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거의 10여년만에 단골 모임 장소를 바꿔보는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의 등산 歷程에서 역사적인 날이 되는 9월의 마지막 등산일이되는 것 같군요.
오늘은 또 멀리 이천에 사는 정만수 장군이 가기에 편리한 장소라고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보여 모두가 기쁘게 환영합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一片丹心 생강차를 준비한 조원중 거사가, 도착하는 친구마다 달려가 뜨거운 우정차를 건내는군요. 그런데 오늘 생강차 맛이 더 깊어지고 여운을 남기는 것으로 보아 조거사가 그간 도우미 아줌마에게 보낸 정성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되지만 옷차림은 기대 이하라 친구들 모두가 疑訝해 하내요.
정만수 장군을 김병철 대타 샌드 백으로 맘먹은 심술 첨지 조거사가 첫포문을 여는군요. “정장군! 그동안 입이 근지러워 어떻게 참았어? 오늘 쌓아두었던 모든 얘기 보따리를 맘대로 풀어라!” 하니 모두가 인정하는 이바구의 達人 정장군이 가벼운 미소로 답하는 걸 보니 모두가 기대할만할 것이란 표정을 짓내요.
신분당선으로 환승해 한 정거장 거리인 양재 시민의 숲 驛에 내려 1번 출구로 나가 다리 하나를 건너니 잘 정돈된 멋진 시민의 숲이 펼쳐지는군요. 대공원역과는 또다른 포근한 느낌을 주는 숲길을 걷고 있으니 여름이 시작하자마자 왜 일찍 이러한 장소로 옮기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드는군요.
처음 눈에 띄는 지붕 밑의 벤치를 찾아 바로 간식 잔치를 펼치는 것을 보아 모두가 공통적으로 시장기를 느꼈나봅니다. 2주 동안 기다리던 제천댁과 최총무의 야심작품이 펼쳐지는군요. 일종의 부칭게인데 이제까지 한번도 아무도 접하지 못했던 색다른 내용과 독특한 맛을 가진 메뉴가 있어 그 재료가 궁금해 물어보니 살전 속에 연근을 넣은 것과 두릅전이었어요. 음식 다루는 솜씨가 전문가 수준인 걸 봐 앞으로 우리는 계속 새로운 메뉴의 간식으로 행복해질 것 같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양도 알맞게 조절한 걸 봐 오늘 아침에도 만나 함께 간식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사랑의 시간을 가진 것 같아요. 여기에 이 두훈 기장의 쌀과자, 이평희 서백의 간맞춘 삶은 달걀, 제가 준비한 참외 후식까지 갖추니 이제는 얘기 마당으로 들어갈 순서가 되었군요.
과연 조거사의 예상대로 이바구의 達人 정만수 장군이 조용히 입을 열기 시작하니 끝이 안보이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물흐르듯 추억 얘기가 쏟아지는군요. 나머지 친구들은 판소리할 때 鼓手가 가끔 추임새를 넣는 것처럼 잠간 끼어들었다 바로 뒤로 물러나는군요.
이미 故人이 된 海士 럭비 선수였던 박 희옥 친구에 대한 고교 시절 추억담과 病苦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一代記를 시작으로 이 친구 저 친구를 넘나들며 멘트를 날리는 그 재주가 놀랍군요. 오늘 전완묵 친구와 김병철 친구가 함께 있었으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니 절로 웃음이 나오는군요.
정장군의 입만 쳐다봤지만 점심을 기다리는 배꼽 시계가 가리키는대로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다른 코스로 숲을 벗어나 大路 건너 적당한 음시점을 찾아 들어가 즐거운 런치 타임으로 들어갔습니다.
정장군이 오늘 점심은 내가 모처럼만에 내는 것이니 좀 더 그럴듯한 집으로 들어가자고 주장했으나 모든 친구들은 가장 가깝고 모처럼만에 대하는 닭곰탕 메뉴가 있는 소박한 음식점으로 정장군을 안내했어요.
정말 오랜만에 대하는 닭곰탕,그것도 당귀 닭곰탕에 잔뜩 기대를 했는데 그만큼 맛도 가성비도 좋았던 것 같고 김치 맛이 錦上添花격으로 맛깔스웠어요. 곁들여 주문한 만두 맛도 좋았는데...아뿔사 이 집은 술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는 전혀 예상 못한 주인 아줌마 말에 당황하는 노인네들 모습을 안타깝게 보던 주인장이 바로 사다드릴 수 있다고 하며 술 두병을 대령하니 정말 고맙군요
病勢가 나빠져 친구들과의 만남은 꿈도 꾸지 못하고 요양원에서,혹은 집에서 답답한 蟄居 생활을 하고 있는 이런저런 친구들 얘기로 잠시 무거운 분위기로 들어갔지만 오늘의 스폰서 정장군이 툭툭 털어버리고 커피 카페로 안내를 해 라떼 커피로 행복한 입가심까지 책임지는 우정을 보이는군요.
또다른 즐거운 마무리 대화를 나눴는데 그중의 하일라이트는 최총무가 이기장 주선장을 가리키며 우리가 내년에 89살이 된다는 게 실감이 나냐고 하는 말과 그 끝에 우리 맞형님이 내년에 구순이 된다니....하며 제대로 끝을 매듭짓지 못하는군요. “아! 세월아!”
오늘의 풍성한 점심자리는 물론 즐거운 커피 타임까지 온전히 책임진 정만수 장군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후, 다음 주 오늘의 장소에서의 만남을 기약하고 전철역으로 향하는군요.
[오늘 함께 즐긴 친구들] 정만수 주재원 조원중 최기한 이두훈 이평희 한현일
[다음주 모임 안내] 10월 4일(金) 신분당선 양재 시민의 숲 역 1번 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