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용민 교수 (정형외과)
개요
동결견은 오십견이란 이름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어서 견관절에 동통 및 운동 제한이 있으면 모두들 오십견이라고 표현하면서 등한시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오십견이 대부분 보존적 치료에 반응을 잘하고 저절로 낫는 자가 회복 질환 (self limited disease) 으로 알려져 있지만 회복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회복 후에도 부분적인 관절 운동 제한이 남을 수 있는 질환이다.
원인
오십견 또는 동결견은 크게 두 가지로 특별한 원인이 없는 특발성 동결견과 다른 원인에 의해 생기는 이차성 동결견으로 나눌 수 있다.
특발성 동결견은 특별한 원인이 없으면서 견관절 내의 연부 조직의 점진적인 구축으로 동통과 더불어 능동 및 수동 관절 운동이 제한되는 질환이고, 이차성 동결견은 당뇨병, 갑상선 질환, 외상 등에 의해서 이차적으로 발생되는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이차성 동결견은 다시 내인성과 외인성, 그리고 전신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내인성은 견관절 주변의 외상 또는 염증 변화가 원인이 되어 발생되는 것으로 회전근개의 파열, 석회화 건염, 견관절 및 주위의 골절 등을 들 수 있다. 외인성은 견관절 외부의 질환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심장 질환, 호흡기 질환, 경추 질환 등을 들 수 있고, 전신성은 전신적 대사성 질환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당뇨병,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을 들 수 있다.
증상 및 진단
환자들은 심한 통증, 야간통 및 능동적 수동적 관절 운동 제한을 보이는데, 처음에는 내회전의 제한이 오고 이후 굴곡 및 외회전의 제한이 온다. 예를 들면 세수할 때나 머리를 감을 때 뒷목을 만지지 어렵거나 뒷머리를 만지지 힘들며, 머리 빗기, 여자들은 블라우스 뒷단추를 끼우기” 등이 힘들다고 한다. 동결견에서는 내회전 또는 외회전을 포함한 여러 각도의 수동적 운동시 심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회전근개 질환에서는 별도의 운동에서만 통증을 보여 서로 구별할 수 있다.
관절운동범위의 검사는 검사자가 거상 운동, 중립위 외회전 운동, 외전에서의 외회전과 내회전 운동의 범위를 알아보는 검사로 환자를 눕게 한 상태에서 검사하는 것이 정확하다. 내회전 정도는 등뒤에서 환측의 엄지를 어느 척추 부분까지 올릴 수 있나 알아 봄으로써 내회전 장애와 수술 전후 효과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또는 내회전 정도는 상체 교차 운동으로도 그 정도를 알아볼 수 있다. 만약 중립위의 거상 운동이 장애를 보이면 이는 주로 전하방 관절와 상완 인대와 중 관절와 상완 인대의 구축을 의미하고, 중립위에서의 외회전 운동 제한은 상 관절와 상완 인대나 오구 상완 인대의 구축을 의미한다. 외전에서의 외회전 운동 제한은 하 관절와 상완 인대의 구축을 의미하고, 외전에서의 내회전 운동 제한은 후하방 관절낭의 구축을 뜻하며 상체 교차 운동의 제한은 후상방 관절낭의 구축을 의미하게 되어 각각의 운동을 세밀히 검사할 필요가 있다.
방사선 검사상 단순 x-ray상에서 골조송증 이외에는 특별한 소견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임상적으로 간단히 동결견으로 진단이 되어도 류마티스성 관절염 또는 골성 관절염, 석회화 건염 등을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방사선 사진은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치료
동결견은 대부분 저절도 낫는 자가 회복 질환 (self limiting disease) 으로 일 이년 내에 자연 치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에서는 충분한 기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상완 견갑 운동이 심하게 제한되어 견갑 흉곽 운동만으로 거상이나 외전이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동결견의 치료 원칙은 보존적 요법이다. 비록 완전히 회복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환자에게 자가 회복 질환임을 인식시켜서 치료과정을 극복할 수 있도록 주지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체계적인 보조요법은 환자의 90%에서 만족할만한 임상 결과를 보이지만 나머지 10%세서는 관절운동제한 및 만성 동통 등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보존적인 요법은 증상의 발현기간과 동통의 양상에 따라서 치료방침을 달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환자가 장기간의 보존적 치료를 원치 않거나 6개월 이상의 체계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의 징후가 보이지 않을 경우, 또는 보존적인 요법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1. 보존적 요법
보존적 치료의 중심은 수동적 신장 운동 (passive stretching exercise) 이며 온열 치료와 진통 소염제 그리고 스테로이드의 국소 주사가 보조적으로 이용된다.
1) 수동적 신장 운동 (passive stretching exercise)
신장운동은 부드럽고, 천천히, 약간 뻐근할 정도로 아프게, 힘을 빼고, 수동적으로, 체계적이며 규칙적으로 해주어야 한다. 신장 운동에는 거상운동, 중립위 외회전 운동, 등뒤 내회전 운동, 상체 교차 운동 등이 있으며 이들 운동은 약간 뻐근할 정도로 최대한으로 하여 10에서 15를 셈할 정도로 천천히 부드럽게 하여야 한다. 한 번 운동시 10회 가량 반복하여 조금씩 운동 범위를 넓혀가며 하루에 3번 시행한다. 더운 물 목욕 후 시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거상 운동은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건측 팔을 이용하여 이 운동을 수동적으로 함으로 전하방 인대를 점진적으로 신장시킬 수 있다. 거상 운동의 변형 방법으로는 앉은 자세에서 전방 경사 운동을 하거나 도르레를 이용하여 시행할 수 있다.
그림 1. 전방 거상 운동. 환자는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건강한쪽 손과 아픈 쪽 손을 맞잡고 머리 위로 아픈 팔이 뻐근하게 느낄 정도로 서서히 올린다. 이 때 아픈 팔은 수동적으로 따라 오도록 한다.
그림 2. 전방 경사 운동. 의자에 앉아서 책상 위로 양 손을 맞잡고 팔을 쭉 편 다음에 상체를 엎드리듯이 서서히 숙여서 아픈 팔이 뻐근하게 느낄 정도까지 상체를 숙인다.
중립위 외회전 운동은 누운 상태에서 건측 팔과 막대를 이용하여 건측 팔로 서서히 아픈 팔을 외회전 시켜주는 운동으로 전상방 인대가 신장된다.
그림 3. 막대를 이용한 중립위 외회전 운동. 건측 팔과 막대를 이용하여 아픈 팔을 서서히 외회전을 시켜준다
등뒤 내회전 운동은 양손을 이용하여 등 뒤로 올려주듯이 밀어주듯이 운동을 하며 후하방 관절낭의 구축을 풀어줄 수 있다.
그림 4. 등 뒤 내회전 운동. 양손을 이용하여 등 뒤로 올려주듯이 밀어주듯이 운동을 하며 수건이나 막대 등을 이용하여 아픈 팔은 아래로 건강한 쪽 팔을 위로한 뒤에 건강한 팔을 최대한 위로 뻗어 아픈 팔이 따라오게 한다.
상체 교차 운동은 후상방 관절낭의 구축을 풀어준다.
그림 5. 상체 교차 운동. 정상 팔로 아픈 팔의 팔꿈치를 잡고 반대 방향으로 뻐근한 느낌이 들다까지 서서히 잡아 당긴다. 이 때 아픈 팔은 완전히 힘을 뺀 상태에서 실시한다..
만약 운동 도중 통증이 계속되거나 심해지는 경우 운동의 강도를 조절해야 하며 운동량을 줄이거나 중단해서는 아무런 효과를 얻지 못한다. 특히 등뒤 내회전 운동은 가장 하기 힘들고 가장 늦게 운동 범위의 호전을 가져와 환자에게 미리 설명하는 것이 좋다. 어는 특정부위의 관절 운동 범위만 제한이 있는 경우 어떤 구조물이 구축되었는지를 정확이 파악하여 선택적으로 신장운동을 해야 운동 범위의 호전을 얻을 수 있다.
2) 관절내 또는 견봉하 스테로이드 주입
관절내 염증을 감소시키며 통증을 경감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스테로이드와 함께 투여한 국소 마취제는 주입 직후부터 통증을 경감시킴으로써 자가 운동 요법이나 수동적 신장 운동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건 변성, 건 파열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
3) 도수 조작 (manipulation)
쉽고 경제적으며 사각근간 마취 (interscalene block) 하에 시도하는 경우 외래에서도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동결견은 대부분 골조송증을 동반하여 과도한 도수 조작시 골절의 위험성이 있으며, 견갑하건 파열이나 액와 신경의 손상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특히 당뇨병과 관련된 동결견인 경우 그 결과 매우 실망스러우므로 환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연부 조직의 파열시 불충분하고 불규칙적으로 일어나 rebound phenomenon이 일어날 수 있다. 도수 조작만 시행하는 경우 동반된 병변을 확인할 수 없으며, 심한 관절낭 구축시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단독으로 시행되기 보다는 수술적으로 관절낭을 유리하기 전 후에 보조적으로 더 많이 이용된다.
방법은 주로 전신 마취나 사각근간 마취하에서 견갑골을 고정한 상태에서 상완골을 액와부 부근에서 부드럽게 잡은 후에 joystick을 움직이듯이 조작을 한다. 주로 전방 거상, 신전, 외전, 그리고 외회전 순으로 진행하지만 술자에 따라서 외전이나 외회전부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조작 도중에 유착이 풀리는 소지나 느낌이 있는 경우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으며 반대로 일정한 힘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절운동의 향상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더 이상의 조작을 멈추고 수술적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모든 조작이 끝난 후에는 반드시 술 후 방사선 검사를 통해서 관절주변의 골절이나 탈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조작 후 재유착을 방지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수동 신장 운동을 시행한다.
2. 수술적 요법
6개월 정도의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한 구축을 보이면 관절경을 이용하여 관절낭 유리를 할 수 있다. 술 전 또는 술 후 같이 시행한 도수 조작 (manipulation)은 수술시야를 좋게 하고 해부학적 경계를 파악하는데 용이하여 많은 술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수 조작 없이 순수하게 관절경적 유리술 만을 시행하여 도수 조작으로 야기될 수 있는 최소한의 문제점조차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술전에 확인한 관절 운동 제한 범위와 관련된 구조물을 유리하여 만족스러운 관절 운동 범위를 얻을 수 있다.
그림 6. 동결견의 관절경 소견. 심한 울혈과 관절낭 활액막의 증식을 볼 수 있다.
요약
다른 관절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이 유착성 관절낭염은 왜 견관절에만 나타나는가에 대한 의문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병인론도 확실치 않아 치료 또한 완전한 방법이 정립되어 있지는 않으나 심한 동결견인 경우 관절낭 유리술로 동통 감소 및 조기 운동 범위 회복을 유도할 수 있다. 다만 그 수술 시점과 수술여부 결정의 적응증이 정확히 확립되어 있지 않다.
자연치유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유형을 초기에 인지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여 조기에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동결견으로 고통 받는 많은 환자들의 통증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끝으로 서두에서 밝혔듯이 오십견이 아닌 질환을 오십견으로, 오십견인 질환을 다른 질환으로 잘못 진단하고 치료를 받아 적절한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를 보아 왔다. 어깨 통증이 있을 시에는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