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정원 옥잠화
아래 옥잠화는 우리 집에 옮겨 심은 지 20년이 지난 것 같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어김없이 피고 진다. (8월 말부터 9월초 까지)
순백의 색깔도 아름답지만 그 은은한 향기는 매혹적이다.
꽃모양이 옥비녀같이 생겼다고 옥잠화(玉簪花)라 했단다.
내년 이때 이옥잠화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을는지?
이집을 건축업자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헌집을 사서 헐고 지은 지가 45년이 지났다.
대지 50평의 양옥 2층을 설계했으나 일조권(日照權)침해 민원으로 반 양옥을 수정 했다.
이집에서 3남매를 키우고 모두들 자립해서 떠나고 노부부 추수 끝난 들판 바라보듯 휑한
적막을 옥잠화 향내가 달래준다.
6. 70대 복지관에 나갈 때는 프로그램에 열중하며 탁구도 치고 자원봉사원으로 활력을 폼 냈으나 80대에 들어선 후는 기력이 떨어져 복지관 출입도 그만두고 앞산공원 들머리 녹지 공간 산책과 오르내리며 쓰레기 줍기를 했었는데 지난해부터 그마저 그만 두었다. 널 뛰기가 잦은 근래 나의 건강 상태는 이제 집에서 아침저녁 정원에 물을 뿌리고 정원의 지기(地氣)를 흠복 마시며 내가 계속 즐겨하는 운동 선 요가체조를 30분간 식 계속하고 있다. 내 집 앞 골목 청소는 내가 맡고 있다. 나의 기대수명 93세가 넘어서고 있다. 요양원 신세 안지고 치매에 안 걸리고 가고 싶다. 오늘 둘째가 용돈을 주고 문안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용돈 보다 매월 어김없이 찾아오는 성의가 놀랍다.
전공(專攻)의(醫)수련과정에서 얻은 안면 신경마비가 자신이 의사 이면서도 그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마음이 아팠다.
당부하는 말을 보완했다. 다비(茶毘)후 영모당에 가기로 당부했는데 참전 유공자로 영천 국립호국원에 가게 되어있어 국가에서 내리는 은전(恩典)을 거부하는 것도 도리(道理)가 아니라 생각되어 영모 당에는 위패(位牌)만 안치하고 영천 호국원에는 유골을 봉안키로 당부했다. 연명치료도 거부키로 했다. 당부하는 말을 보완 하고나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언제 가더라도 천상병의 소풍 끝나는 날 귀천(歸天)을 읊조리며 미련 없이 가련다.
2024년 9월 5일 에세이스트 어리석은 먹구 愚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