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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사람들.
아프지 않은 몸, 무너지지 않는 마음.
눈에 보기 좋은 신앙 생활.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그리고 몇 번의 크고 작은 “망한 기도”를 지나며
기도의 방향이 조금씩 바뀌어 갔습니다.
“이 일이 잘 되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에서,
“이 일이 잘 되든, 안 되든, 그 과정에서 주님을 놓치지 않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로.
“이 고통을 빨리 없애 주세요”라는 기도에서, “이 고통 속에서도 주님을 버리지 않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로.
“우리 아이들을 잘 되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에서, “먼저 이 아빠를 바꿔 주세요”라는 기도로.
저는 여전히 완전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위급한 순간에는
옛날식 기도가 튀어나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 있습니다.
**“망한 기도라고 불렀던 그 시간들 사이에서 기도는, 그리고 저는, 조금씩 다른 방향을 배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두 번째 축은 바로 이것입니다.
“기도가 어떻게 부서지고, 어떻게 다시 빚어져 왔는지 새로워졌는지...
그 과정을 솔직하게 나누고 싶은 마음”
3. 기도가 변하면서 이젠 성경 인물들을, 이제야 조금 아빠의 눈으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성경 인물들은 나에게 설교의 예화이거나, 과거의 오래묵은 인생이거나 교리를 설명하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들이 **“자녀를 둔 부모”**로, **“실패와 후회를 안고 사는 사람”**으로. 반복해서 실패하지만 하나님께서 버리지않은시고 복주시는 인생들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브라함 반복해서 아내 팔아먹는 비겁한 남편 언약을 자기맘대로 해석해서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쟁을 만든 인생
이삭 자기 우물도 지키지못한 인생
야곱의 거래하는 기도 속에서 하나님과 흥정하려던 내 언어를 보게 되었고,
다윗의 큰 죄와 깊은 회개 속에서 부모로서의 눈물과 죄책감과 다시 시작해야 하는 용기를 보게 되었고,
베드로의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 나의 반복되는 실패를 보게되고 주님과 눈맞춤의 시선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세 번째 축은
**“성경 인물들을 아빠의 관점에서 다시 읽어 보는 것”**입니다.
아빠로서,
의사로서,
중년을 훌쩍 넘긴 한 신앙인으로서
그들을 다시 바라보며
너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 사람의 이런 점은 닮았으면 좋겠다.
이 사람의 이런 선택은 조심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이들의 성공보다
실패와 회개 속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을 닮아가면 좋겠다.”
성경은 ‘성공한 사람들의 전시장이’ 아니라
**“망한 인생 같았던 사람들을
끝까지 붙드신 하나님의 이야기”**라는 것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4. 이 책을 읽게 될 또 다른 딸들, 아들들, 그리고 부모들께
이 책은 우선
내 딸들을 향해 쓰는 책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망한 기도”를 품고 살아가는
수많은 부모와 자녀들을 향한 책이기도 합니다.
자녀를 위해 기도했는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버려
하나님께 서운한 마음이 드는 부모님들,
부모가 그토록 열심히 기도했다는데
왜 내 인생은 이 모양이냐고
마음속으로 투덜거리는 자녀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지만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기도의 목록을
마음 한켠에 접어 넣고 살아가는 성도들.
그분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자주 망하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한 번도 망한 적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 사이의 시간입니다.
바로 그 애매하고도 고통스러운 사이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깊이 빚어 가십니다.”
이 책은
그 “사이의 시간”을 통과한 한 아빠의
솔직한 일기 같은 책입니다.
기도가 무엇인지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기도가 망한 것처럼 보일 때
어떻게 하나님께 계속 말을 걸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고 싶은 책입니다.
5. 그래서, 왜 또 ‘딸들에게 보내는 망한 기도책’인가?
1권에서 나는
매일 아침 딸들에게 보냈던 묵상들을 정리해 엮었습니다.
그 책은 주로
“믿음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고 싶었던 아빠의 마음이 담긴 책이었습니다.
2권인 이 책은 조금 다릅니다.
이 책은
**“설명해 주는 책”이 아니라
“털어놓는 책”**입니다.
잘 가르치고 싶어서 했던 기도들이
어떻게 비껴갔는지,
믿음으로 산다고 했던 인생이
얼마나 많이 비뚤어졌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어떻게 붙잡고 계셨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형식은 여전히
“아침에 배달되는 아빠의 묵상 편지”의 모양을 띠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전히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도가 망한 것 같은 밤을 지나도
다음 날 아침은 다시 오고,
그 아침마다
하나님은 또 다른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시기 때문입니다.
딸들아, 그리고 이 책을 함께 읽게 될 모든 분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래도 기도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좋겠습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이렇게 망가진 기도도 하나님이 사용하신다면,
내 기도도 다시 시작해 봐도 되겠다”는
담대함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망한 기도 20년의 기록을 펼치며,
아빠이자 한 그리스도인인 나는
이 고백으로 프롤로그를 마치고 싶습니다.
“하나님,
망한기도가 변하여 묶임을 이해한 인생의 기도로 살게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