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 예고대로 거의 개근하다시피 출석하던 모범 출석 회원 세 명에다 총무까지 결석을 예고한 지라 정말 염려했지만 멀리 이천에서,파주에서 편도 2시간 이상 달려온 정만수,전완묵 두 친구와, 허리를 다쳐 거동이 어렵다는 김병철 친구까지 지팡이를 의지하고 반가운 얼굴을 내미니 모두 럭키 세븐 7명이 되는군요.
최총무의 전화 확인 때 양재역 1번 출구로 착각하기 쉽게 전하는 바람에 정만수 장군이 양재역에서 헤매다가 조남진 친구의 연락을 받고 뒤늦게 니타나는군요.
조원중 친구의 생강차를 마시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화사한 가을 햇볕을 쐬며 테니스장을 지나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니 천하의 명당 자리가 우리를 반겨주는군요. 널찍한 지붕 아래 놓여진 몇 개의 벤치가 이재까지 우리가 경험했던 그 어느 것보다 훨씬 크고 여유가 있어 모든 친구들이 마음에 든다고 앞으로도 여기를 이용하자고 하는군요.
최총무가 갑자기 손녀 결혼식 관계로 불참을 알려와 아침에 부랴부랴 슈퍼에 가 막걸리와 종이컵을 마련하다보니 그동안 총무가 얼마나 수고했나를 이해하게 되고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군요.
내가 준비한 막걸리와 오미자 술에 알맞은 안주가 없어 걱정했지만 이평희 서백이 가져온 구운 달걀과 정만수 친구가 양재역에서 헤매다가 사온 고급 호두과자가 대타 역할을 충분히 해주내요.
오늘의 얘기 주도권을 누가 잡을까 관심을 가지고 기대했는데 지난 주의 정만수 장군의 일방적인 獨走를 전완묵,김병철 두 친구가 적당히 조절해 주니 이바구의 民主化가 이루어지내요.
전완묵 친국가 파주 배드민턴 회장직을 맡아 여러 유부녀를 거느리며 걸어온 과정부터 시작해 우리 나이에 이제 승부에 집착하는 게임은 자칫 잘못하면 욕심을 부리다 넘어져 다치기 쉬우니 안하는 게 좋다는 얘기를 주고 받으니 정장군이 한참 입을 다무리고 있군요. 김관장에게 킬러 조원중 친구가 안왔으니 오늘은 맘놓고 떠들어도 된다고 농을 던지니 김관장 왈 오늘은 조 심술첨지를 공격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는데 대상이 없어서 서운하다고 하는군요.
지난 주 김관장이 안 와 정장군이 대타가 되었다고 말머리를 돌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박희옥의 또다른 일화를 술술 엮어나가는 정장군의 얼굴이 밝아지는군요. 참으로 많은 재주를 가진 팔방미인 박희옥 친구가 40대 초반에 세 자식을 두고 유명을 달리한 사실에 모든 친구들이 안타까워 하는군요. 역시 대화 솜씨에 뛰어난 DNA를 갖고 태어난 정장군에게 대화 주도권이 넘어가니 좀처럼 다른 친구들이 대화를 할 여유를 주지 않는군요.
이리저리 얘기 방향을 바꾸다가 드디어 김병철 관장이 최근 코스트코에서 장만한 보청기 얘기로 들어가자 청력에 모두가 문제가 있으니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대화 마당에 뛰어드는 활기를 보이는군요. 한 친구가 김병철 관장에게 어떻게 코스트코에 그런게 있었는지 알았느냐 하고 물었더니 딸이 안내해서 해줬다고 하니 다른 친구의 응답이 재미있군요.
"심봉사는 효녀 딸 심청이의 효성으로 눈을 떴는데 김관장은 효녀딸 효성으로 귀가 열렸네!"
이서백님도 얘기 마당에 뛰어들어 “모든 병은 스트레스에서 오는 거고 스트레스의 근원은 화(怒)인데 화가 날 때는 깊게 3~5번 숨을 쉬면 된다(take a deep breath)”라는 건강에 유익한 멘트 끝에 내장을 다스리는 복부 마사지 방법까지 언급하는 열성을 보이내요.
백수 멤버에 알려진 네(4) 카사노바가 있는데 오늘은 최총무가 빠지고 나머지 세 명이 다 참석했는데도 허리 아래쪽 거시기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 걸 봐 최총무의 獵色 능력을 짐작할 수 있네요.
한없이 꼬리를 무는 이바구를 점심 먹자는 제안으로 끊어버리자 장기 결석한 내가 오늘 점심은 내겠다는 전카사노바의 提案이 있었지만 보청기 문제를 가지고 그렇게나 관심을 갖고 떠들만 하다는 증거가 점심먹는 자리에서 나타났답니다.
김관장과 정장군의 안내로 바로 옆에 있는 AT 센터 지하 식당가의 한 집에 자리를 잡고 청국장과 흑돼지 김치 찌개를 시켜 소맥을 반주삼아 두 번째 얘기 마당이 펼쳐졌답니다.
김병철 관장이 TV도 안본다고 하기에 두 늙은이가 앉아 어떻게 시간을 보내냐고 했더니 聖經 筆寫를 한다는 뜻밖의 얘기를 꺼내는군요. 카사노바의 한 사람이기도 한 김관장이 그러한 고상한 작업을 한다니 모두들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이런저런 의문을 달자 전 카사노바가 확실한 결론을 내리는 군요.“贖罪하는 의미로 聖經 筆寫를 하는거야!”
시간이 되어 전완묵 친구가 계산을 하려 했더니 이미 이평희 서백이 계산을 끝냈다고 하고 그 직전에 조남진 친구가 지갑을 들고 계산대로 향하는 헤프닝도 있었답니다. 이 모두가 보청기가 필요한 상늙은이들 모임에서 볼 수 있는 웃픈(웃읍고 슬픈) 상황이 아니겠어요!
오늘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조용히 친구들을 즐겁게 해 준 이평희 서백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건물과 지하로 이어진 신분당선 지하철로 활발한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오늘도 “小 確 幸 ”을 우리에게 베푼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 오늘 함께 즐긴 친구들] 전완묵 정만수 이두훈 조남진 이평희 김병철 한현일
[다음 주 모임 안내] 10월 11일 금요일 11시 신분당선 양재 시민의 숲 驛