 그 간격이 촘촘해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고 큰 스코어로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
4연승을 이어간 화성시코리요는 드디어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권으로 들어섰다. 아직 경쟁팀인 한국물가정보가 17라운드를 치르지 않았지만 5위 안에 들기는 3라운드 이후이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5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20일
한국물가정보와 킥스가 17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4위와 6위의 대결이다. 개별대진은 원성진-홍기표(3:0), 안국현-김지석(4:7),
박영훈-윤준상(8:6), 한태희-백홍석(3:2), 설현준-강승민(2:2, 괄호 안은 상대전적).
▲ 경기 시작 직후 여러 명 무리지어 온 여성팬들이 놓고 간 선물. '오늘은 정환이가
쏜다' '100승 축하기념. 유결점'이라고 씌어 있다.
▲ "팀 분위기로는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유택ㆍ왼쪽)
▲ 화성시코리요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SK엔크린과 대결한다. 그에 앞서 20일의
킥스-한국물가정보 전의 결과가 무척 궁금하다. 킥스가 이기면 5위가 유력해지지만 한국물가정보가 이기면 세 팀이 동률(7승8패) 동률이 되어
화성시코리요가 개인승수 차이로 탈락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