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비상시국회의 성명입니다.>
이선균의 죽음은 언론도 가담한 ‘사회적 타살’이다
인간사 희로애락을 연기해 국민에게 위안과 자긍심을 안겨준 배우 이선균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애통함과 함께 미안함을 금할 수 없다.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의 죽음은 외형적으로는 자살이지만 우리 사회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점에서 '사회적 타살'이다. 마약 투약 혐의로 그가 수사를 받는 동안 경찰은 흘리고 언론이 받아써 토끼몰이를 했다.
과거 정권들은 위기에 처할 때면 수사기관을 동원해 인기 있는 연예인을 제물로 삼아 국면을 전환하곤 했다. 이번 이선균 씨 마약 수사도 그런 심증에서 자유롭지 않다. 경찰이 수사 착수를 발표한 날은 공교롭게도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교폭력 사건이 터진 날이다.
그런 만큼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언론은 ‘정권 위기와 연예인 수사’라는 조합을 경계해 눈을 더 부릅떴어야 한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따지고 수사 배경을 더 파고들었어야 한다. 적어도 수사기관이 흘리는 내용을 그대로 중계방송하지는 말았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어땠는가? 거의 모든 언론이 수사기관의 ‘각본’대로 춤을 췄다. 그가 경찰에 세 차례 출석할 때마다 일정이 공개됐다. 숱한 카메라를 세워 놓고 기자들은 질문을 퍼부었다. 심지어 진술이 서로 엇갈려 그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자청한 유흥업소 실장과의 사적 대화까지 공개했다. 이 대화를 공영방송을 대표하는 <한국방송>이 이른바 단독보도로 내보냈다. 사실상 경찰과 언론이 합작해 ‘타살극’을 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 놓고 이제 수사당국은 ‘공소권 없음’, 언론은 ‘극단적 선택’ 이 다섯 글자로 책임을 모면하려 한다. 참으로 어이없고 후안무치한 일이다.
언론은 대오각성해야 한다. 잘못 휘두른 펜과 마이크로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을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수사기관이 자의적으로 흘리는 내용을 베껴 쓰는 관행에 확실히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피의자에 대해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무릇 인권을 최고의 잣대로 보도해야 한다. 거듭나는 것이야말로 국민이 사랑한 배우의 죽음을 언론이 진심으로 애도하는 길이다,
평생 언론인을 자임하는 우리는 언론계의 맹성과 변화를 촉구한다. 이 씨의 가족에게는 깊은 위로를 보낸다.
2023년 12월 28일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송요훈 기자
이선균을 이대로 보내선 안 됩니다.
한류 덕분에 대한민국은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문화가 있는 나라로 국가 이미지가 수직상승했습니다. 덕분에 이선균도 세계적으로 얼굴이 알려진 배우가 되었지요.
세계적 권위가 있는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영국의 BBC도 이선균의 자살을 슬픈 소식으로 전했습니다. 세계의 동료 시민들은 이선균의 죽음으로 인하여 한국은 죽음으로 몰고 가는 공포의 수사를 하는 나라로 인식하게 됐습니다.
이선균을 이대로 보내서는 안 됩니다.
검찰과 경찰은 각각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조사단을 구성하여 이선균 수사에 대한 국민의 의문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과 경찰에 대한 불신은 더 깊어질 겁니다.
국민은 이런 게 궁금합니다.
1. 이선균 수사는 제보(또는 투서)에서 시작된 것 같은데, 마약 혐의로 판단하고 강제수사로 전환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정섭 검사 처남의 경우에는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행여라도 사람들이 알게 될까 쉬쉬했고 사실상 수사를 기피했습니다.
2. 마약 범죄는 은밀하게 수사하여 마약을 유통하는 공급책을 일망타진해야 하는데, 이선균 수사는 왜 내사 단계에서 언론에 흘렸습니까? 여권에 쏟아지는 악재로 민심 이반이 심해지자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는 '기획 수사'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3. 얼굴이 알려진 배우를 공개 소환하여 망신주기를 꼭 해야 했습니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감정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는데 3차까지 이선균씨를 공개 소환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4. 공개 소환은 수사팀의 자체 결정입니까? 위로부터 또는 외부의 지시나 압력은 없었습니까?
5. 검사의 수사 지휘는 검사가 수사의 달인이어서가 아니라 경찰의 수사가 법 테두리 안에서 적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기소가 가능한 범죄인지, 인권 침해는 없는지 감독하는 겁니다. 공개 소환을 검사는 왜 막지 않았습니까?
국내만이 아니고 세계적 관심이 쏠리는 의문의 사건이 발생했다면, 대통령이 나서서 그런 의문을 해소하여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해야 합니다. 의문을 풀어주는 게 진정한 추모이고, 그게 정상이며 그래야 나라입니다.
강유정,
"투석형은 잔인한 처형이다.
광장에 사람들을 모아 놓고 죽을때까지 돌을 던진다.
그 투석형이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졌다. 그 배우가 목숨을 끊었을 때 '배우 이선균 사망'이란 기사 제목은 담백했다.
대부분의 언론은 '마약 혐의'를 제목에 붙여 달았다.
끔찍한 짓이다' ㅡ겸손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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