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맛프로그램 수요미식회의 이번 주 주제는 짜장면, 비내리가 선정한 두 번째 맛있는 짜장면은 마포 신공덕동 효창공원 앞 신성각입니다. 주문 후에 즉석에서 뽑는 수타면, 조미료와 화학첨가제를 넣지 않은 건강한 짜장쏘스로 유명한 맛집이죠. 1981년 창업이래 지금까지 무려 35년 동안 즉석수타면만을 고집한 그 집념하나로도 존경유발자의 가치가 있는 집입니다. 그래서 신성각은 수요미식회에 방영될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방영되어야 하는 진짜 맛집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TV에 방영됐다가 오히려 그 고집이 방해받지 않을까 우려도 되긴 합니다.)
입구에 붙여놓은 이문길 오너셰프의 소망이 신성각의 철학을 잘 말해 줍니다. 먹어보고 눈물을 흘려 줄 음식........ 이보다 더 맛있고 멋있는 음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모든 요리사분들이 이런 마음을 가지고 요리를 만들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게는 아주 작습니다. 테이블이 네 개뿐입니다. 그것도 두 개는 붙어 있는데, 구석에 에어컨이 있어서 자리 하나는 사용하지 못하구요. 그러니 총 수용인원이 15명이네요.
자장면 표기가 역사를 얘기해주고, 4500원의 즉석 수타짜장면 가격이 이집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영업시작이 11시37분입니다. 30분도 아니고 37분. 무슨 의미인지 여쭤보고 싶었는데, 바쁘신 와중이라 엄두도 못냈습니다. 카드결제가 안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현금만 됩니다.
어항에 신성각과 사장님내외분의 옛날이 담겨 있습니다.
사용기간을 적어놓으신 옛날 핸드폰과 리모컨. 어느 하나도 하찮은 것으로 여기지 않는 사장님의 맑은 영혼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저희는 짜장면과 간짜장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주문이 들어가자 사장님께서 반죽을 하고 수타신공을 보여주십니다.
반찬은 단무지와 양파. 그것도 한 그릇에. ㅎㅎ
짜장면.
MSG나 카라멜같은 첨가물 전혀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쏘스입니다. 신성각은 순전한 맛을 추구하죠. 옛날맛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배달도 하지 않습니다. 배달 짜장면에는 배달 도중 육즙이 날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 물녹말을 넣는데,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순수파 사장님, 회이팅!!!!
MSG도 안 넣고 설탕도 조금만 쓰고.... 그래서 맛 없을 줄 알았는데, 담백한 맛이 제게 상당히 잘 맞습니다. 아주 좋네요. 달지 않고 짜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아서인지 재료의 맛이 살아나고 면의 맛까지도 좀 더 예민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멋지네요. 물론 자극적인 것, 단 것, 조미료 선호하는 분들, 특히 젊은 분들이 좋아할 맛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간짜장.
일반적으로 어느 집에서나 넣는 다양한 첨가물을 거의 넣지 않은 순수한 면발의 때깔이 고혹적입니다. 투명으로 흐르는 하양.... 좀 지나쳤나요? ㅋㅋㅋㅋ 이런 착한 면이 맛도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야채가 엄청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보기에도 양파를 비롯한 야채들의 숨이 활활 살아있습니다.
간짜장에서는 불맛도 제법 느껴집니다. 기대한 대로 야채들이 살아있습니다. 씹히는 식감이 늠흐늠흐 좋습니다. 면발도 쫄깃하니 좋네요. 간짜장 역시 슴슴한 맛입니다. 그래서 재료들 각자의 맛이 죽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신성각의 자장면과 간짜장, 건강은 해도 맛은 별로다.... 라는 말을 듣기도 해서 약간 걱정했었는데, 기우였습니다. 이상하게 숟가락이 없던데, 숟가락이 있었으면 삭삭 긁어 먹었을 것입니다. 제겐, 그만큼 좋았습니다.? 이렇게 먹었는데, 먹고 난 후 속이 더부룩하거나 느끼하지도 않습니다. ? 이번 수요미식회 짜장면 편에 제가 선정한 짜장면들 중에서 최고의 짜장면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제 개인적 취향으로 평가하자면, 맛으로는 신승반점이나 현래장보다 신성각이 한수 위라는 것이죠. 즐겁네요. 조미료도 안 쓰고 화학 첨가제도 안 쓰고, 주문 후 즉석에서 수타면을 뽑아 만드는 짜장면이 이렇게 맛있다니.... 신성각 사장님, 소원하시는 것처럼, 사장님 음식 한 그릇 먹어보고 눈물 흘리는 사람, 여기 하나 있습니다.^^
신성각 02-716-1210 지번: 마포구 신공덕동 2-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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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랑이 밥먹여준다 원문보기 글쓴이: 비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