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별 고학년 동화 일곱 번째 책 《우리 반 킁킁 탐정》은 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조금 더뎌도 함께 가는 협동의 소중함을 이야기합니다. 엄마의 부재로 외로운 아이 기표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지훈이를 만나 우정을 키우고 성장하는 이야기가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지훈이의 빛나는 아이디어로 초등학교 시절 마지막 추억을 멋지게 장식한 6학년 5반 친구들의 생생한 활약도 흥미를 더합니다.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전학한 기표는 등교 첫날 운동장에서 웬 이상한 아이와 맞닥뜨립니다. 흙탕물을 튀기고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다짜고짜 코를 들이밀며 킁킁거렸어요. “냄새는 그 사람의 후각 신분증!”이라는 괴상한 소리를 해 대면서요.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아 무시하고 교실로 갔는데, 운명의 장난인지 하필 그 녀석이랑 같은 반입니다. 지훈이라는 괴짜 녀석,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얼마 전 자폐 스펙트럼 장애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의사소통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자폐증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계기가 되었지요.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것이기에 서로 배려하며 조화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는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우리 반 킁킁 탐정》에 등장하는 지훈이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하나인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아이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지적 능력은 양호하지만 화법과 목소리 크기, 억양 등이 특이하고 상대방의 느낌이나 반응을 신경 쓰지 않거나, 자기 자신에게만 의미 있는 은유를 사용하는 등의 특성을 보입니다. 소리나 빛, 감촉, 맛, 냄새 따위의 자극에 굉장히 민감하거나 둔감한데, 지훈이의 경우 냄새와 소리에 특히 민감하지요. 지훈이와 한 학기 동안 생활한 반 친구들은 어느 정도 적응하여 크게 불편해하거나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후각이 발달한 지훈이가 지어 주는 기상천외한 별명에 다들 만족해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모두의 이익이 걸린 민감한 사안 앞에서 아이들은 태도를 바꿉니다. 운동 신경이 떨어지는 지훈이를 상품이 걸린 단체 줄넘기 대회에서 제외하려고 하지요.
일련의 이야기는 현실에서 우리가 장애인을 대하는 이중적인 잣대를 떠올리게 합니다. 평소에는 너그럽게 포용하는 듯하지만 이해관계가 충돌하거나 자신의 이익이 걸린 문제 앞에서는 매몰차게 선을 긋거나 배척하지요. 《우리 반 킁킁 탐정》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장애가 있는 친구에 대해 보이는 다양한 모습과 반응들을 현실감 있게 보여 주면서 진정한 배려란 무엇인지, 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지를 깊이 생각해 보게 합니다.
목차
이상한 아이 후각 신분증 엄마 냄새 톰과 제리 간이역 슈크림 빵 운명의 장난 좌우좌우법 팔딱거리는 고등어 캥거루, 물수제비, 자른 줄넘기 푸른바다거북 마지막 연습 냄새의 정체 뒤집기 한판승 첫눈 오는 날
세상의 모든 냄새에는 저마다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 올 때 나는 흙냄새, 새 책 냄새, 강아지 발바닥 냄새, 한의원 냄새를 좋아합니다. 푸른문학상, 샘터문학상, KB창작동화상을 받았습니다.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 《내일도 발레》 《물결 시험지》 《달토의 소원 사탕》 《달팽이 따라잡기》(공저) 《우당탕탕 다모여 밴드》(공저)가 있습니다. 오늘도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이야기 짓기를 하고 있습니다.
광고디자인을 전공했고, SI 그림책 학교에서 그림을 배웠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 『걱정을 가져가는 집』, 『가슴에 별을 품은 아이』, 『떡 귀신 우리 할머니』, 『스파이더맨 지퍼』, 『말 주머니』, 『박 중령을 지켜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것들』,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너무 일찍 철들어 버린 청춘에게』 등이 있습니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