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양주 회암사지 탐방기

[몽중루]

   몽중루의 양주 회암사지 탐방기

   양주로 가는 전철 안, 시원한 차창가에 바투 붙어 살펴보는 서울 도봉산은 비록 주마간산이어도 비탈마다 모두가 그림이었다.

   도봉 계곡, 망월사 계곡을 지나기 바쁘게 의정부시와 양주 시청으로 이어지고, 어느새 다시 불곡산이 펼쳐진다.  상봉과 임꺽

   정봉으로 이어지는 기암 연봉들이 아침나절 맑은 햇살에 빛나고 있었다.  지난 주말 양주의  옛 회암사지(檜巖寺址)를 찾아가

   는 길에 본 1호선 전철 도봉산역과 덕정역 사이 풍경이다.  덕정역 앞에서 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배차 간격이 길어 택시를

   이용했다.  회암사지 입구에는 양주시립 회암사지 박물관이 서있고,  잔디밭 넓은 공원 위쪽에  회암사지는 민낯을 드러낸 채

   넓게 펼쳐져 있었다.  

   옛 회암사는 고려말에는 전국 사찰의 총 본사였으며 조선 전기 때는 선종(禪宗)의 본찰로 크게 크게 번영했던 사찰이었다. 회

   암사의 창건은 정확하지 않지만 12세기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고려말 때 인도 승려인 지공스님(指空禪師.1 

   300~1363)과  지공의 제자인 나옹선사(懶翁禪師)에 의해 크게 중창되었다 전한다.  조선 태조 이성계는 퇴위 후  이곳에 오래

   머물렀고,  특히 명종(明宗. 재위 1545~1567) 때는 어린 명종을 대신해 섭정을 하던 문정왕후(文定王后. 1501~1565)가  보우

   선사(普雨禪師. 1515~1565)를 앞세워 다시 대규모 불사를 일으켜 전국 제일의 수선도량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회암사는 15

   65년(명종 20) 문정왕후 사후에 조정의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에 밀려 폐사의 길로 접어들어 지금에 이르렀다.

   회암사지의 지형은 천보산(天寶山. 423)이 뒤에서 병풍을 두르고 있고, 회암천은 천보지맥을 내린 물길을 모아 회암사지 앞을

   감돌아 흐르고 있었다. 사지의 규모는 놀라울 만큼 컸다. '청산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다' 던 옛 시 한 구절이 절로 입안을

   돌았다.  지공 스님은 이곳을 일러 한강과 임진강 사이에 있는 삼각산(북한산)의 맥으로 이어지는  삼산양수 간(三山兩水間)의

   길처(吉處)라 했고,  나옹선사는 이에 회암사의 중창에 나서 그 뜻을 따랐기에  지금의 회암사지가 있다. 두 분 모두 시야가 참

   넓은 분이었던 것 같다. 삼산(삼각산)의 주맥은 한북정맥(漢北正脈)으로 한강과 임진강의 수계를 가르는 큰 산줄기다.  회암사

   를 품은 천보산의 주맥인 천보지맥은 실제로 죽엽산과 불곡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에서 갈래 쳐 서북으로 뻗어 간다.  나옹

   선사(法名.慧勤.1320~1376)는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靑山兮要我以無語),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蒼空兮要我以無垢)."라는 시로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이다. 그는 고려 공민왕과 우왕의 왕사(王師)였고, 선각왕사란 시호까지

   받은 당대 최고의 스님이었다.  지금 현재의 회암사 약사전에 그 영정이 모셔져 있다.  한편 문정왕후의 후원에 힘입어 회암사

   를 다시 중창해 전국 제일의 수선도량으로 만들었던 보우선사는 뒤가 참 불행했다.  문정왕후가 죽자 곧바로 유생들의 상소에

   의해 승직을 박탈당하고 유배길에 올라 제주에서 작살 되어 생을 마감했다.

   회암사지는 중앙 계단을 기준으로 올라가며 다섯 권역(圈域)으로 나뉘어 있었다.  일주문지(一柱門址)가 있는 제1권역 좌우에 

   당간지주와 괘불대가 남아 있고,  제5권역 동북쪽 가장자리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부도탑 외에는 모두가 주춧돌뿐 그냥

   황량한 빈 집터뿐이었다.  회암사지 박물관과 회암사지를 아래에서부터 차례대로 올라 둘러본 후 천보산 주봉 밑에 있는  지금

   의 회암사를 찾았다. 가파른 산록에 앉은 절은 대웅전과 관음전을 비롯해 10여 채의 당우가 아담했다. 보물인 나옹선사와 지공

   선사의 부도비는 조사전(祖師殿) 옆 해묵은 솔밭 능선에 있고,  그 아래에 무학대사(無學大師)의 부도와 보물로 지정된 쌍사자

   석등(보물 389호)이 서 있었다. 

                                                                                                                     촬영, 2024, 08, 17.

   ▼양주 회암사지 부도탑 (보물 388호)

   ▼회암사지 안내도

   ▼회암사 안내

   ▼회암사지 공원 입구

   ▼회암사지 공원  - 1

    ▼ 회암사지 공원 - 2

   ▼회암사지 - 1 / 뒷 산은 양주 칠봉산(좌)과 천보산

   ▼ 회암사지 - 2

   ▼ 회암사지 - 3

   ▼회암사지 제1권역, 일주문지

   ▼일주문지 안내

   ▼제1권역 괘불대

   ▼제1권역 당간지주

   ▼제1권역 사지

   ▼제2권역 중앙 계단

   ▼제2권역 안내

   ▼제2권역 사지

   ▼제3권역 중앙 계단

    ▼제3권역 안내

   ▼제3권역 사지 - 1

   ▼ 제3권역 사지 -  2

   ▼제4권역 중앙 계단

  ▼제4권역 안내

   ▼제4권역 사지 - 1

   ▼ 제4권역 사지 -  2

   ▼제5권역 중앙계단

   ▼제5권역 안내

   ▼제5권역 사지

   ▼회암사지 - 1

   ▼ 회암사지 -  2

   ▼ 회암사지 - 3 / 석가모니 진신 사리탑(보물 388)

   ▼사리탑 안내

   ▼천보산 회암사 / 지금의 회암사 일주문

   ▼회암사 / 법종루, 대웅전, 조사전(祖師殿). 좌로부터.

   ▼대웅전과 관음전

   ▼무학대사비

   ▼무학대사부도탑과 쌍사자등(보물 389호)

   ▼지공선사 부도 및  석등

   ▼회암사 조사전에 있는 지공선사 좌상 

   ▼나옹선사 부도 및 석등

   ▼회암사 조사전에 있는 나옹선사 좌상

   ▼회암사

   ▼양주시립 회암사지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