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55 병원 이야기 (7)
병원에선 시간에 대한 구별이 모호하다. 수요일이다.
병실의 한쪽은 복도이고 한 쪽은 커튼을 내린 건물공간이다. 때문에 낮에도 실내에선 불을 밝혀야 하고 잘 때 불을 끄면 복도쪽에서 비춰오는 쪽창으로 희미하게 밝다.
아침 6시에 피를 뽑아간다. 13개의 항목에 따라 수치가 적혀온다. 다른 항목은 미세한 차이일 뿐이다.
우리가 제일 관심 갖는 건 역시 Platelet이다. 81에서 60으로 입원을 했고 다음 날은 다시 52에서 54로 끝났다.
9시가 넘자 마음을 졸이며 결과지를 받으러 Nurse Center로 간다. 이건 최악이다. 혈소판 수치가 40까지 내려갔다. 근심이 커진다.
한국으로 가야 하나? 그런데 이런 상태라면 비행기를 탈 수도 없다. 열이 심하면 비행기도 못 탄다고 한다.
영양 섭취를 잘 해야 하고 수분 섭취를 엄청 많이 해야 한다.
환자식은 너무 입에 안 맞고 오로지 글라시아가 도맡아서 애를 쓴다. 갈비탕을 끓여 오고 호박 죽에 새알시미까지 넣어서 가져온다.
죠셉은 불편하다. 수없이 많이 마신 물과 링거 때문에 연신 화장실을 가야하고 그 때마다 손등에 꽂힌 주사와 매달린 링거 대를 밀고 가야한다.
신부님이 내가 수업하던 수사님 6명을 데리고 함께 문병을 왔다. 둘러서서 기도를 해 주고 수사님들이 작은 소리로 영어 성가를 불러주었다.
죠셉의 증세는 여전하다. 딱히 어떤 증상은 없이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며 그에 따라 사람이 반짝했다가 늘어졌다가 한다.
돈보스코가 나를 잠시 우리 집에 데리고 갔다. 샤워를 하고 속옷을 더 챙긴다.
밀라에게 몇가지 당부를 하고, 멀지 않은 그녀의 월급날에 밀리지 않게 미리 봉급을 준다.
마침 우리 뜰에 자라던 잭푸릇을 수확했다기에 큰 토막을 손질하여 작은 비닐봉지에 나누어 담아서 병원으로 가져온다. 참 싱싱하고 맛있다.
돌아와 보니 그 새 성당의 젊은 교우 몇 분이 다녀갔다고 한다.
드래곤 후릇, 애플망고, 옥수수까지 잘 저미어서 컨테이너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갔다. 고맙기 그지없다.
죠셉이 제일 좋아하는 이 곳 친구 김 외교관님은 밤중에 놀라 허둥지둥 쫓아온 다음부터 수시로 전화를 준다.
이웃에 살던 정회장은 인터넷 찾아보니 미역국이 좋다더라며 조개를 넣은 미역국을 한 냄비 끓여왔다. 시커먼 미역을 먹으면 안 된다는데.
미역 국물만 따라서 환자를 먹이고 나는 미역 건더기를 산모처럼 매끼마다 먹는다.
얼마나 고마운지 누가 무얼 가져오든지 다 먹어야 된다. 귀한 사랑의 음식이라 작은 것도 못 버리고 내가 다 먹으니 나만 배가 터진다.
첫댓글 어려운 중에도 쌓아오신 덕으로
많은 분들의 문안을 받으시며
평안을 찾으셨을 것 같네요.
허참…고생이 많우시네 …
그러니 ‘’의사‘’는 정확하고 최신의학울
습득하고 숙지해야 하는데 …/
의사들이 많으면 좋은 줄 안다…
똑똑한 의사 한명이 바보 의사 10명 보다 낳다 .
세상에는 아예 죽을 병과 앓다가 살아날 병이 있고
면역체계나 폐, 심장,간,콩팟/kidneys, ….기능이 저하되어
간단한 고뿔 감기가 폐렴이 되어
죽는 수가 있는데 이게 가을철에 낙엽과 함께
죽어가는 노인들의 신세다.
잘 관리된 자동차, 기계와 같이
몸이 관리 돼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