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향한 땀과 희생ㆍ기도의 여정인 ‘제10기 청년도보성지순례’의 8박9일 중 마지막 일정을 하루 앞둔 7월 16일, 양평성당에서 산북성당을 거쳐 도척성당에 이르는 98번 도로 33km 구간은 100명의 청년들이 내뿜는 젊음의 열기로 가득했다.
걷기에 안성맞춤인 흐림의 연속이었던 지난 여드레 동안의 뜨거운 기운을 식혀주려는 듯, 산북성당에 다다랐을 때부터 내리던 보슬비는 곤지암을 지나면서는 세찬 빗줄기로 변해 후덥지근함이 누그러졌다.
정오가 가까운 시각 산북성당 앞마당에서 만면에 미소를 띠고 ‘수고하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하며 청년도보성지순례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고 반가이 맞이한 최덕기 주교는, 성당에서 순례단과 함께 정오 삼종기도 후 식당으로 젊은이들을 안내했다.
이날 점심식사에서는, 사제관 앞 텃밭에서 최 주교가 손수 가꾼 오이·고추·들깻잎·상추 등의 농약을 치지 않은 유기농 채소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최 주교는 때때로 콤팩트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 순례단의 식사장면 등을 담기도 했다.
한 시간 여 동안 점심식사와 달콤한 휴식을 마치고 최 주교와 산북공소 신자들의 배웅을 받은 순례자들은, 굵어지는 빗줄기에 우비를 쓴 채 이날 또다시 도척성당을 향했다.
5km 구간마다 휴식을 거듭한 끝에 오후 6시 경 ‘김대건 전교기념 성당’인 도척성당에 도착해 본당 주임 신부와 총회장·상임위원 등의 환영을 받은 젊은이들은 저녁 삼종기도와 식사 후 교육관 지하에서 ‘참가자 싸인’과 ‘봉헌문’을 작성하고, 이어 각자의 마니또에게 촛불을 건네며 포옹하며 진솔한 얘기를 나누는 ‘주님 안에 살아가는 우리들···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프로그램으로 순례를 결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님, 제 소리를 들으소서‥”(시편 130)를 슬로건으로 지난 9일부터 은이·미리내·어농·배론·양근 성지와 풍수원·도척성당 등으로 이어지는 8박 9일 일정의 ‘제10기 청년도보성지순례’는 17일 오후 3시 파견미사를 끝으로 그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순례 전 ‘9일 기도’를 통해 도보성지순례를 위한 지향으로 매일미사·영성체·고해성사·묵주기도를 중심으로 각 성지와 관련된 순교자들에게 바치는 기도를 했으며, 도보순례 중에는 10만단의 묵주기도를 봉헌했다.
박현준(용인대리구 청소년국장)·임성진(광남동본당 주임)·안민석(와동일치의모후본당 주임)·최진혁(안양대리구 사무국장 겸 복음화국장)·이재웅(성남대리구 사회복음화국장) 신부 등은 발대미사에서부터 8박9일 동안 총 300km에 가까운 순례일정과 파견미사에까지 함께해 청년들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성기화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