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박경리
갈대 꺾어 지붕 얹고
새들과 함께 살고 싶어
수만 리 장천
작은 날개 하나로 날아온 철새들
보리 심고 밀 심어서
새들과 나누며 살고 싶어
수많은 준령 넘고 넘어
어미와 새끼가 날아 앉는 강가
밀렵꾼 손목 부러트리고
새들 지켜 주며 살고 싶어
전선에 앉아 한숨 돌리면서
물 한 모금 밀알 하나 꿈꾸는 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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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가 소설가 박경리씨의 글이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첫째 연에서는 새들과 함께 살고 싶어서 먼 하늘을 날아온 철새들입니다.
둘째 연에서는 새들과 함께 나누며 살고 싶어서 많은 고개를 넘어서 온 어미 새와 새끼 새가 날아와 앉아 있는 강가입니다.
3연에서도 새가 주인공인데 철새인지 집새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수상한 것은
“밀렵꾼 손목 부러트리고/새들 지켜 주며 살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기운이 왕성한 새도(철새건 집새건) 밀렵군의 손목을 부러뜨리지는 못합니다. 설령 부러뜨릴 수 있다고 할지라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손목을 부러뜨리겠다고 잔인하게 말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를 위해서건 밀렵군들이 새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범죄자라고 해도 그 밀렵군의 손목을 부러뜨린다고 말하는 새. 부러뜨리고 새들 지켜 주며 살고 싶다라고 했을지라도, 이런 식으로 쓴 시는 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도리를 모르는 밀렵군이라도 인간의 손목을 부러뜨릴 수 있는 새가 있을끼요? 무슨 재주로 어떻게 부러뜨릴 것인지 의문입니다.
어쩐지 어눌한 것도 같고 어린애의 글처럼 어디 한 구석이 텅 비어 있어요, 어디서 발견한 시인지요? 내 시도 인터넷에 많이 흘러다니는데 100% 정확한 시는 어쩌다가 한 편씩 있습니다. 잘 조사해 보시기 바랍니다.
"갈대 꺽어”-- “갈대 꺾어”
“살고싶어"--"살고 싶어”
첫댓글 네 선생님 박경리 유고 시집에 있는 작품입니다 카톡에 사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