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쿠샤 안주인 메리 테일러의 서울살이(1917~1948)
영국 여인 메리 린리는 세상의 모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며 후회 없는 삶을 살고자 한 겁 없는 여성이었다. 아시아 각지를 여행하던 중에 일본에서 만난 미국 남성과 인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새색시가 되어 1917년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코리아라는 나라에 도착했다. 그 후 1942년까지 서울의 ‘딜쿠샤’라는 저택에서 살았고, 외국인 사회에서 유명인사로 활약했다. 한국에서 잠시나마 거주한 외군은 국적을 막론하고 메리를 모르고 지낼 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메리는 연극배우였고, 화가였으며, 작가이자 여행 탐험가였고, 어머니요 주부였다. 그녀는 백계 러시아인을 포함한 많은 외국인들과 교류했으며, 3·1만세운동과 고종황제의 장례식을 직접 목격했다. 또한 새로운 것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으로 광산회사를 운영하던 남편을 따라 광산촌을 방문하고, 소련이 점령한 시베리아를 기차로 여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메리 가족은 태평양전쟁으로 미일 관계가 악화되자 결국 일제에 의해 송환선에 실려 미국으로 강제 추방되었다. 남편의 유골을 한국 땅에 묻기 위해 우리나라를 다시 찾은 것은 해방이 되고 대한민국이 탄생한 1948년이었고, 그때가 마지막 한국 방문이었다.
이 책은 호박 구슬을 꿰듯 엮어간 삶의 목걸이이다. 당시 일제 치하에서의 코리아의 풍습, 생활상을 잘 나타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메리의 후손이 기증한 유물과 사진, 그림을 금년 3월 10일까지 ‘딜쿠샤와 호박목걸이’라는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관람하고 양천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