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윤 대통령 왜 제대로 사과 안하나" 대통령실 "경청"
조현호 기자입력 2022. 12. 14. 13:33 댓글11개
"지켜주지 못해 잘못했다, 용서해달라고 사과해야"
"대통령 사과 주어가 없어, 제대로 사과하라, 국민에 대한 위로"
진상규명-책임자처벌-재발방지 알맹이 담긴 사과여야, 아직 책임진 사람도 없어
대통령실 "유가족에 가장 좋은 게 뭔지 고민하겠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지키지 못해 잘못했다, 용서해달라고 하라', '주어가 있는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사과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불교행사에서 한달여 전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한 적은 있으나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을 향해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책임자를 처벌할 것인지, 재발방지를 어떻게 할지 등이 담긴 진심어린 사과라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구나 사고의 법적 정치적 책임자로 지목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퇴하지 않고 있고, 야당 주도로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으나 여당이 이를 문제삼아 합의해놓은 국정조사를 일절 협조하지 않고 있다. 이런 탓에 유가족들이 제대로된 대통령의 사과부터 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에게 대통령의 사과는 위로라고 했다.
유가족들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대표 이종철)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최한 '1029 이태원 참사 성역없는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 사과를 비롯해 망언자 규탄을 하는 과정에서 절규와 오열을 쏟아냈다.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선미씨는 이날 회견에서 “우리에게 위로는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라고 밝혔다. 최씨는 “저는 아이를 찾아가 늘 '지켜주지 못해 잘못했다, 용서해달라'고 사과하는데, 뉴스에 대통령은 사과를 했는데 왜 자꾸 사과하라고 하냐고 말이 나오더라”며 “언제 했느냐. 종교 행사에 가서 유감을 표시했지, 아이들에게 추모를 했다고 하는데 어디에 했느냐. 국화꽃이 슬프다고 하느냐, 억울하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의 어머지 최선미씨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주최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제대로 된 사과를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 갈무리
최씨는 “대통령은 사과하라”며 “주어가 정확히 들어간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최씨는 “피지도 못하고 꺾인 우리 아이들과 유족들에게 '지켜주지 못해서 잘못했다, 용서해달라'고 진심으로 사과하라”며 “대통령의 사과는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위로”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대통령의 사과로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행안부 파면으로 재발방지 대책으로 피지도 못한 꺾인 꽃들을 유가족들을 이 땅의 부모들을 국민들을 위로하고 안심시켜 달라”며 “새끼 잃은 어미는 절규한다.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우이기도 한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도 윤 대통령에게 “미안하다 잘못했다. 꽃에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가족에게 와서 정중히, 158명의 희생자들 앞에서 정중히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대통령의 사과는 주어가 없었다”며 “유가족, 어떤 유가족인가. 때려놓고 나무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냐. 주체가 없는 사과였기 때문에 사과하라고 계속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씨는 “국민에게 진실되게 사과하고 순리대로 쉽게 풀어가라”며 “우리를 적으로 생각하면 우리도 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씨의 어머지 조미은씨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주최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제대로 된 사과를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 갈무리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조계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영가 추모 위령법회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언급해 참사 6일만에 사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마저도 잘못의 내용과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의지,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과 같은 알맹이가 빠진 사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유가족의 사과 요구에 대통령실은 경청하고 있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3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가 주어가 명확히 들어간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는데 관련한 입장이 있느냐'는 기자 질의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의 다양한 요구들에 대해 저희가 경청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유가족들과 계속 협의해 나갈 수 있는 그런 대화채널을 유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나하나 답하기보다는 저희가 유가족들의 다양한 요구들에 대해서 경청하고, 유가족들에게 가장 좋은 길이, 바람직한 길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 관계자는 지난 12일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유가족 등의 비판에 “유가족에 대한 진정한 배려와 보호는 명확한 진상 확인을 통해서 법적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위해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미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강조한 부분이 '명확한 진상규명이 우선'이며 이를 위해, 112 신고 내용까지 소상하게 밝히도록 지시한 바도 있다”며 “국민들이, 또 유가족들이 한점 의혹 없도록 모든 진상을 낱낱이 규명해서 책임의 크기에 걸맞는,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규명해서 충분히 책임을 지려고 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
댓글 11나의 댓글
첫댓글 골라 듣는 맛을 즐기고 있는 불통술통 굥!!
추워서 일정 취소하는 개그맨 빰치는 굥!!
답은 하나! 당 장 내 려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