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건강은 소화 기능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우리 몸의 면역 세포 중 약 70%가 장에 집중되어 있어 면역력 강화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해 스트레스 조절과 기분 안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건강한 장은 몸 전체의 염증 수치를 낮추고, 대사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면,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소화 불량과 만성 염증 등 각종 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평소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 핵심 관리법을 소개한다.
장 건강은 전반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1. 식이섬유 섭취 늘리기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는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변비나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을 예방하는 데 기여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 21~38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에 따르면, 식이섬유 섭취는 대장암 위험을 40% 이상 낮추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오트밀, 현미 등 통곡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음식물이 장을 빠르게 통과하도록 도와 발암물질이 장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인다. 또한, 장 내 발암물질을 희석하는 작용으로 유해 물질 배출을 돕는다.
식이섬유는 수용성과 불용성으로 나뉘는데,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내에서 젤 형태로 변해 소화를 느리게 하고 혈당 조절을 돕는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변의 부피를 늘리고 장운동을 촉진해 원활한 배변을 유도한다. 섬유소가 풍부한 식품으로는 콩류, 통곡물, 아보카도, 고구마, 베리류, 잎채소, 견과류 등이 있다.
2. 충분한 수분 섭취하기
물은 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수분은 영양소의 흡수를 돕고 체내로 원활하게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소화관을 보호하는 점액층을 형성하고 체온을 조절하는 데도 기여한다.
수분이 부족하면 대변이 딱딱해지고 장운동이 둔화되어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장내 점막이 건조해져 유익균의 활동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장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1.5L 이상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신체 활동량이나 기온에 따라 필요량을 조절할 수 있다.
3. 스트레스 관리하기
류마티스 전문의 로버트 H. 슈머링 박사(Robert H. Shmerling, MD)는 'Harvard Health Publishing'을 통해 “장과 뇌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소화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분비가 활성화되면서 장운동이 불규칙해지고, 이로 인해 소화 불량, 복통,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리고 장 점막의 보호 기능을 약화시켜 장 건강을 저하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명상, 요가, 복식호흡, 가벼운 운동 등을 실천하면 신체의 긴장을 완화하고 장 기능을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충분한 수면 취하기
수면 부족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이는 소화 기능 저하와 직결될 수 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장내 유해균이 증가하고, 장 건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23년 보건의료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미생물학(Frontiers in Microbi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은 불면증, 낮잠과 같은 수면 패턴과 질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성인은 하루 7~9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숙면을 위해서는 일정한 취침 시간을 지키고, 자기 전 과식과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낮 동안 적절한 신체 활동을 하고, 조용하고 어두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5. 규칙적인 신체 활동하기
운동은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체 활동이 부족하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2023년 영양 및 건강 분야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주당 150~270분의 중강도 운동을 6주 이상 지속하면 장내 유익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며,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장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장 건강, 작은 습관 변화로 지킬 수 있어
장 건강을 지키는 것은 몇 가지 작은 변화만으로도 가능하다. 하이닥 소화기내과 전문의 한준우 원장(인덕원성모내과의원)은 하이닥 칼럼에서 "소화기 건강 유지를 위해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한 원장은 "건강 검진은 소화기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로,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을 조기 발견할 것을 권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평소 금연, 절주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노홍 하이닥 인턴기자,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