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이모를 만나기위해 9시에 자전거길을 나섰다. 76분거리였지만 중간에 헤맸던 까닭에 96분이 걸렸다. 네이버경로와 다르게 일찍 불광천자전거길을 벗어나기는 했지만 덕분에 월드컵 경기장도 둘러볼 수있어 좋았다. 농수산시장길은 무난했지만 성산대로와 이어지는 성산대교는 보도없는 차도로 위험했다. 다시 안양천 자전거길로의 복귀도 계단이어서 그다지 추천되지 않는다. 시흥대로까지 온 이유는 위암으로 투병중인 이모를 만나기 위함이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소망을 했음에도 몸상태로 요양원방문이 불가능했던 까닭에 내가 방문하여 간접적으로나마 만나게 하려 했던 까닭이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에 말랐고 집에서 조리하기에 적당하지도 않았기에 어머니 친정인 오씨 가문의 월 친목회를 집 근처에서 열고 거기에 참석하는 형태니 나와의 만남도 어쩌면 간접적이기도 하다. 어쨌든 간접적으로 들은 내용을 전달한 것이 아니고 직접만나서 듣고 본 내용을 다음주 요양원 방문시 해줄 수있어 다행이다. 그래서 보통 과일등을 사서 방문하는 대신 만능적인 현금으로 대신해서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바꾸도록 준비했다. 이모는 수척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혼자 걸어서 왔고 식사도 그럭저럭 잘 드시는 듯해서 다행이다.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다. 그리고 나와 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 최근 완독한 금강경의 주제다. 모든 것이 공하지만 이 것은 또한 빈 것도 아니고 빈 것에 집착해서도 않된다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기도 하는데, 그나마 삶과 죽음이 불이하다는 내용은 비교적 납득하기 쉽다. 지난 달에 어머니보다 훨씬 나이가 어린 외숙모가 하룻밤 사이에 세상을 떠났고 역시 어머니의 세번째 동생인 막내이모도 먼저 갈 가능성이 높다. 오는 순서는 태어나면서 정해지지만 가는 순서는 누구도 모른다. 근처가 집인 창환삼촌네 집에 가서 차와 과일들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귀가했다. 귀가는 성산대교를 우회하려 했지만 다시 이용하게 되었고 자전거도로 진입을 잘 못해서 불광천길이 아닌 홍제천길로 우회했다. 덕분에 서대문구청과 홍제폭포를 보게 된 것은 덤이다. 둘째 외할아버지의 아들인 창환(성환)삼촌집에 가보고 근환삼촌을 만났으며 막내 외할아버지의 딸인 미순이모와 필순이모 그리고 당숙모를 오랬만에 볼 수있어 좋았다. 10월19일(토)에는 외사촌형 재록과 형수가 어머니를 방문한다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