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인물 한국사]48ㅡ13. 대마도 정벌의 영웅들 쇠고랑을 차다13
세종 1년(1419년) 5월, 명목상으로는 세종 치세였지만 실질적으로는 태종 19년이라 불러도 할 말이 없었던 이 시기! 상왕으로 물러나 있었던 태종은 열이 받아 있었다.
"이것들이 말이야. 그 동안 내가 퍼줬던 쌀이 얼만데… 야! 그 동안 쌀 퍼주자고 한 놈들 나와 봐!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엉?"
"그…그게 말임다. 지금 대마도주가 바뀐 탓에 분위기가 뒤숭숭해서…" "대마도주가 바뀐 게 이거랑 뭔 상관이야?" "원래, 이게… 채널이 대마도주랑 다이렉트로 연결된 상태였거든요? 나름 대마도주가 해적들 컨트롤 하면서 잘 지냈는데, 갑자기 얘가 죽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그 뒤를 걔 아들인 종정성(宗貞盛)이란 놈이 맡았는데…. 애가 아직 어리고, 정치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밑에 애들을 컨트롤 못하는 거 같슴다." "그러니까… 대마도주가 갑자기 죽어서 그 아들놈이 그 뒤를 이었다. 근데, 걔가 아직 어리고 정치경험이 없어서 이렇게 된 거란 말인데…" "맞슴다." "그럼, 걔가 나이 처먹고, 정치경험 쌓일 때까지는 계속 이 꼴을 당해야 한다는 소리잖아?" "아마도…" "아마도? 이 색희가 대신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와? 이걸 그냥 확 묻어버릴 수도 없고…"
그랬다. 세종 1년(1419년)에 있었던 왜구들의 대규모 상륙작전(?)에는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던 것이다. 문제의 원인이 나온 상황에서 태종은 어떤 대책을 내놨을까?
"이 색희들이 말야. 그 동안 쌀 주면서 달래 놓으니까 우릴 무슨 홍어 X으로 보는 가 본데…. 확 묻어버리자." "예? 그게…" "왜? 겁나? 쫄았어?" "그…그게 아니라, 저것들 쳐들어오는 거 막는 거도 벅찬데…" "그럼 언제까지 당하고 있으라고? 저것들 비위 맞춰주며 쌀 주는 것도 지겹지 않아? 지금 대마도주가 나이 먹어서 해적들 컨트롤 할 수 있다 치자. 그럼 그다음에는? 걔 또 죽으면, 어쩔 건데? 그때도 또 이런 꼴 당하라고?"
태종, 이미 마음 속으로 결단을 내린 상태였다. 당시의 기록을 잠시 살펴보면,(상략)상왕이 말하기를,
"금일의 의논이 전일에 계책한 것과 다르니, 만일 물리치지 못하고 항상 침노만 받는다면, 한(漢)나라가 흉노에게 욕을 당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러므로 허술한 틈을 타서 쳐부수는 것만 같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들의 처자식을 잡아 오고, 우리 군사는 거제도에 물러 있다가 적이 돌아옴을 기다려서 요격하여, 그 배를 빼앗아 불사르고, 장사하러 온 자와 배에 머물러 있는 자는 모두 구류(拘留)하고, 만일 명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베어버리고, 구주(九州)에서 온 왜인만은 구류하여 경동(驚動)하는 일이 없게 하라. 또 우리가 약한 것을 보이는 것은 불가하니, 후일의 환이 어찌 다함이 있으랴." 하고, 곧 장천군(長川君) 이종무를 삼군 도체찰사(三軍都體察使)로 명하여, 중군(中軍)을 거느리게 하고, 우박·이숙묘·황상을 중군 절제사로, 유습(柳濕)을 좌군 도절제사로, 박초·박실을 좌군 절제사로, 이지실을 우군 도절제사로, 김을화(金乙和)·이순몽(李順蒙)을 우군 절제사로 삼아, 경상·전라·충청의 3도 병선 2백 척과 하번 갑사(下番甲士), 별패(別牌), 시위패(侍衛牌) 및 수성군 영속(守城軍營屬)과 재인(才人)과 화척(禾尺) ·한량 인민(閑良人民)·향리(鄕吏)·일수(日守)·양반 중에서 배 타는 데 능숙한 군정(軍丁)들을 거느려, 왜구의 돌아오는 길목을 맞이하고, 6월 초8일에 각도의 병선들을 함께 견내량(見乃梁)에 모여서 기다리기로 약속하였다.
- 조선왕조실록 세종 1년(1419년) 5월 14일의 기록 中 발췌
태종 제대로 칼을 뽑아든 것이다. 그 동안 쌀을 퍼줬는데도 이런 참담한 결과(!)로 돌아왔다는 배신감과 이쯤해서 대마도를 손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현실적 판단! 그리고 명나라에 대한 정치적 판단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지금 명나라 해안가도 완전 노르망디가 되었다는데…. 이 상태로 좀만 더 가면, 명나라 애들이 병력 끌고 와서 대마도 치자고 그럴지도 몰라." "명나라 애들이랑 연합해서 싸우면 훨씬 낫지 않을까요?" "이 색희는 대신이나 되는 놈이,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 옛날 여몽연합군 생각 안나? 명나라 애들이 우리나라 와 봐 당장 걔들 군량미는 어쩔 건데? 걔들 와서 행패 부리는 건? 아마 배도 우리보고 만들라 그럴걸? 걔들은 그냥 가만히 있어주는 게 도와주는 거야!"
별 도움도 안 되고, 괜히 천병(天兵)이랍시고, 상전 행세 할 명나라 군사를 받아 들였다가는 나라꼴이 어떻게 될 지 누구도 장담 할 수 없는 상황! 태종은 명나라가 나서기 전에 먼저 손을 쓰기로 작정했던 것이다. 과연 태종의 판단은 옳았던 것일까? 이야기는 다음회로 이어진다. |
첫댓글 태종은 세종에게 왕을 물려주고 있었지만
실직적 으로는....
태종은 명나라 군사들에게 어떤 행동을 취할것인지...
궁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