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 휘르팽의 나침반
# 0 2 : 영원의 친구, 아실 부이에By.RoSe.
Compass [ 나침반 ]
시끄러운 지저귐에 눈살을 찌푸리며 나는 일어났다. 잠을 다 이루지 못한 것이 서럽기도 했고 잠을 잘못 잔 것인지, 온 몸이 뻐근하기까지 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에 확연히 들어온 것은 그의 침상이었다. 가지런히 펴진 이불이 그가 나보다 먼저 깨어났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아침마다 예민해져버리는 나는 이불을 거세게 박차고 일어났다. 나 자신도 도무지 이것이 30대 후반에 다다르는 중년의 남성이 할 행위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얼른 세면을 정돈한 뒤, 나는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식탁의 편지 봉투였다. 그의 것일 수도 있었지만 아무 생각도 없이 나는 그저 편지 봉투를 뜯어내어 내용물을 자세히 읽어내고 있었다.
일이 있어, 이틀 간 바깥에서 숙식을 해결해야만 할 것 같네.
못 되면 나흘 간 집안으로 발을 들여보내지 못할지도 모르네.
애석하게도 부탁을 해야겠구먼. 네오, 미안하지만 내가 없는 동안 집을 지켜주었으면 하네.
- 영원의 친구, 아실 부이에
“ 으음… ”
나는 잠시간 신음소리를 흘려내었다.
아실과의 동거가 자그마치 2개월이 다 되어갔다. 그러나 아실과 직접 대면을 하며 생활한 날은 그 중 절반밖에 되지 못했다. 아실은 가끔씩이 아닌, 거의 사흘에 한번 씩 바깥일을 하러 나가던 것이었다. 예를 들자면 바로 지금이라 할 수 있겠다.
아실의 외출은 이제 익숙한 일이 되었다. 나는 옷을 갈아입고 뉴 브랜드 공원을 향했다. 그곳은 매일 내가 산책을 즐기는 곳이었다. 어느 날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나는 산책을 즐기고, 이웃 사람들과 함께 소담을 즐길만큼 프랑스의 생활에 적응되어 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내가 나가려하는 동시에 나의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네오군! ”
그 목소리를 향하자, 바로 옆집 이웃인 오베흐 씨가 눈에 들어왔다. 아실이 집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위해 현관문을 잠그고 나는 곧바로 오베흐 씨를 반겼다.
“ 안녕하세요, 오베흐 씨. ”
“ 허허허. 안녕한 밤은 지냈는가. ”
“ 물론입니다. ”
“ 그나저나, 오늘도 아실군은 외출을 했나보구먼. ”
나는 오베흐 씨의 족집게다운 말을 듣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 어떻게 아셨지요? ”
“ 허허. 정원을 가꾸고 있는데 해가 뜰 무렵, 자네 몰래 집을 나가는 것을 보았지. ”
“ 그렇군요… ”
오베흐 씨의 말에 씨가 있는 듯 했다. 오베흐 씨는 마저 다 하지 못한 일들을 해결하려는 듯 몸을 돌렸다.
몸을 돌린 오베흐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 그럼, 산책 잘 갔다 오게나! ”
공원을 가던 길이었다. 한 꼬마 아이가 공원 한 중간에서 부모를 잃어버린 듯 울고있었다. 나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꼬마에게로 다가가 말을 건넸다.
“ 꼬마야, 부모님을 잃어버렸나보구나. ”
꼬마는 울음소리만 낼 뿐, 나의 말에 대꾸는 하지 못했다. 나를 쳐다보지 않기까지 했다. 주위 사람들이 한번 씩 나를 수상한 눈길로 쳐다보고 지나갈 때마다 나는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은 존심이 깨지는 것 같았지만 꼬마의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 꼬마야, 아저씨가 너희 부모님 찾아줄까? ”
꼬마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고, 끝까지 나를 쳐다보지 않고, 울음소리만 낼 뿐이었다. 그러나 도망치지는 않는 것을, 거부하지는 않는 것을 보고, 나는 그것을 내가 던진 제안의 승낙의 표시로 받아들였다. 꼬마의 아담하고 가녀린 손을 낚아채었다. 꼬마는 아무런 거부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근처에 있는 파출소에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한 나였다.
파출소에 도착한 꼬마와 나였다. 꼬마는 아직도 울음을 그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순경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나는 그 자리에서 나올 수 있었다. 파출소를 나오던 길에 웬지모를 감에 사로잡혀 뒤를 돌아보니, 꼬마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활짝 펴진 손바닥을 하늘 높이 솟구치며, 꼬마에게 이별의 인사를 전했다. 파출소 안에서, 꼬마의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다프네 덴젤’…
아실이 집을 나간지 이틀이 지났다. 그러나 아실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것은 나에게 아실이 사흘 후면 들어오겠다는 믿음을 주었다. 만약 사흘 후에도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가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일주일은 걸릴 것이리라…
저녁을 마무리한 뒤, 나는 책장에 다가가 책 하나를 꺼내들었다. 요즘 나는 심리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때문에 내가 꺼내든 책의 제목은 ‘ 범죄 심리학 ’… 심리학 중에서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 반면, 내가 범죄 심리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뿐이었다. 이 곳은 아실의 자택이며, 아실의 책장에는 모조리 범죄에 관한 책들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실이 왜 이토록 범죄 심리학에 대한 책만 모아두었을지 의문이었지만 각각 다른 사람의 취향 때문이라 간단히 생각하였다.
제 2장 대량살인 유발 암흑물질?
범죄심리학자들과 정신병리학자들은 무엇이 대량살인이라는 ‘괴물’을 길러내는지 알아내기 위해 두뇌 자기공명촬영 등 온갖 과학적 방법을 동원했다. 행동을 자극하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에 주목하기도 했고, 정서와 행동을 통제하는 대뇌피질에 관한 연구도 나왔다. 성장기 가정폭력과 성적 장애, 두뇌 손상과 정신분열증에 주목하기도 한다. 레빈은 이 모든 연구가 아직도 ‘대량살인의 심리’를 해명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량살인자들은 대개 자살하거나 경찰에 의해 사살당하는 특징을 보인다. N사의 분석을 보면 미국에서 벌어진 대량살인 사건 102건의 범인 가운데 3분의 1이 자살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경찰에 사살당했다. 범죄 심리학자 마이클 스톤은 대량살인자들이 ‘살인 계획’과 더불어 ‘자살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경찰의 사격 유발도 일종의 자살이라고 본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이들을 직접 인터뷰할 수 없고, 다만 생전 행동을 관찰 분석할 수 있을 뿐이다.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기에 나는 책을 읽는 것을 그만두고 현관문으로 걸어갔다. 노크 소리는 멈추었지만 바깥에서 이 집으로 들어오려는 손님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나는 말했다.
“ 누구시지요? ”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선명히 들려오는 목소리를 바탕으로 현관문 너머의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 이보게 네오, 나라네. ”
영원의 친구, 아실 부이에.
드디어 시험이 끝나고,
COMPASS를 한 편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하하… 참 오래도 걸린 것 같네요. 어느새 7페이지에 가있는 1편을 바라보며, 굳센 열정을 가지게 되어버린.
The RoSe: [저랑 이름이 비슷하시네요. 감사합니다 ^^]
Hori [호리씨, 침체된 판타지 소설을 살립세]
세상의선물。[아아, 세상의선물씨! 감사합니다. 이 말 밖에 안나오네요.]
삐로리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리얼프린세스님~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편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ComPass - RoSe.
첫댓글 ㅠ. compass를 보면서 생각했는데요.. 어떻게 이렇게 잘 쓰실까 생각하고있습니다 ㅋ 추리소설 쓰시는 분들은 모두다 천재들이실까요..?ㅋ 잘보고갑니다아~ 다음 화 기대기대~_~
뷰루룹? 갈덴데로는 기브 업?? 본인은 1부 99화 완결하고 판타지방에서 2부 쓰는 중...
재미있게 보고갑니다! ㅎㅎ ...아, 근데 진짜 갈덴데로는 더 안 하세요? '-' 궁금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